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 윤석열의 내란-계엄을 막은 사람들
2024년 12월 22일 19시 50분
캐나다 천연자원 관련 산업의 중심지, 밴쿠버. <뉴스타파> 취재팀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추진하는 칠레 산토도밍고 프로젝트의 이면을 파헤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 광물공사는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으로 산토도밍고 광산의 사업권을 갖고 있는 파웨스트(Far West) 사를 인수했다.
취재진은 광물공사에 지분을 매각해 500억원 대의 시세차익을 남긴 파웨스트의 대주주 쿼드라 FNX 마이닝(Quadra FNX Mining) 사를 찾았다. 거래 과정에서 내부정보 이용 등의 문제는 없었는지 물었으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산토도밍고 광산을 갖고 있던 파웨스트 사를 인수하기 위해 광물공사가 파트너로 삼았던 캡스톤(Capstone) 사. 취재진은 파웨스트 인수 이후의 상황을 듣고자 했으나 캡스톤 사 역시 뉴스타파의 취재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취재진은 산토도밍고 프로젝트와 관련해 또 다른 캐나다 업체가 연루돼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A 중개수수료로 16억원 가량을 받은 RCI 캐피탈 그룹. 이 회사의 사장은 한국계 캐나다인인 존 박이다. 문제는 이 회사가 투자은행임을 자처하지만 정체가 불투명하다는 것.
취재진은 RCI 캐피탈이 어떤 회사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 광물공사의 파웨스트 인수 과정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묻고자 했으나 존 박 사장은 회사에서도 자택에서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취재진은 대신 지난 2011년까지 RCI 캐피탈 그룹에서 일한 전직 임원 한 명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RCI 캐피탈의 주력사업은 투자이민 주선이며, 자원개발 사업, M&A 분야에선 어떠한 경험이나 역량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존 박 사장이 자신의 회사를 캐나다의 유력한 투자은행으로 포장하고 한국의 자원개발 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 무명의 캐나다 회사가 수천억 원 대 인수합병 거래에 참여할 수 있었을까? RCI의 전직 임원은 한국 내에 있는 존 박 사장의 인맥이 그 해답이라고 말한다. 특히 그가 지목한 핵심 인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금융계 인맥인 민유성 전 산업은행 총재.
뉴스타파 취재 결과 RCI 캐피탈의 한국 진출에 민 전 총재가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유성씨가 총재시절 산업은행은 RCI 캐피탈과 캐나다 자원개발 사업 및 금융지원을 위한 MOU까지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민 전 총재는 자신의 딸을 RCI 캐피탈에 취업시키기도 했다. 그는 뉴스타파의 공식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MB 정부 시절 수시로 발표된 해외수주와 자원개발사업. 지금 그 대부분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졌거나 부실 투성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나아가 여권 인사들의 이권 챙기기에 악용됐다는 의혹마저 나오는 판국이다. 지금이라도 모든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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