낙동강·금강에서 물놀이 기준치의 최고 수백 배 녹조 독성 검출

2021년 08월 24일 11시 00분

청산가리의 백배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낙동강에서 물놀이 금지 기준치 245배 검출 

낙동강과 금강의 여러 곳에서 물놀이 기준치의 수백 배에 달하는 매우 높은 농도의 녹조 독성이 검출됐다. 뉴스타파가 지난 7월 말부터 최근까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과 함께 낙동강과 금강 32군데에서 취수한 샘플을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에 분석 의뢰한 결과다. 
낙동강의 경우 대구 국가산업단지 취수장에서 녹조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강물 1리터 당 4914ppb, 창녕함안보 우안에서 4226ppb, 창원 본포취수장 우안에서 1555ppb 검출됐다, 
금강의 경우는 부여 웅포대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리터 당 1562ppb, 익산 용두양수장에서 1509ppb가 나왔다. 이외에도 두 강의 여러 지점에서 수백 ppb 수준의 독성이 측정됐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양수장에서 나온 고농도 녹조 독성은 농산물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또 수상스키 등 레저활동을 하는 곳에서도 매우 높은 녹조 독성이 측정됐다. 이번에 검출된 녹조 독성 물질은 마이크로시스틴이다. 청산가리의 20~200배의 독성을 지녔으며,  간암 등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WHO와 미국 환경청(EPA)는 마이크로시스틴의 먹는 물 기준 1일 허용치를 1ppb로 정하고 있고, 20ppb 이상이면 물놀이 등 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을 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그런데 낙동강에서 물놀이 금지 기준치의 최대 245배의 녹조 독성이 나온 것이다.
▲ 그래픽 출처 : 환경운동연합
환경부가 그동안 낙동강 유역에서 녹조 발생이 매우 낮은 곳을 ‘조류 경보제’ 채수지점으로 선정해 마치 녹조의 위험성이 거의 없는 것처럼 국민을 오도해 온 의혹도 제기된다. 올 여름 낙동강의 상수원 4곳 중 1곳만 비교적 높은 단계인 ‘경계 단계’가 발령됐을 뿐 2곳은 ‘관심 단계’, 나머지 1곳은 경보 미발령 상태가 지속돼 왔다. 
환경부는 낙동강의 상수원 4곳에서 1주일에 한 번씩 녹조를 측정해 경보를 발령해왔는데, 뉴스타파와 환경단체가 확인한 결과 환경부가 물 샘플을 채취하는 채수 지점 4곳의 녹조 독성 농도는 매우 낮았다. 반면 낙동강 상수원 내 취수장 취수구 앞은 환경부 채수 지점보다 수천 배나 높은 독성이 측정됐다. 
낙동강과 금강에서의 이번 마이크로시스틴 조사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세상과 함께, 환경운동연합, 오마이뉴스, MBC PD수첩,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7월 28일부터 8월 20일까지 낙동강 27곳, 금강 5곳의 물 샘플을 채수했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녹조 독성을 연구해온 이승준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분석을 진행했다. 

농업용수에서 1509ppb 나와, 농산물 안전에 우려

이번에 드러난 문제 중에서 일반 국민에게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농산물을 키우는 농업용수에서 매우 높은 농도의 독성이 나왔다는 것이다. 금강의 익산 용두 양수장에서 채수한 물에서 리터 당 1509ppb가 나온 것에 대해 세계적인 녹조 전문가 이지영 교수는 “그 정도 고농도라면 즉시 정밀검사를 해야 하고, 그 결과 높은 수치가 확인되면 농업용수로 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용두 양수장 뿐 아니라 근처의 다른 양수장의 물에도 초고농도의 독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양수장에서 채수한 샘플의 독성은 검출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서 재측정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농작물 중에서는 벼보다 수분이 많은 채소가 훨씬 위험한데, 노경환 농어촌공사 수질환경처장은 “대부분 채소는 양수장에서 공급하는 용수가 아니라 지하수로 재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수장의 물로 재배하는 채소도 있다. 노 처장은 ‘농어촌공사는 양수장 공급 용수로 재배하는 채소의 양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한계가 많은 연구를 근거로 녹조 독성이 농산물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정부

