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정원장, 윤석열의 '1차장 임명' 국회에 숨겼다

2024년 12월 08일 20시 12분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어제(7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국정원 1차장으로 오호룡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임명한 사실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오늘(8일)에야 '12월 6일에 홍장원 전 1차장 후임으로 오호룡 현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어제(7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는 신임 오 차장이 출석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어제 오전 10시부터 약 35분간 열렸다. 정보위 출석 대상에는 국정원 1차장도 포함됐지만, 이때까지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오 차장의 임명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위원회에 출석한 조태용 원장이 윤 대통령이 오태룡 1차장을 임명한 사실을 철저하게 함구했기 때문이다. 
어제 정보위에 참석한 박선원 의원은 “국정원은 정무직 직원의 교체 사실을 당연히 정보위원회에 보고해야 하지만 이 사실을 이틀이 지난 오늘에서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심지어 그 사이에 개최된 정보위원회에서조차도 그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내란수괴 대통령이 여전히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탄핵 표결이 있을 때까지 은폐하려 한 것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윤 대통령은 박선영 전 의원을 진실화해위원장에 임명했다. 이어 오태룡 국정원 차장을 임명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표까지 수리하는 등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자신의 대국민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어제 2차 대국민담화를 열고 난 뒤에, 오 차장을 임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일보가 오 차장 임명 소식을 처음 전한 건 오늘 오후 4시다. 대국민 사과 하루 만에 기사가 나오자 임명 날짜를 7일→6일로 소급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정원 1차장의 임명과 해임은 모두 대통령의 인사권에 속한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오 차장에게 임명장을 언제 줬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오 차장을 임명하고 날짜를 조작한 것이라면 이는 조태용 국정원장은 물론 윤 대통령이 대국민 거짓말을 한 것으로 귀결된다.

제작진
디자인이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