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륙에 얼룩진 광산기업의 추악한 비밀

2019년 06월 21일 11시 24분

“그린 블러드” 시리즈는 광산업체들이 저지른 환경 파괴와 인권침해 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위협 받은 기자들의  탐사보도를 이어받아 계속 진행했습니다. 환경 문제를 보도하는 기자들은 자신의 직업과 주거지,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기자일수록 보복과 정보 접근 차단도 불사하는 강력한 이익집단의 심기를 불편하게 합니다. 특히 광산업계에서 이러한 문제가 두드러집니다. 국제협업 탐사보도 조직 ‘금지된 기사(Forbidden Stories)’가 기획한 이번 시리즈는 전세계 30개국 40명의 기자들이 인도, 탄자니아, 과테말라의 광산업체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공급망 추적과 오픈소스 툴을 통해 과거 잘못을 은폐하려 시도한 광산업체들을 들여다 봤습니다.

[프로젝트 소개영상] 그린 블러드: 거대 광산기업의 더러운 비밀
탄자니아 광산에선 침묵이 금이다
과테말라 기자의 사진 한 장이 거대 광산기업을 고발했다
인도 ‘모래 마피아', 취재 기자 연쇄 살해
④ 3개 대륙에 얼룩진 광산기업의 추악한 비밀

인도의 ‘모래 마피아'와 한 탐사기자의 죽음

인도 기자 자겐드라 싱이 자신의 취재결과를 게재하던 페이스북 페이지에 마지막으로 게시물을 올린 날은 2015년 6월 1일이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지역 정치인인 램무르티 싱 베르마가 유엔에서 중요한 환경 위협으로 규정한 불법 모래채광에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한 달 넘게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그날, 싱은 전신 50%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채 병원에 옮겨졌다. “그 후레자식들이 내 몸에 휘발유를 뿌렸다. 그들은 담벼락을 넘어서 들어왔다. 마음만 먹었으면 나를 그냥 체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굳이 나를 죽이려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싱은 화상으로 숨지기 전 촬영한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눈을 감은 상태로 카메라도 제대로 응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싱은 경찰과 베르마의 지지자들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고 고발했다. 해당 영상은 싱이 입은 끔찍한 화상을 보여준다. 그는 이때 입은 화상으로 일주일 뒤 숨졌다. 그의 나이 마흔여섯이었다.

▲인도 독립 탐사기자 자겐드라 싱의 자택에 남아있는 생전 사진. 싱 기자는 2015년 지역 유력 정치인의 불법 모래채취 사업 의혹을 보도하다 자택에서 공격을 받고 숨졌다. (출처: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공식 보고서는 싱의 죽음을 분신자살로 처리했다. 그러나 싱의 장례식날 그의 아들은 베르마와 경찰관 다섯 명을 상대로 방화 살인을 공모하고 불을 붙여 싱을 살해한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싱의 아들은 베르마와 유가족 간 접촉이 이뤄진 후 고소를 철회했다. 수년간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떨던 싱의 유족들은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취재진과 만나 침묵의 대가로 베르마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았다고 말했다.

베르마의 대변인은 베르마가 현재 입원한 상태라 이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싱은 일명 ‘모래 마피아'를 보도하다 살해당했다고 알려진 인도 언론인 4명 중 한 명이다. 모래 마피아는 인도에서 가장 악명 높고, 잔인하며, 침투불가능한 조직범죄 집단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13명의 언론인이 환경 관련 문제를 취재하다 살해당했다. 이 숫자는 29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CPJ는 현재 16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2015년에 국경 없는 기자회는 “환경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보도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세계 30개 파트너 언론사, 40명의 기자들로 이루어진 국제협업 탐사보도 조직 ‘금지된 기사' 취재진은 환경 관련 보도로 인해 현지 언론인들이 심각한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악의 경우 언론인들은 살해당해 목숨을 잃는다. 다른 경우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언론인이 체포, 검열, 고소를 당하거나, 공격을 당하지 않으면 괴롭힘과 협박에 시달린다.