환경부는 농산물에 녹조 독성이 흡수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환경부가 발간한 책자 ‘녹조현상은 무엇인가'는 “용수의 이송과 저류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분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식물에 흡수되기도 어려워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도 환경부는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2016년 농어촌공사가 실시한 실험이다. 당시 농어촌공사 산하 농어촌연구소는 여러 양수장에서 공급하는 물로 벼를 키운 결과 ‘쌀알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녹조 독성이 우리 농산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 사용한 농업용수의 최고 독성은 24ppb였다. 독성 수치가 1509ppb까지 올라간다면 어떻게 될까?
녹조 독성이 농산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오래 연구해온 박호동 일본 신슈대 교수는 뉴스타파에 “그 정도 농도면 농작물에 축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농어촌공사의 연구에 대해 “많은 이전 연구들이 농작물에 녹조 독성이 흡수되는 것을 입증했는데, 그것을 부정하는 연구라서 문제가 있다. 농어촌공사의 연구는 사용한 농업용수의 독성이 낮기 때문에 흡수되지 않은 것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농어촌공사의 연구에는 의도가 있었다. 연구의 목적을 “(농산물의) 안전성 평가자료를 제시하여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고, 안전농산물 생산, 소비에 기여하고자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환경부는 농산물에 녹조 독성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하는 이해당사자, 농어촌공사의 의도성 짙은 연구를 근거로 녹조 독성의 농산물 흡수 가능성을 부정해온 것이다. 

물놀이 시설에서 1562ppb 검출, WHO 물놀이 금지 기준의 78배

또 다른 위험성은 녹조 독성이 심한 강에서의 물놀이 활동에 있다. 4대강에 보가 설치되고 물흐름이 거의 없는 잔잔한 수면이 생기면서 수상스키 등 물놀이 활동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금강의 한 물놀이시설의 물에서 리터 당 무려 1562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 농도는 WHO와 미국 환경청(EPA)가 규정한 물놀이 금지 기준 20ppb의 78배나 된다. 
물놀이는 여러 형태의 위험성을 지닌다. 우선 물놀이 중에 원치 않더라도 독성이 있는 물을 마시게 된다. 미국에서는 주인과 함께 녹조가 있는 물에서 놀던 반려견들이 죽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수영을 하지 않더라도 수상스키 등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지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이 때 근처에 녹조가 있다면 독성을 흡수할 수 있다.

이지영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녹조발생 면적이 1% 늘면 비알콜성 간질환이 0.3% 증가한다"

녹조 에어로졸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또 다른 위험요소다. 이지영 오하이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캘리포니아에서 한 연구를 보면 수영이나 낚시 등 수상활동을 한 사람들의 콧 속에서 시아노박테리아(녹조의 한 종류인 남조류)가 나온다. 코로 들어가면 혈관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마시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환경청(EPA)은 수돗물과 수상활동, 농작물, 수산물과 더불어 에어로졸을 녹조 독성의 전달경로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이지영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9년 ‘미국의 남조류 발생과 비알콜성 간질환의 생태 역학적 연구’라는 논문에서 “독성이 있는 녹조가 번성하는 지역이 1% 늘어나면 비알콜성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0.3% 늘어난다”고 결론내렸다. 이 교수는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에서 수돗물로 인한 부분은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농작물 수산물 에어로졸 등 부분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대강 사업 후 녹조와 간질환이 증가했다”

한국에서의 녹조 확산과 간질환 관계를 연구한 논문도 있다. 이지영 교수 연구팀은 또 다른 논문 ‘한국 4대강 유역에서의 남조류 발생과 비알콜성 간질환'에서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서 녹조가 증가했고 비알콜성간질환도 증가했다면서 녹조와 간질환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환경부는 4대강에서의 녹조 증가가 국민 건강에 미칠 가능성을 낮게 본다고 밝혔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장은 지난 3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의 한계도 있을 것"이라면서 중요도를 부여하지 않았다. 

