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안철수가 앞섰다?... '양자 대결' 논란의 여론조사

2017년 04월 05일 12시 43분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7.2% 포인트 앞섰다는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의 여론조사에서 전체 표본의 60%를 차지한 인터넷 조사 결과는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가량 앞선 것으로 확인돼 이번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의 19세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에서 600명의 인터넷조사 패널 풀을 제공한 마켓링크의 한 관계자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600명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다고 밝혔다. 나머지 표본 400명은 유선전화방식의 조사였다. 마켓링크 측 말이 맞다면 표본의 40%인 유선전화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엄청난 격차로 앞섰다는 것이다.

지난 4월 3일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은 4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7.2%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내일신문은 이날 보도를 통해 5자대결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33.7%로 27.3%를 기록한 안철수후보를 앞섰지만, 3자대결에서는 문재인(36.6%), 안철수(32.7%) 순으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고, 양자대결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43.6%, 문재인 후보가 36.4%로 나왔다고 했다(관련 기사).

내일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문재인 후보 측은 크게 반발했다. 문 후보측은 내일신문의 여론조사에는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가 아예 없었고, 단 하루 동안 조사가 이뤄져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조사 대상의 대표성이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의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했다.

그러자 내일신문은 즉각 반박 기사를 냈다. 내일신문은 디오피니언 관계자의 말을 빌려 "더문캠 주장은 여론조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억지"라며, 내일신문은 21년째 매달 정례여론조사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 조사 역시 정례조사인데 문재인 캠프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가 나오자 반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서 이윤우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여론조사의 기본인 무선전화 조사는 아예 없었다"는 문재인 캠프의 주장에 대해서 “여론조사방식에는 유선전화, 무선전화(모바일), 설문, 직접면접, 패널조사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 중 어느 방식이 가장 객관적이고 나은지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전문가나 선관위도 정답이 없다"며 문 후보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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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자료(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면접 40%와 인터넷조사 60%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유선전화면접이 26.3%, 인터넷조사가 10.2%로 전체 응답률은 13.5%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였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번 조사에서 인터넷조사(600명) 패널을 제공했던 마켓링크 측에 혹시 표본집단의 대표성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물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마켓링크의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조사와 유선전화조사, 두 개의 데이터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하면서 마켓링크의 패널을 활용한 인터넷조사(600명)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지만, 유선전화조사(400명)가 합쳐지면서 전체 결과에선 안철수 후보가 높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선전화면접에서 2배이상 앞선 게 아니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계산을 해봐도 마켓링크 관계자의 말에 신빙성이 간다. 표본집단 60%의 인터넷 조사에서 문재인후보가 6% 포인트 정도 앞섰다면, ‘모름’이나 ‘미결정’ 응답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40%의 유선전화면접조사에서는 적어도 25% 포인트 안팎으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크게 앞서야 전체 조사결과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7.2% 포인트를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간의 추이와 다른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안 후보와 문 후보 사이에 이 정도의 격차가 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그렇다면 유선전화조사 대상 표본의 대표성이나 조사방식 등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유선전화면접(400명) 조사를 실시하고, 전체 여론조사를 주관한 기관은 디오피니언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디오피니언 사무실로 직접 찾아갔지만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는 직원이 있었으나 기자라고 신분을 밝혀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언론사의 문의가 너무 많아 일을 할 수가 없어 문을 잠그고 근무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사 대표나 해당 여론조사 담당자는 모두 부재 중이라며, 의문사항은 이번 여론조사의 의뢰기관인 내일신문 측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내일신문의 담당 기자는 자신은 여론조사를 의뢰만 했을 뿐 유선전화면접과 인터넷조사면접의 결과가 각각 어떻게 나왔는지, 여론조사기관인 디오피니언이 어떻게 가중치를 적용해 결과가 그렇게 나온 것인지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조성겸(충남대, 언론정보학과)교수는 여론조사기관이 인터넷조사와 유선전화면접을 합쳐 조사의 공정성을 기하려 한 것으로 보이지만, 유선전화면접이 하루동안 실시돼 그 과정에서 편향(Bias)이 크게 개입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결과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힘든 정보라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은 유선전화조사와 인터넷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논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취재 : 최경영, 김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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