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등 전세계 26개국 80여명의 언론인들이 공동 참여한 이번 ‘룩셈부르크 프로젝트’의 의의는 펩시,이케아,페덱스 등 초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치밀한 조세회피 전략이 최초로 세상에 드러났다는 데 있다.
한국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룩셈부르크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스타파는 국민연금에 대한 뉴스타파의 자체 취재 결과물과 함께 ICIJ가 오늘 홈페이지에 공개한 룩셈부르크 기사의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 관련 기사 : Leaked Documents Expose Global Companies’ Secret Tax Deals in Luxembourg(ICIJ)
펩시, 이케아, 페덱스 등 340개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룩셈부르크 조세당국과 은밀한 거래(secret deals)를 통해 세금을 회피했고, 그 탈루액은 수천억 달러(수백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다국적 기업들이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의 묵인하에 편법적 탈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 세계 최대 회계법인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이 회계법인들은 다국적 기업들의 소득을 룩셈부르크에 설립된 자회사에 이전시키는 방법 등으로 탈세를 도왔다.
예를 들면 미국 멤피스에 본사를 둔 페덱스의 경우 룩셈부르크에 두 개의 자회사를 설립한 뒤 멕시코, 프랑스, 브라질 등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룩셈부르크로 이전시켰다.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은 이 수익에 대해서는 단 0.25%의 법인소득세만을 걷기로 페덱스와 사전에 합의했다. 미국 하버드 법학대학원의 국제조세법 전문가인 스테판 교수(Stephen E.Shay)는 “이런 룩셈부르크 방식으로 하면 다국적 기업들이 어느 나라에서 얼마를 벌든 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추징할 방법이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캐나다 공무원 연금도 룩셈부르크 조세당국과의 세금 거래(deals)를 통해 독일정부에 낼 세금을 회피했다. 캐나다 공무원 연금은 독일 베를린에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독일 정부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룩셈부르크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독일 부동산을 관리하는 법인과 룩셈부르크 자회사 간에 복잡한 대출 관계가 있는 것처럼 꾸민 뒤 룩셈부르크에서 최소한의 세금 만을 내는 편법을 이용했다.
EU집행위원회는 이미 수개월전부터 EU회원국인 룩셈부르크가 EU회원국간의 조세협정을 어기고 불법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 회피를 도와줬는지에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룩셈부르크 재무부는 성명서를 통해 ‘사전 세금 협의’(Advance tax decisions)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다른 EU회원국들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며 룩셈부르크의 조세제도가 유럽 연합법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그러나 EU집행위원회는 아마존과 피아트 금융 그룹 등이 룩셈부르크 조세당국과의 물밑 거래를 통해 유럽연합법을 어기고 불법 탈세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재 룩셈부르크 조세당국의 불법 탈세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EU 집행위원회의 위원장인 장-클로드 융커는 룩셈부르크의 전 총리 출신이다. 올 6월 브뤼셀에서 열린 EU정상회의에서 EU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융커 위원장은 편법적인 탈세를 엄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나라 룩셈부르크의 조세 체계는 유럽연합법에 전혀 어긋남이 없다는 신념을 밝혀 앞으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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