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 계엄 사태의 핵심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북미와 유럽 등 세계 곳곳의 동포 사회로 번지고 있다.
파리 인권 광장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외치다
현지시간 7일, 프랑스 재외동포 300여 명이 파리 트로카데로 인권 광장에 모여 에펠탑을 배경으로 태극기를 펼쳤다. 맨 앞 줄에 선 집회 참가자들의 손에는 “내란의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들렸다. 한국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이후 열린 집회였기에 참가자들은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현지시간 7일 독일 뮌헨에서는 교민들과 현지인들이 오데온 광장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오데온 광장은 1923년 히틀러와 나치당이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역사의 현장이다.
이날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 결과를 확인한 후 발언대에 선 교민 여명진 씨는 “참담한 심경”이라고 운을 뗐다. “뒤쪽에 있는 오데온스플라츠는 독재와 불의에 맞선 저항의 상징이고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기념하는 장소”라며, “이 가치를 되새기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여 씨는 “윤 대통령은 가장 폭력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 역사를 훼손했다”며, “국민의 뜻을 존중해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교민들은 한국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던 동시간대에 집회를 열었다. 이날 발언대에 선 한 교민은 “윤석열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라고 말하며 “한국 국민에게 힘을 실어주고,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시간 8일, 핀란드 헬싱키 대성당 광장에 교민과 유학생, 현지 시민 등 30명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에 12.3 비상계엄 사태 책임을 지고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정준호)
현지시간 8일, 핀란드 헬싱키 대성당 광장에도 교민 30명이 모였다. 이들은 다같이 애국가를 부른 다음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의 주최자인 윤병민 씨는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함께 하기에 탄핵 시위에 동참하기로 했다”는 글을 개인 SNS에 남겼다.
광주 출신 뉴질랜드 교민 “계엄 단어 듣고 몸서리”
지난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도 교민들이 모여 “불법계엄 내란음모 윤석열을 탄핵하자”, “불법계엄 내란동조 국민의힘 공범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발언을 시작한 한 교민은 “역사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애들도 알아야 한다”며 자녀들을 데리고 온 이유를 말했다. 그는 “광주항쟁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옥상에 총을 거치해둔 것을 봤다. 계엄이라는 것을 그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또 그 단어를 들으니 몸서리가 쳐졌다”고 말했다. ‘더좋은세상뉴질랜드한인모임’은 이번주 토요일(14일) 오후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