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MB, 포퓰리즘을 비난할 자격있나?

2012년 02월 24일 07시 54분

지난 2월 14일 열린 확대 국무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경향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 국무회의 영상 / 이명박 대통령

“우리가 오늘 좀 편하자고 해서 다음 세대, 미래세대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그런 결정들이 오늘 이 시점에서 이뤄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선포할 것이란 보도도 잇다랐습니다.

@ KTV 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맞아 내일 특별 기자회견을 갖습니다. 지난 4년을 돌아보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할 계획인데 특히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선심성 공약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 최임4주년 이명박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

“근데 요즘은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확실한 재정 뒷받침이 없이 선심 공약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떤 경우에도 국익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핵심정책은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본 이 대통령의 모습은 원칙을 확고히 지키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팀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 미대사관 전문 1980건을 분석해 대중영합주의를 말하는 포퓰리즘이나 포퓰리스트 성향의 인물로 묘사된 한국 정치인을 찾아봤습니다. 그 결과 모두 6건의 전문에서 특정 정치인의 성향을 묘사할 때 이 단어들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건 중 한 건은 노무현 전 대통령. 나머지 5건은 전부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전문으로 확인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 관련 전문은 2006년 7월 작성된 것입니다.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당선됐으나 국민들의, 심지어 지지자들의 목소리도 무시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관련 전문은 주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서 작성된 것들입니다. 대선 이틀 전 작성된 이 전문은 이명박 후보는 본래 포퓰리스트이고, 여론조사와 추세를 자세히 살피지만 이라크 파병을 끝내거나, 한미 FTA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 후보는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가 한미 관계에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밀어붙일 것이다, 라는 평가를 담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당일 전문에서도 주한 미대사관은 이 대통령을 포퓰리스트 즉 대중영합주의자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당선자는 포퓰리스트이기 때문에 특정 정책에 대한 약속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정보원들은 그가 서울시장 때 보여준 것처럼 자신이 신봉하는 정책은 심한 반대가 있어도 기꺼이 밀어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는 내용입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후 자신의 대선공약을 자주 뒤집은 반면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서 파생된 4대강 사업은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 세종시 수정 관련 대통령과의 대화 2009년 11월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합니다. 안을 바꾸면서 혼란이 오게 돼서 사회 갈등이 일어난 거에 대해서는 저는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을 합니다.”

미국대사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원회도 인기영합 정책으로 빠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인수위는 대중에 영합하기 위해 많은 장밋빛 정책들을 내놨다가 나중에 철회하곤 했다. 그것들은 주로 우파 포퓰리스트 정책들인데 감세조치, 규제완화, 안보관련 이슈들이다, 라는 지적입니다.

이 전문은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지난 5년간 노무현 정부를 주로 포퓰리즘과 전문성 부족이라는 이유를 들어 공격했는데 이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라는 전망을 싣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과학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등과 관련해 대선 때 표를 의식한 공약이었다면 쉽게 말을 바꾼 바 있습니다.

@ 신년 방송 좌담회 2011년 2월 1일

“선거 유세를 제가 충청도 가서 이야길 했으니까 표 얻을라고, 내가 좀 관심 많았겠지.(?) 하하”

@ 신공항백지화 기자회견 2011년 4월 1일

“결과적으로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랬던 대통령이 이제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을 주로 겨냥해 포퓰리즘을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 최임4주년 이명박 대통령 특별 기자회견

“다음 정부에 부담 주는 일은 결코 해선 안 된다. 전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또 그리고 우리가 오늘날 쉽게 결정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자식들.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과대한 짐을 지우는 일도 전 하지 않겠습니다. 남은 1년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도 소홀함이 없이, 흔들림 없이, 저는 일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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