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3년...협상과정 여전히 비공개

2015년 03월 17일 18시 50분

한미 양국이 FTA 협상 서류를 비공개하기로 합의한 3년 시한이 지났지만, 정부는 여전히 협상 서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함께 한미 FTA 발효(2012년 3월 15일) 3년이 지난 3월 16일에 맞춰, 한미 FTA 타결과정과 재협상 기간에 열린 공식·비공식 회의록 및 양국이 교환한 문서를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여기에는 미국산 쇠고기 협상 관련 내용, 재협상 과정의 회의록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정부는 한미 양국이 FTA 발효 후 3년간 관련 문서를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유로 협상 서류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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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스타파와 민변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청구된 내용에 대해 판단하는데 복잡한 내용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정보공개 여부 결정 자체를 연장 처리해 문서 공개를 꺼리는 태도를 보였다.

민변의 송기호 변호사는 정부가 단 한 차례도 한미FTA협상과정 관련 자료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발효 3년이 지났기에 미국과 약속을 이유로 정부가 관련 문서 공개를 꺼릴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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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협정문을 토대로 한미 FTA 이행의 구체적 방향을 결정짓는 분과별 위원회와 공동위원회 활동과 회의록도 비공개하고 있다. 미국이 8가지 이행법을 통해 연방법을 개정한 데 반해 한국은 69건의 법률을 재개정했다. 실제 한미 FTA 이행을 위해 개정 중인 약사법과 저작권법, 방송법 등은 사회적 논란이 큰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법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세부적인 협상 내용과 이행상황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 권리에 해당하지만,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김익태 미국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기존 무역관계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법 개정을 했지만, 한국은 이에 반해 상당히 많은 법 개정”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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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 여부 결정을 연장한 정부는 10일 안에 정보공개 여부를 답변해야 한다. 민변은 정부가 한미FTA 서류에 대한 정보공개를 최종 거부할 경우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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