‘환경 저널리즘의 위험'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미시간 주립대학교 에릭 프리드만 교수는 “이러한 위험을 겪는 언론인의 대부분은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동하며, 언론인에 대한 공격은 대체로 외딴 지역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침묵이 금'인 탄자니아 금광

탄자니아의 경우, 현지 기자들은 마라주 북부에 위치한 금광의 영향을 보도하기 위해 분투했다. 이 금광 소유주인 아카시아 광업의 대주주는 캐나다의 거대 금광기업 배릭골드(Barrick Gold)다. ‘금지된 기사' 취재진은 이 금광을 취재했다는 이유로 10명 이상의 국내외 기자들이 탄자니아 당국으로부터 체포나 협박, 검열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탄자니아 최대 도시인 다르에스살람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이 금광은 접근조차 위험한 경우도 있었다. 2011년에는 북마라 금광 근처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을 취재하러 가던 기자 4명이 체포되어 경찰서로 이송됐다.

‘금지된 기사' 취재진은 마라주 북부의 금광에서 채굴딘 금이 인도에 있는 MMTC-PAMP로 유통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인도 업체는 애플, 캐논, 노키아와 같이 자칭 윤리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유명 기업 뿐만 아니라 다른 500여개 이상의 기업에 금을 납품하는 거래처로 미국 규제당국에 등록된 곳이다. 즉, 탄자니아 금광에서 채굴된 금이 선망받는 첨단 휴대전화와 컴퓨터 생산에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탄자니아 아프리카 대호수 지역에 인접한 북마라 금광. 이곳에서 생산된 금은 인도 귀금속 업체 MMTC-PAMP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납품된다. (출처: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MMTC-PAMP의 위험 및 규제준수 담당자 히테쉬 칼리아는 “북마라 금광에 대해 기업실사를 실시하면서 비정부조직(NGO)의 보고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며, 관련 문제를 금광 측에 제기했다"고 말했다. 노키아 홍보담당자는 “만약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업체는 경고를 받을 것이고, 우리는 구매선에 업체를 바꾸라고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광 주변 현지 주민들은 지난 수십 년간 금 채굴이 환경에 미친 영향을 견디며 살아와야 했다. 아카시아 광업과 그에 앞서 존재했던 금광기업들은 기존의 재래식 채광방식을 대체하는 산업채광을 개발했다. 산업채광은 훗날 금광 주변 수원에서 다량 검출된 중금속 등의 부산물을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탄자니아 당국은 북마라 금광의 광물찌꺼기 댐(tailing dam)의 수질을 오염시킨 혐의로 아카시아 광업에 56억 탄자니아 실링(미화 240만 달러, 우리 돈 28억4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아카시아 광업은 ‘금지된 기사' 취재진에게 “추가적인 광물찌꺼기 저장용 댐 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새 광물폐기물 저장시설의 계획과 설계를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광산업체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비단 환경오염뿐이 아니다. 비정부조직(NGO)들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경찰 및 금광 보안요원들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살인 22건을 비롯해 다수의 폭행 및 강간사건을 기록해 왔다. 피해자는 대부분 현재 광산이 들어선 자리에서 과거 영세한 규모의 채광을 해오던 광부들이었다. 광산업체는 이들을 “불청객(intruders)"이라고 규정한다. 아카시아 광업은 성명을 통해 두 비정부조직 (마이닝워치, 레이드)이 제기한 피살사건과 인권침해 혐의를 지속적으로 반박해 왔다고 밝혔다. 또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4년간 북마라 광산 현장에서 현지 경찰과의 충돌로 인해 6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아카시아 광업의 대주주인 캐나다 금광업체 배릭골드의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배릭골드는 주주일 뿐이기 때문에 마라주 북부에 대한 어떠한 운영통제권도 행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지된 기사' 취재진은 영국 가디언 기자와 함께 지난 2010년 광산 현장에서 두 차례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44살 여성 루시아 마렘벨라를 만났다. 마렘벨라는 광산에서 금을 찾아다니다 남자들에게 붙잡혔다. 지역 여성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도망가다 지치면, 결국 그들은 우리를 붙잡아 데리고 갔고, 자신들의 차량에 태워 행인들의 시야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작은 비행장 근처 외딴 곳으로 데려갔다"고 말했다. 남성들 중 한 사람이 자신들을 강간하는 동안 나머지는 망을 보고 있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더러운 짓이 끝나고 나자 우리를 풀어주고는 다시 차량을 타고 근무지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이 지난 5월 23일 만난 여성 광부 루시아 마렘벨라. 그는 지난 2010년 생계 유지를 위해 금광 벽을 넘다 업체 보안직원에게 붙잡혀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출처: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탄자니아 광업이 민영화되면서 재래식 소규모 채광에 종사하던 마라주 북부 주민들은 기존의 주된 생계수단을 잃었다. 탄자니아 음줌베대학교 강사 메리 루텡게는 “업체가 이들 소유의 토지를 매입한 후 이들은 생활이 불안정해졌고, 업체는 제대로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환경기자연합회 사무총장 메간 파커는 “산업계나 정부에서 매우 가치있게 여기는 천연자원의 채굴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해당 분야 문제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언론인들이 위험에 처하는 이유 중 하나는 특히 외딴 곳에서 활동하는 환경기자들의 경우 규제당국에서 언론인 신분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커 사무총장은 “활동가와 기자 사이의 경계가 매우 모호해질 수 있기에, 반대운동을 벌이는 활동가들과 취재를 하는 기자들 모두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경찰의 살인을 기록한 과테말라 기자가 겪은 일

