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자 이름과 집행 명목을 제외한 나머지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 집행 정보를 모두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례를 무시한 채 ‘특활비 잔액표’ 정보를 일제히 숨긴 검찰의 ‘사법부 무시 행태’에 맞서 뉴스타파와 시민단체가 행정소송에 나섰다.
뉴스타파와 세금도둑잡아라 등 검찰 예산검증을 협업하는 3개 시민단체는 오늘(11월 18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을 대상으로 2017년 5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서울중앙지검의 특활비 지출내역기록부에 기재돼 있는 ‘(월별 특활비) 배정액’, ‘집행액’, ‘가용액(잔액)’ 정보를 공개하라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전국 검찰, 조직적으로 ‘특활비 잔액표’ 정보 숨겨
대법원 확정 판례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등 전국 모든 검찰청은 지난해 6월부터 특활비 지출내역기록부를 일제히 공개해 왔다. 그런데 검찰이 특활비 지출내역기록부 중에서 ‘(월별 특활비) 배정액’, ‘(월별) 집행액’, ‘가용액(잔액)’ 정보를 모두 가린 채 공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특활비 지출내역기록부 작성 시, ‘배정액’, ‘집행액’, ‘가용액(잔액)’ 정보의 기재를 의무화한 검찰의 특활비 내부 지침이 국회에 처음으로 제출되면서 알려졌다. (기사 보기 : 검찰의 ‘특활비 잔액표’ 집단 비공개… 세금 오남용 숨기려 무단 삭제 의혹 https://newstapa.org/article/Kmzm8) 즉 특활비를 얼마 배정받아 그중 얼마를 썼고, 그 결과 얼마가 남았는지에 관한 정보는 의무적으로 작성해야하고 그에 따라 실제로 작성해왔는데 검찰이 그 내용을 모두 삭제한 채 공개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전국 검찰이 매달 지방검찰청별 배정받는 특활비 ‘배정액’, ‘집행액’, 그리고 ‘가용액(잔액)’ 정보를 일제히 가린 것은 ‘수령자 이름과 집행 명목을 뺀 나머지 특활비 집행 정보를 모두 공개하라’는 대법원 학정 판결을 무시한 것이다. 이는 ‘연말 털어쓰기’ 같은 예산 오·남용을 숨기기 위해 검찰이 조직적으로 ‘잔액표’를 지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잔액표’ 정보를 통해 특활비의 ‘연말 털어쓰기’ 집행 패턴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는 지난 10월 8일, 서울중앙지검을 상대로 중앙지검이 2017년 5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쓴 월별 특수활동비 지출내역기록부 중 ‘배정액’, ‘집행액’, 그리고 ‘가용액(잔액)’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11월 5일, 공개를 거부했다.
검찰, ‘범죄 예방에 지장준다’며, 검찰 잔액표 비공개 통지
사법부 판례를 무시한 검찰의 조직적인 비공개 처사에 맞서,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는 지난달(10월) 8일, 서울중앙지검이 가린 특활비 잔액표의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일,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등의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은 권리를 침해한다”(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라고 주장하며 비공개 통보했다. 이에 뉴스타파와 시민단체가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낸 것이다.
이번 행정소송의 원고인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국민세금을 쓰고 남은 잔액은 당연히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인데, 이를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검찰이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공개 사유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를 들었는데, 특수활동비 잔액이 사후에 공개된다고 해서, 무슨 수사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된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행정소송과는 별개로 국회 차원에서도 특수활동비 잔액 은폐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