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8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른바 건국 68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대표적 극우단체 가운데 하나인 애국단체총협의회가 한 기독교 단체와 공동 주최했다. 이 행사는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에 의해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주장을 퍼트리기 위해 기획됐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됐다는 주장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의 법통과 임시정부를 정면으로 부정한 역사 왜곡이다. 실제로 1948년 제정된 대한민국 제헌헌법 전문은 3.1 운동으로 대한민국이 건립됐다는 점을 명시했다. 더구나 제헌헌법을 실은 관보 1호는 발행일을 1948년 9월 1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30년이 지났다는 의미인 대한민국 30년 9월 1일로 표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국단체총협의회는 정부 보조금을 이용해 역사를 왜곡한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음향장비와 무대설치, 참석자들에게 나눠줄 태극기와 종이모자 등을 사는데 2천만 원 넘게 사용했다. 이와는 별도로 김태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등 우파 단체 대표 5명이 각각 30분씩 강의를 했다며 정부 보조금으로 84만 원의 강사비를 지급했다.

뉴스타파 검증 결과, 김태우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강의를 한 것이 아니라 기조 연설을 했다. 발언 시간도 30분이 아니라 7분 21초였다. 조용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읽었다. 또 류현아 청년보수연합 대표와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는 공동으로 결의문을 낭독했는데 이들 4명의 발언 시간은 모두 9분 36초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강의를 했다며 허위 서류를 만들어 국민의 혈세를 빼돌린 것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만 170만 명, 전국적으로는 역대 최대인 232만 명이 한 목소리로 박근혜 탄핵을 외쳤던 2016년 12월 3일.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는 우리나라지키기 한마음국민대회, 이른바 ‘태극기부대’ 집회가 열렸다. 촛불혁명을 노예들의 반란이라고 폄훼한 이 집회에 4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이 지원됐다.

집회에서 막말을 쏟아낸 한정석 미래한국 위원과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가짜 강의확인서를 만들어 강사비를 챙겼다. 애국단체총협의회와 사무실을 같이 쓸 정도로 관계가 돈독했던 이경자 대표는 애국단체총협의회로부터 강사비 등의 명목으로 2016년 5차례에 걸쳐 모두 90만 원을 받았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집회에 나와 연설한 대가로 정부 보조금을 받아도 되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이경자씨는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애국단체협의회는 지난 2009년 2월 행정안전부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한 지 두 달만에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최소 1년 이상 사업 실적을 쌓은 단체에 정부 보조금이 지원된 관행과 비교하면 특혜를 받은 것이다. 이 단체에 지원된 보조금은 2009년 3800만 원에서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12년에는 6500만 원으로 껑충 뛰었고, 박근혜 정부 기간 5년 간 받은 것까지 합치면 4억 원이 넘는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오준식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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