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만남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기억하시겠지요. 지난 10월 25일 총장님의 항소심 재판 선고 당일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더 규모를 늘려 20여 명의 교직원을 대동하고 나타나셨더군요. 비서실, 홍보실, 총무처, 학생지원처까지요. 총장님 때문에 수원과 서울을 오가며 일해야 하는 교직원들은 얼마나 고충이 많았을까요.
그런데 사실 이번에는 총장님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까지 취재해서 질문을 하러 갔는데, 지난번 보다 더 심하게 밀치는 교직원들을 보면서 좀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너무 격렬하게 밀친 탓에 촬영 중이던 제 휴대폰이 날아가 버려서 하마터면 방송에 그 장면을 못 내보낼 뻔했지 뭡니까. 화면에 다 담기지 않았던 그날의 폭력성은 당시 재판을 방청했던 수원대 학생들이 생생하게 목격했으니 궁금하면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총장님이 그렇게까지 입을 닫았던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총장님 모교에 교비로 동문회비를 내고, 총장님이 최대주주이자 가족이 상무로 있는 회사에 교직원 생일케이크 값을 10년 간 지출하셨던 이유, 그 케이크 값이 수원대 교직원 숫자에 비해 10배 이상 많았던 이유를 최종 결제권자인 총장님께 묻지 않으면 누구에게 물어본다는 말입니까? 학교 측에 물어봐도 답변을 안 해주고 총장님을 찾아가면 폭력을 행사하니 저로서는 이렇게라도 공개편지를 띄우는 수밖에요.
제가 총장님과 만났던 세 번의 기억을 더듬어 써내려가다보니 부끄러워집니다. 총장님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저도 세 차례 만남 만에 이런 수모를 당했는데, 총장님을 모셨던 교직원들, 총장님을 비판하다 해직됐던 6명의 교수님들은 지난 9년간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으셨을까요? 이번에 교육부 실태조사로 총장님이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님들에 대해 불공정 인사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긴 했지만, 이것만으로 지난 3년간 해직자 신분이어야 했던 사람들의 상처가 다 씻길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