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윤석열 고액 후원자...국힘 "대선 전 공개 생각 없다"

2021년 12월 17일 14시 00분

뉴스타파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경선 비용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민주당보다 한 달 가까이 늦게 치뤄진 국민의힘 경선 관련 자료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14일 확보했다.
윤석열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경선 비용 내역

윤석열, 경선 때 '예비후보자 후원금'만 모금해 8억여 원 사용

윤석열 후보 측이 국민의힘 경선 기간 동안 선관위에 신고한 비용은 8억 246만 원이다. 윤 후보 측은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데 가장 많은 비용인 3억 6,767만 원을 사용했고 홍보물 인쇄에 5,662만 원, 여론조사 4,510만 원, 당원 대상 전화 홍보(ARS)에 2,000만원 등을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 측의 경선 비용 내역에는 고액 후원자 기부금 명단은 물론 사무실 임대료나 캠프에서 사용한 차량 관련 비용 등 다수 항목이 기재돼 있지 않았다. 후원자 명단은 물론 식대나 숙박비 등까지 공개됐던 이재명 후보의 경선 비용 내역 자료와는 내용상 차이가 컸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은 윤석열 후보가 사용한 정치자금의 성격이 이재명 후보 측 자금과 달랐기 때문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대통형 후보자가 국민들에게 모금할 수 있는 후원금의 종류는 크게 2가지로, (예비)후보자 후원금과 경선 후보자 후원금으로 나뉜다. 2가지 후원금 모두 상한액이 정해져 있는데 올해 선관위가 정한 상한액은 각 후원금 당 25억 6,545만 원(대통령 후보자가 총 사용할 수 있는 선거비용의 5%)이다. (예비)후보자 후원금과 경선 후원금 2가지를 합하면 최대 51억3,090만원까지 모금이 가능한 것이다. 
지난 6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석열 후보는 예비후보 후원금 모금을 위한 후원회를 선관위에 등록한 다음 해당 계좌를 통해 7월 26일 모금을 시작했다. 성황리에 진행된 모금은 채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상한액을 모두 채우고 종료됐다. 
윤석열 후보는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8월 30일부터 진행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는데 경선 후원금 모금은 진행하지 않았다. 최대 25억원 상당의 추가 모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도를 모두 채운 예비후보 후원금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추가로 모금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예비후보 후원금 중에서 경선 과정에 들어간 비용에 대해서만 규정에 따라 선관위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 후보는 지난 11월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윤석열 캠프, "고액 후원자 명단은 예민한 개인정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역시 “정당에서 후보로 선출된 예비후보의 경우 대통령 선거일 후 30일 안에만 회계보고를 하면 된다”며 "윤 후보 측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윤석열 후보 측이 경선 후원금이 아닌 예비후보자 후원금을 통해 선거 비용을 조달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고액 후원금 기부자 명단은 내년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알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뉴스타파 보도 등을 통해 고액 후원자 명단이 공개되면서 추가로 검증을 받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의 고액 후원금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며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 '소액 후원자' 많다더니, 정작 쌍방울을 비롯해 고액 후원금을 받았다. 쌍방울 그룹은 이재명 후보와 측근들의 ‘금고’인가.
이재명 후보는 "10만 원 이하 소액 기부가 이어졌다"고 자랑해 왔다. 막상 후원금 내역이 공개되고 보니, 이재명 후보와의 유착설이 그득한 쌍방울 그룹 회장과 대표, 이사가 같은 날에 지령이라도 떨어진 듯 나란히 1,000만 원의 고액 후원금을 냈다. 대략 10명 중 1명 꼴로 고액 후원을 받은 것이다.(중략)
쌍방울 그룹은 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의 ‘화수분’인가. 어디까지 검은 거래가 이뤄 졌는지 밝혀야 한다. 이런 사람들로 둘러싸인 이재명 후보가 과연 정상적인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겠는가.이 후보와 쌍방울 그룹은 대체 어떤 관계인가. 부인하지만 돈을 받았고, 부인하지만 전환사채를 받았으며, 부인하지만 법인카드를 받았다. 이 후보는 궤변에 능수능란하지만, 돈의 흐름은 진실을 가리키고있다. 돈을 받은 자가 범인이다.'소액 후원금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들의 염원'이라더니, 현실은 악취나는 ‘정경유착’ 인가? 이번에도 얼렁뚱땅 넘길 생각 말고 이재명 후보는 진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 김병민 국민의힘 대변인 (2021.11.25)
뉴스타파는 윤석열 후보 측에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공정한 검증과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고액 후원자 명단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지만, 윤 후보 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후보 캠프 관계자는 “법에 따라 보고 하는 기간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에 해당되는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선 전에) 미리 공개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
촬영정형민
편집정지성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