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4대강 재자연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내걸고 4대강 보 개방을 지시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파괴되었던 4대강을 되살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4대강 재자연화’는 좌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여당 정치인들은 보를 철거하겠다는 약속을 정반대로 뒤집고 있고, 보 처리 방안을 최종 결정할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에 찬성했던 위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망가진 4대강을 되살릴 수 있을까요? 4대강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대강 현장을 취재한 최승호 PD, 오준식 촬영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 4대강을 둘러싼 상황이 참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취재하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참 답답한 상황이죠. 자연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바뀐 상황에 적응을 하면서 고착화되기 때문에 빨리 복원할 필요가 있는데, 아직 아무도 복원에 힘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부나 여당 쪽에서도 우선순위에서 상당히 미루고 있습니다. ‘4대강 재자연화’가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에서도 59번째 국정과제로 선정돼 있는데도 말이죠.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환경부가 세종보 철거방침을 제안했는데 오히려 그 제안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 대표가 반대 의견을 내는데 나머지 국회의원들은 어떻겠어요? 어떻게 보면 너무 정치 논리에 따라서 중요한 일들이 늦춰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 강에 설치된 보를 개방하고 난 뒤 자연이 많이 회복되었나요?

보 개방 후 생각보다 빠르게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아직 멀었죠. 강에 설치된 보는 움직이지 않는 콘크리트 덩어리인 고정보와 문을 아래위로 여닫을수 있는 가동보, 두 종류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가동보만 열려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강의 2/3 정도는 아직 막혀있는 상태고, 그 부분으로는 계속 퇴적물과 오염물질들이 쌓이고 있죠. 결국 강의 보를 철거해야만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고, 또 한 개만 철거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체를 다 철거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국민들의 힘이 아주 많이 필요하겠죠.

사실 우리나라의 강은 물의 흐름과 모래의 흐름이 자연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방송에 나온 베른하르트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할 정도로 아름다운 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운하를 건설하겠다' 라는 본인의 욕심 때문에 그 강을 다 망쳐버린거죠.
이렇게 자연에 대한 테러, 자연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정말 큰 범죄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Q : 4대강 문제 해결을 위해 평범한 시민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할때는 역시, 시민들이 개혁을 위해서 압력을 많이 넣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가 잘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지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비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 부분은 잘못하고 있는데 잘 하도록 해라' 라고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당은 무려 180석이나 되는 큰 당이 되었는데, 힘을 발휘해서 개혁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힘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 취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이번 방송에서는 아직 나오진 않은 장면인데,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의 새벽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한 컷이 있어요. 촬영하면서도 계속 예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는 많이 다루지 못했지만 앞으로 낙동강도 계속 취재를 할 계획이니, 조만간 나올 다음 편 방송에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Q : 후속 취재 계획도 있나요?

정부의 의지가 예전에 비해 약해진 이유도, 그만큼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에는 사실 언론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4대강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 취재해서 알리고 여론을 일으켰다면 정부도 지금처럼 의지가 약해지지는 않았겠죠. 그런 측면에서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도 이 문제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취재할 계획입니다. 다른 언론들도 4대강 문제에 같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4대강이 다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취재를 이어가겠습니다. 추후 이어질 4대강 관련 보도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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