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국제 인신매매 조직을 취재할 기자는 이쪽으로 와주세요. 중국의 외교 통제를 함께 취재할 기자는 저쪽입니다. 해외 자금 세탁 문제를 다룰 분들은 따로 모여주세요.

최소 2, 3개 국가가 연관된 취재거리가 아니고는 명함도 내밀기 힘듭니다. 각국에선 내로라하는 베테랑 탐사기자들이라 긴말이 필요없습니다. 국가와 관심분야만 대면 이내 사람들이 몰려 취재 아이디어를 공유합니다.

'클래스'가 남다른 이 콘퍼런스,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개최된 국제탐사저널리즘 아시아 총회(IJAsia) Uncovering Asia입니다. 올해 이 행사의 주관사는 뉴스타파입니다. 국제탐사저널리즘네트워크(GIJN)와 콘라드아데나워재단이 공동 주관했습니다.

아시아권 탐사기자들의 교류와 정보공유를 위해 격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로 3회를 맞았습니다. 이번 서울 총회에는 총 50여 개국 450여 명의 언론인이 참가했습니다. 이 행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전세계 탐사기자들은 총 54개 세션(주제별 강연 및 토론)을 통해 취재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공유했습니다. 개최지가 개최지인만큼 북한에 관련된 세션이 해외 언론인들의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역외탈세 문제와 국제 인신매매 조직 문제, 국가 폭력에 대한 문제도 총회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인기 세션입니다.

정보 공유를 넘어 향후에 어떤 주제를 가지고 아시아 탐사기자들이 협업해 나갈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집니다. 국제 사회를 달굴 '뜨거운 감자'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국제탐사저널리즘 아시아 총회(IJAsia)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타파도 한몫을 했습니다. 해외 언론인을 위한 3개 세션을 직접 준비하고, 5명의 취재진이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조세회피처의 유령회사를 추적한 '파나마페이퍼스', 국제 돈세탁 조직의 자금을 추전한 '러시안 론드로맷' 프로젝트 등 국제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전세계 탐사 기자들과 공유했습니다.

▲ 기조연설은 정치적 탄압을 받은 말레이시아 만평가 주나르가 맡았다. 사진은 주나르가 기조연설 중 소개한 자신의 만평

이번 총회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언론의 자유였습니다. 기조연설은 정부에 비판적인 만평을 그려왔다는 이유로 43년 형을 구형받은 말레이시아의 만평가 주나르가 맡았습니다. 주나르는 "정부와 체제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더라도 중요한 사실을 고발하는 것이 언론인의 일이고 소명"이라며 "이번 콘퍼런스 같은 행사를 통해 전 아시아가 문제를 공유하고 탐사언론인들이 연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재 : 오대양
촬영 : 정형민
편집 :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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