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 윤석열의 내란-계엄을 막은 사람들
2024년 12월 22일 19시 50분
뉴스타파가 유승우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된 음성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 녹취 파일에는 유 의원의 부인이 공천 대상자로부터 돈을 받았다가 돌려준 정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녹취 파일은 지난 4월 8일, 유승우 의원과 부인 최모 씨, 이천 시장 예비후보 박연하 씨와 그녀의 전 남편, 박연하 씨의 보좌관 역할을 하는 강 모씨 등이 유 의원의 집에 모여 나눈 대화 등을 녹음한 것이다.
새누리당 경기도 공천심사위원장인 유승우 의원의 부인이 경기도 이천 시장 공천과 관련해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 의원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녹취 내용에 따르면 4월 8일 모임에서 박연하 씨는 “(이천 시장 후보) 경선이라도 하게 해달라.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지만 유승우 의원은 “내가 결정권이 없다.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전략 공천이라서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박연하 씨의 전 남편은 자신들이 1억 원을 줬음을 유 의원에게 상기시키며 “나머지 4억이든 5억이든 정치자금 마련할 테니 이 사람(박연하)을 경선을 시켜주던지 공천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 의원의 부인은 집 안에서 돈을 가져와 박연하 씨에게 가져가라고 말했다. 유 의원의 부인은 이 자리에서 처음 돈을 받을 때 돌려주려 했다고 주장했다.
박연하 씨 측은 지난 3월말 경기도 광주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유 의원의 부인에게 이천시장 후보 공천명목으로 현금 1억 원을 전달했지만 자신이 아닌 다른 후보가 전략 공천될 것이 확실해지자 4월 8일 유 의원을 집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집에서 소란이 일어난 지 약 한 달 뒤, 박연하 씨는 새누리당 이천시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됐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또 다른 녹취 파일에는 유승우 의원의 부인이 박연하 씨의 보좌관 역할을 하는 강 씨와의 통화에서 “살려줘. 무서워. 다 잘 될 수 있잖아.”라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새누리당 유승우 의원에게 1억 원의 공천 헌금을 제공한 혐의로 박연하 씨와 보좌관 강 씨를 구속했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7일, 박연하 씨를 즉각 제명했지만 유승우 의원에게는 탈당을 권고하면서 10일간의 유예 기간을 줬다.
이 와중에도 유승우 의원은 결백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당원을 비롯한 이천 시민들에게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유 의원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번 연락을 하고 찾아갔지만 직접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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