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광물공사 9화 : '최종 책임자는 MB'

이명박 정부 시절 최악의 자원외교 실패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볼리비아 리튬 사업의 목적이 ‘VIP 순방 성과 극대화’였다고 명시된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 내부 문서를 뉴스타파가 확보했다. 이 사업이 처음 시작된  2009년 3월, 광물공사 직원 2명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남미경제협력사절단에 참여한 뒤 작성한 출장보고서다. 보고서에는 VIP, 즉 이명박 대통령의 ‘남미 순방 성과 극대화 및 시장진출 기반 확보’가 볼리비아 리튬사업을 포함한 남미 자원외교의 목적이라고 적혀 있다.

출장 목적 : ‘VIP 순방 성과 극대화 및 남미 시장진출 기반확보’
광물공사 ‘남미 경제협력사절단 참가 및 볼리비아 출장 결과’ 보고서, 2009년 3월

당시 사절단에는 지식경제부(현 산업자원부), 외교부, 총리실, 광물공사와 석유공사, 민간기업 등이 대거 참여했다. 방문 국가는 콜롬비아와 페루, 그리고 볼리비아였다. 3월 10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이 사절단 남미방문에는 각 기관과 기업에서 파견된 40~50명이 참여했다. 광물공사 직원 2명과 산업자원부 광물자원팀장 등 총 5명은 3월 16일부터 18일까지 볼리비아 우유니 리튬 프로젝트 현지조사를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들은 볼리비아 광업차관과  국영광업공사(COMIBOL) 우유니 담당이사 등을 만나 회의도 가졌다.

지금까지 광물공사는 볼리비아 리튬 사업과 관련된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광물공사 사장을 지낸 김신종의 지시로 이 사업이 추진됐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이번에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건은 이 사업이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쌓기 위해 추진된 사업임을 잘 보여준다. 뉴스타파는 지난 10일, 이명박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자원외교 특사자격으로 주도한 이 사업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사업이었다”는 당시 볼리비아 대사 김홍락 씨의 증언을 보도한 바 있다.

뉴스타파, 볼리비아 리튬 사업의 시작과 끝 보여주는 문건 2개 최초 공개

광물공사에서 작성된 남미경제사절단 출장보고서와는 별도로, 뉴스타파는 2012년 10월 광물공사 감사실이 작성한 30쪽짜리 ‘볼리비아 리튬사업 감사보고서’도 입수했다. 고정식 사장 시절 작성된 이 감사보고서의 제목은 ‘남미지역 리튬 개발사업 관련 조사 보고’. 이 보고서에는 “광물공사가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한 2009년 당시부터 볼리비아 정부의 자원정책 때문에 리튬 개발권을 가져올 수 없다는 걸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불가능한 사업임을 처음부터 인지했는데도, 광물공사가 전사적으로 이 사업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방만경영을 초래했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와 광물공사가 국민들을 상대로 의도적인 거짓말을 해 온 사실이 광물공사 내부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 광물자원공사가 감사실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위)와 남미경제사절단이 작성한 출장보고서(아래)

이번에 뉴스타파가 입수해 공개하는 두 개의 문서는 지난 10년 간 논란이 계속돼 온 볼리비아 리튬 사업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결정적 자료다. 2013년 시작된 감사원 감사, 여러 차례 검찰 수사에서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취재진은 두 개의 핵심 문서를 입수한 뒤,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을 찾아가 볼리비아 리튬 사업을 기획, 지시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물었다. 김 전 사장은 이상득과 함께 6번 등 임기 중 총 12번 볼리비아를 다니며 리튬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는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본인과 광물공사가 직접 기획해 추진한 사업이며 이명박-이상득 형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

이상득 특사가 볼리비아 리튬사업을 많이 도와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시나 청탁을 받고 시작한 사업은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별도의 지시나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 조만간 전기자동차 붐이 일어날 것을 예상해 광물공사가 독자적으로 기획, 추진한 사업이었다. 볼리비아 정부가 리튬 개발권을 다른 나라에 주지 않는다는 정책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추진했다. 우리와 경쟁했던 일본, 중국, 프랑스도 마찬가지였다.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

하지만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이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위해 시작됐고, 사업 초기부터 이미 광물공사는 리튬 개발권을 가지고 오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부 문건이 나옴에 따라 이 사업이 당시 청와대의 기획과 지시로 추진됐음이 분명해진다. 검찰이 광물공사에 대한 수사에서 철저하게 밝혀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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