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으로 당적바꾼 후보자, 자유한국당보다 많아

-지방선거 사상 첫 역전 현상

-보수정당 지지의 근간이었던 뿌리조직 흔들려 기축정당 변화 가능성

-‘가장 조용하고 이슈없는 선거’지만 ‘역대 가장 중요한 지방선거’

오는 6월 13일 실시되는 제 7회 지방선거 후보자들 가운데 이전 선거에선 다른 정당 후보였다가 이번에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다시 출마한 후보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바꿔 나오는 후보자들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 향한 당적 변경자가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으로 향한 당적변경자보다 많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직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후보자 가운데 민주당을 선택한 후보자도 처음으로 자유한국당을 앞질렀다.

이 같은 결과는 뉴스타파가 제 1회부터 이번에 실시되는 7회까지 지방선거에 나섰던 후보자들의 당적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자세한 데이터 기사 : 지방선거 후보 4만명 전수조사...'7번의 출마, 6번의 당적변경'

이번 선거 재출마자 가운데 당적은 바꾼 사람의 비율은 32%로 지난 6회 때의 24.8%보다 높아졌다. 열린우리당이 나섰던 지난  4회 지방선거 때의 56% 이후 낮아지던 추세에서 다시 반등한 것이다.

▲지방선거별 당적변경 비율. 2006년 이후 줄어들다가 이번에 반등했다.

무소속이었다가 정당을 선택하거나, 또는 기존 소속 정당에서 다른 정당으로 옮겨간 당적변경자 가운데 민주당을 선택한 후보자는 222명으로 155명인 자유한국당을 앞질렀다.

▲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향한 당적변경자들이 자유한국당보다 많았다. 사상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의 당적 변경자가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을 앞선 것은 지방선거 역사상 처음이다. 이전까진 후보자들이 가장 많이 옮겨간 정당은 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등 자유한국당의 전신 정당이었다.

지난 선거 때 무소속이었다가 이번에 당적을 민주당으로 바꿔 출마한 후보자 역시 180명으로 자유한국당의 139명보다 많았다.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후보가 늘어난 지역을 살펴봤더니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 충남, 강원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당세가 약하고 자유한국당이 강했던 지역이었다.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꾼 후보자들이 늘어난 지역. 전통적인 자유한국당 강세지역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서복경 현대정치연구소 교수는 “촛불이후의 첫번째 지방선거로서 정당체제의 큰 수준에서의 변동이 나타나고 있는 변곡점을 보여주는 상당히 의미있는 데이터”라면서 “유권자들의 시선에 부응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변화된 정치지형에 순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또 “어느 나라 정당체제나 일본의 자민당이나 스웨덴의 사민당, 독일의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처럼 축을 이루는 정당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87년 이후 지난 30년 동안 지금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정당들이 한국 정당 정치의 축을 이루는 정당이었다”면서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동안 강세을 보였던 지역에서 이탈이 생긴다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지방조직이 와해되거나 분해되어 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렇다면 2020년 총선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대신하는 다른 축이 만들어질 수 있는 한국 정당정치의 기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현 부산 경성대 교수는 “지역의 풀뿌리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보수층이어서 지방권력을 바꾼다는 것은 사람들의 문화나 의식을 바꾸는 것처럼 어려운 일인데 촛불혁명이라는 첫번째 충격에 남북화해 국면이라는 두번째 충격이 가해지면서 보수층의 생각이 상당히 많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이 바뀌고 시의원, 구의원 다수가 바뀌면 그 개개인들 뿐 아니라 그 사람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들과 지지자들이 바뀐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다음 총선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때문에 이번 선거가 가장 조용하고 이슈도 없고 재미없는 지방선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역대 가장 중요한 지방선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앙선관위의 투표의향 조사결과(5.24발표) 이번 지방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70.9%로 지난 6회 때보다 15.1% 포인트 올랐다. 20대부터 60대까지 전연령층에서 투표의향이 높아졌는데 특히 30대에서 30.5% 포인트나 투표의향이 높아진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특별한 이슈가 없고 정당 지지도가 치열하지 않은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이기 때문이다.


취재: 최기훈, 문준영
촬영: 신영철, 정형민, 최형석
데이터: 최윤원
그래픽: 정동우
편집: 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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