녹조는 위험하지 않다는 환경부

정말 위험한 것은 강에 있는 녹조의 독성이 아니라 끊임없이 ‘녹조는 위험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국민에 유포시켜온 환경부일지 모른다. 
그동안 환경부는 우리나라의 녹조 독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환경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의 강태구 물환경연구과장은 뉴스타파에 “98년부터 조류경보제를 운영해왔는데, 최고 높게 나온 것은 2012년에 3ppb였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낙동강에는 녹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했지만 가장 높게 나왔던 마이크로시스틴 독성은 2018년 8월에 칠서 지역에서 측정된 1.4ppb에 불과했다. 당시는 낙동강이 온통 녹조 범벅이라고 언론이 연일 녹조 보도를 하던 때였다. 그런데도 왜 막상 환경부가 측정한 독성은 낮았을까? 그 이유는 환경부가 정해놓은 채수 지점이 녹조가 거의 생기지 않는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뉴스타파와 환경단체는 이번에 환경부의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과 취수장의 녹조 독성을 비교했는데, 낙동강의 4지점 모두 환경부 채수 지점은 극도로 독성이 낮았고, 취수장은 높게 나왔다.

왜 낙동강 조류경보제 채수지점은 하나같이 녹조가 안 생기는 곳일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구 시민들의 수돗물을 취수하는 매곡취수장 앞에서는 435ppb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측정됐는데, 이곳의 녹조 위험성을 사전에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할 환경부의 채수 지점에서는 0.11ppb로 4천 배나 낮게 나왔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매곡취수장 앞에서 채수하고 있다.
경북도민의 수돗물을 취수하는 구미 해평취수장 앞에서는 60ppb가 나왔는데, 환경부 채수 지점에서는 독성이 나오지 않았다. 경남도민의 수돗물을 취수하는 칠서 취수장은 8.2ppb인데 환경부 채수 지점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부산 시민들의 수돗물을 취수하는 물금취수장의 경우 8.1ppb가 나왔는데, 환경부 채수 지점에서는 3.52ppb가 나왔다. 물금매리지역은 낙동강 상수원 중 유일하게 올해 경계단계가 발령된 곳인데, 환경부 채수 지점에서도 비교적 높은 농도가 나왔다. 그러나 다른 취수장들은 물금취수장과 비슷하거나 훨씬 높은 농도의 독성이 나왔는데도 더 낮은 단계의 경보거나 아예 경보가 발령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대구 매곡취수장의 경우 435ppb가 나왔는데 이는 매우 높은 농도다. 미국의 녹조 전문가인 이지영 오하이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2014년 미국 톨레도시의 수돗물 원수에서 20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을 때 정수된 물에서는 2pp가 나왔다. 그래서 톨레도시는 수돗물 공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고도정수처리를 거치면 수돗물에서는 독성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취수장은 녹조밭에 있는데, 녹조가 없는 데서 경보용 녹조를 채집하는 환경부

문제는 환경부 채수 지점의 위치다. 채수 지점들이 취수장의 취수구보다 2-7km 상류의 강 한 가운데 있다. 녹조는 원래 물 흐름이 느린 곳에서 많이 발생한다. 취수장은 강 복판이 아니라 강변에 있기 때문에 물흐름이 느려 주변에 녹조가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환경부는 경보용 녹조 측정을 위한 강물 취수를 취수장 입구에서 하지 않고 물흐름이 비교적 빠른 강 상류 한 가운데서 측정해왔다. 이렇게 채수 지점과 취수장이 확연히 다른 환경이다보니 녹조의 독성도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만든 조류경보제매뉴얼은 호소의 경우 ‘취수구를 반드시 채수 지점에 포함시킬 것'을 첫번째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행한 ‘조류경보제 매뉴얼 (2020)’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천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 그럼에도 한강의 채수 지점에는 취수구가 포함되어 있다. 반면 낙동강의 4군데 상수원의 녹조 채수 지점은 모두 취수구에서 2-7km의 상류다. 이에 따라 낙동강에서는 녹조가 아무리 많이 발생해도 독성은 낮게 측정되고, 경보도 낮게 발령되도록 채수 지점들이 설계된 것이다. 
이승준 부경대학교 교수(미생물학)는 ‘취수구가 반드시 채수 지점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구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과장은 채수 지점과 취수장의 독소 농도 차이에 대해 과학적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채수지점과 취수장의 독소 농도 차이에 대한 비교검토는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채수지점을 잘 선정하는 것이 경보제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들이 강정고령 지점에서 채수하고 있다.

