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년] 이래도 전쟁인가, 당신이 보지 못한 민간인학살

2023년 07월 27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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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정전 7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사건을 전수조사했습니다. 그 결과물인 ‘[정전 70년] 이래도 전쟁인가, 당신이 보지 못한 민간인학살’ 특별페이지를 공개합니다.
이 인터랙티브 페이지가 담은 ‘믿기 힘든’ 전쟁의 진실이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한반도에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편집자주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판문점에 모인 유엔군 측 대표 윌리엄 해리슨 중장과 북한·중국군 측 대표 남일 대장은 정전협정문에 서명했다. 그리고 12시간이 경과한 밤 10시, 1950년 6월 25일부터 3년 1개월간 지속됐던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췄다.
▲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에 판문점에서 열린 한국전쟁 정전협정 조인식
정전협정문에 서명한 유엔군(미군)과 북한인민군, 그리고 정전협정 서명에서 빠진 남한 이승만 정부까지 이 세 주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 모두가 민간인학살의 가해자라는 사실이다. 
한국전쟁은 군인보다 비전투원, 즉 민간인이 더 많이 희생된 전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전쟁 기간 최대 100만 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민간인학살 사건과 관련해 아직도 정확하게 인용할 수 있는 공식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 게 우리 현실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몇 개월간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사건을 전수조사했다. 관련 데이터는 독립적 국가기구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가 펴낸 보고서에서 추출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남한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국전쟁 중 발생한 민간인학살을 모두 조사해 정리한 것은 뉴스타파가 처음이다.

뉴스타파, 전수조사 이렇게 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라 “1945년 8월 15일부터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뤄진 민간인 집단 사망·상해·실종사건”에 대해 피해 관련자나 유가족 등의 진실규명 신청을 받았다. 이에 따라 1기 진실화해위원회 때 10,000건, 2기 진실화해위원회엔 13,800여 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2005년 출범해 2010년까지 활동한 1기 진실화해위원회와 2020년 출범해 현재 활동 중인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신청 사건 진상 규명 작업을 통해 2023년 상반기까지 모두 252권(경정신청 관련 보고서 제외)의 사건별 보고서를 펴냈다.
뉴스타파는 한국전쟁기와 전쟁 이전에 발생한 민간인 희생 사건 관련 진실화해위원회의 사건 조사 보고서 252권을 모두 읽고, 희생 장소와 규모·경위·가해주체 등의 정보를 정리했다.
그 다음 한국전쟁 기간인 1950년 6월 25일~1953년 7월 27일 사이에 벌어진 민간인 희생 사건을 별도로 추려냈다. 민간인학살 희생자 데이터에서 부상자와 단순 행방불명자 및 강제연행 피해자는 제외했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국전쟁 기간 일어난 ‘노근리 사건’과 ‘거창 민간인 학살 사건’은 조사에 포함했다. 국민보도연맹 희생자와 중복 집계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은 데이터 집계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집계 자체가 되지 않은 민간인 희생 사건도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와 관련해 안병욱 1기 진실화해위원장(임기 2007.12.~2009.11.)은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수의 5~10퍼센트만 진실규명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 특별페이지 파트1에서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희생자 총 57,882명이 전쟁 기간 언제, 어디서 희생됐는지를 볼 수 있다.

특별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

진실화해위원회 자료를 토대로 뉴스타파가 추적한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희생자는 총 57,882명이다. 
특별페이지는 5만 8천 명에 이르는 민간인을 학살한 주체는 과연 누구인지, 또 희생자들은 언제·어디서·어떻게·왜 학살로 내몰렸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3년 1개월의 전쟁 기간에 언제, 어디서 학살 사건이 발생했는지를 타임라인에 맞춰 보여주는 지도를 만들었다.
또 사건 발생 장소의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시군구 단위로 정리한 민간인 학살 발생 현황을 보고, 시군구별로 정리한 173건의 주요 사건도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국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지역별로 희생 규모의 추이가 달라지는 현상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학살과 보복, 재보복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서 살아남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담았다. 
▲ 특별페이지 파트2에서 시군구별로 발생한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관련 정보와 주요사건을 확인할 수 있다. 
제작진
취재이명주 오나영
개발·시각화전기환 김지연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
리서처김미연 한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