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국민 우롱하는 국정원, 국정조사

2013년 08월 07일 10시 46분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등에 대한 국정조사가 기관보고를 마치고 증인 청문회만 남겨 놓았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기관보고에서 ‘댓글작업은 정상적인 대북심리전 활동의 일환’이라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전직 국정원 직원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선 개입으로 호도한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원세훈 전 원장 시절의 국정원 입장과 똑같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경찰의 축소수사와 허위수사 발표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국정원과 경찰의 이 같은 입장은 모두 검찰의 공소 내용과 배치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의 시각과도 괴리가 큰 것이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도 국정조사 내내 국정원과 경찰의 입장을 감싸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부실한 국정조사로 인해 시국 선언과 촛불 집회 참여 시민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증인 청문회만을 남겨 놓고 있는 국정조사가 과연 진실 규명과 국정원 개혁, 민주주의 회복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방송 원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법무부와 경찰청, 국정원에 대한 기관보고를 마무리 짓고 증인 청문회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국정원과 경찰청은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대선에 개입하고 축소수사를 했다는 검찰의 공소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특히 남재준 국정원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사건의 본질은 전직 국정원 직원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선 개입으로 호도한 정치공작이라고 말했습니다. 심리전단의 댓글작업은 정상적 대북 사이버 방어심리전의 일환이라면서 문제된 글을 개인 신분으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민주당 관계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국정원 여직원을 감금해 심각한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세훈 원장 시절에도 국정원은 수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남재준 원장이나 원세훈 전 원장이나 국정원 사태에 대해 똑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국정원장이 바뀌어도 토씨까지 일치할 정도로 인식의 변화가 없으니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는 남 원장의 발언도 진위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
“국가정보원의 수장으로서 지난 대선 때 진위 여부를 떠나 저희 직원이 연루된 사건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경찰도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영상CCTV]
“지금 댓글이 삭제돼 가고.. 삭제돼 가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지금?”

CCTV 화면을 통해 드러난 증거 은폐에 대해서도 경찰의 수사결과를 사실상 부정했습니다.

[신기남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장]
“검찰이 2013년 6월 14일 발표한 국가정보원 관련 의혹사건 수사결과 발표문입니다. 6월 14일 날. 읽어보셨습니까?”
(이성한 : 네. 읽어봤습니다.)
“이거 읽어봤는데 아까 범죄라고 말하긴 좀 곤란하다, 그런 표현을 하셨어요. 그렇죠?”

[이성한 경찰청장]
“두 사람(원세훈, 김용판)에 대한 것은 논외로 하고 그 분석과정에서의 그런 내용들이 저희가 가지고 있는 원안과 많이 틀리기 때문에 (재판에서) 바뀔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은 이런 국정원과 경찰을 대변하기 위해 국정조사에 참여한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장우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 사진 보세요,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연약한 여성, 오피스텔에 있는 여성 한 직원을 노란 목도리 두르고 이렇게 엿보고 있어요. 부끄럽습니다.”

[이성한 경찰청장]
“분석한 자료들이 워낙 방대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그냥 줄 수 없고 어떤 파일 형태로 만들어 가지고 정리해서 주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재원 새누리당 국회의원]
“그럼 늦어진 과정에도 역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고의로 지체해서 수사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신가요?”

[이성한 경찰청장]
“일부러 늦게 준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30여 명의 대규모 수사팀을 투입해 한 달 반 동안 수사해 내린 결론은 국정원의 대북심리전 활동이 국정원이 직무범위를 일탈했으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국정원 여직원이 감금당했다는 주장도 억지였다는 사실이 여직원의 112 신고 통화기록을 통해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김민기 민주당 국회의원]
“밖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달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해서 그 자리에 가는 겁니다, 경찰관이 출동을 합니다. 그리고 경찰관이 가서 전화를 합니다. 전화를 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밖으로 나오실 거면 통로를 열어주겠다, 그랬더니 이 국정원 요원은 부모님과 상의 후 재신고하겠다, 그리고 끝입니다.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인권유린이고 감금이고 그렇습니까?”

국정조사 기관보고 내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태도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한쪽은 검찰의 공소내용을 반박했고 한쪽은 근거로 삼았습니다.

[김태흠 새누리당 국회의원]
“검찰이 불법선거운동 댓글로 지목한 73건 중 문재인, 안철수를 직접 거명한 글은 단 3건이고 나머지는 목내어 놓고 금강산 가지 못 하겠다 등 종북세력을 비판한 글이며 네티즌 1명이 단 몇 시간 만에 올릴 수 있는 댓글 73개를 갖고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입니다.”

[박영선 민주당 국회의원]
“원세훈의 국정원은 이념과 정치성향 다른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갈라치는 대국민 심리전을 일삼았습니다. 그래 놓고 대북심리전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지금 이 판넬을 보시죠. 호남 비하 게시물입니다. 지금 화면에 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저는 이번에 박근혜를 찍습니다’ 라는 선거 개입 게시물입니다. 그런데도 이것이 대북심리전이라고 주장합니다.”

국정조사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서울에서 열리는 주말 촛불집회 참가 시민은 한 달여 만에 500명에서 3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김동은 / 경기도 용인]
“국정조사 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오게 됐거든요.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면 절대로 안 되는 거거든요. 근데 그 사람들이 정치에 개입했다는 것만으로 반드시 왜 했는지, 누구를 위해서 했는지,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깨질 듯 한 국정조사를 이끌어낸 것도 정치인들을 광장으로 불러낸 것도 민심이었습니다. 민심은 진실규명과 민주주의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최기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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