이명박- 박석순이 설계한 낙동강 조류경보제  

조류경보제는 2013년 2월부터 시험운영됐다. 4대강사업으로 보 16개가 설치된 뒤 2012년 첫 여름을 맞았을 때 이른바 ‘녹조 라떼’가 발생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녹조는 4대강 보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한편에서는 조류경보제 시행을 준비했다. 
강태구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과장에 따르면 낙동강의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은 이명박 정부에서 결정됐다. 당시 채수 지점을 결정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원장은 대운하전도사인 박석순 씨였다.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은 물금매리 지역의 채수지점만 바뀌었을 뿐 나머지는 최초 결정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물금매리지역은 2018년 녹조 대발생 당시 덕산정수장이 급수중단 일보 직전까지 간 이후 부산시의 요구로 비현실적인 채수 지점을 바꿔 현재의 지점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물금매리 채수 지점에서 이번에 나온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3.5ppb로, 물금취수장의 8.1ppb보다는 2배 낮지만 가장 취수장의 독성 농도와 근접한 것이다. 올 여름 물금 매리지역은 지속적으로 경계단계가 발령됐지만 나머지 지역은 미발령이거나 관심단계에 그쳤다.
결국 낙동강의 녹조 경보는 이명박 정부의 의도대로 ‘녹조는 위험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역할을 지금까지 충실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비합리적 녹조 모니터링

환경부가 시행하고 있는 녹조 모니터링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자들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강의 중앙부에서 상, 중, 하층의 물을 채수해 뒤섞어 분석하고 있다. 녹조는 주로 물의 표면, 그리고 강의 좌우 측면에 생기는데 중앙부에서 상,중,하층의 물을 섞는 방식에 대해 박호동 일본 신슈대 교수는 ‘가장 녹조가 덜 나오도록 설계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녹조의 독성을 직접 재지 않고 세포 숫자를 현미경으로 세서 많으면 경보를 발령하는 방식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다. 이지영 오하이오대 교수는 “현미경으로 센 세포 수와 독성 간의 연관성이 부족하고, 부정확하고, 불확실하다. 미국에서는 10년 전부터 세포 숫자를 세서 경보를 발령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 모든 것이 바뀌지 않을까?

왜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할까? 이유 중 하나는 4대강의 적폐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감사원은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히면서도 단 한 명도 징계하지 않았다. 책임자는 공직을 그만뒀고 실무자만 남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태도는 당시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것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4대강사업으로 훈장을 받은 한 인사가 환경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장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은 조금도 놀랍지 않다. 환경부의 실세인 기획조정실장, 기후변화정책관, 수자원정책국장, 한강홍수통제소장, 자연생태정책과장, 물정책총괄과장, 물환경정책과장,화학물질정책과장 등이 모두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사업과 관련해 훈, 포장을 받거나, 언론에 4대강사업 찬양 기고를 하거나, 당시 중요한 직무를 수행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더 있다.  조류 경보제 등 녹조 문제를 컨트롤하는 이영기 물환경정책실장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을 추진한 물환경정책과장이었다. 
그는 2012년 녹조가 창궐했을 때 당시 뉴스타파 김재영 PD와 한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논리를 이렇게 강변한 인물이다.
○ 김재영PD:오늘 토론회가 4대강 사업과 녹조의 관련성이 주제인데요. 4대강 사업과 녹조는 관련이 없다, 라고 하는 것이 아직까지의 환경부의 공식 입장입니까?
● 이영기 환경부 물환경정책과장: 조류가 많이 발생한 원인은... 저희가 현재까지 분석한 원인은... 저희가 현재까지 분석한 원인은... 기온과 일조량의 문제가 녹조를 촉발시킨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낙동강 보 문제는 국민 건강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가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강에서 고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곳은 모두 하굿둑으로 막힌 곳이다. 금강은 문재인정부가 보를 개방해 다시 맑아졌지만 하굿둑으로 막힌 부분은 오히려 녹조가 극심해졌다. 보 개방조차 지지부진한 낙동강은 말 할 것도 없다. 낙동강 보 문제는 이제 국민 건강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상세한 내용은 2021년 8월 24일(화) 밤 11시 뉴스타파가 공동기획하고 취재한, MBC PD수첩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된 죽음>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제작진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