다음은 과테말라 엘 에스토르의 마야 케치족의 일원인 카를로스 촉 기자가 겪은 일이다. 촉은 일 년에 걸쳐 현지의 페로니켈 광산이 환경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취재하고 있었다. 2017년 5월 27일, 현지 어민들은 광산 접근로를 차단하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어민들은 정부당국이 자신들을 버렸고, 스위스에 등록된 회사 솔웨이가 소유한 이 광산이 자신들의 생계터전인 이사발 호수를 오염시켰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이 돌을 던지기 시작하자 경찰은 실탄 사격을 개시했다. 한 시간 반 후, 어민 한 명이 경찰이 가슴에 쏜 총을 맞고 땅에 쓰러져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다.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카를로스 촉은 곧 ‘협박’, ‘범죄 선동’ 및 ‘불법 단체 결성’ 혐의로 기소됐다.

▲과테말라의 카를로스 촉 기자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어민 카를로스 마즈의 죽음을 포착한 사진을 찍었다. (출처: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촉은 “그 광산업체는 직원들을 통해 내가 총과 칼, 곤봉을 소지하고 있었고, 내가 시위대를 이끄는 주동자였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며 “이에 대해 반복해서 말하지만 나는 한 번도 총기를 소지하지 않았다. 내 직업은 카메라나 녹음기, 휴대폰과 수첩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그 외에 내가 들고 다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금지된 기사' 취재진은 광산업체와 과테말라 당국이 내놓은 광산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서 석연찮은 점을 발견했다. 페로니켈 가공 처리 공장이 밤중에 붉은 매연을 배출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광산업체 대변인은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금지된 기사' 취재진은 이사발 호수가 오염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정부당국의 발표에 이의를 제기한 전문가들을 만났다. 포르투갈 생물학자 에두아르도 림버트는 “광산과 니켈 광석 가공처리공장 부근의 이사발 호수에서 검출된 니켈 수치를 이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검출된 니켈 수치와 비교해볼 때, 광산과 공장이 호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증거가 명백하다"고 말했다.

모회사인 솔웨이 측은 공장 가동을 시작한 이후로 호수의 수심이나 오염 정도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촉은 과테말라 정부가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를 진행하는 동안 자녀들과 떨어진 곳에서 1년 넘게 숨어 살아야 했다. 이 상황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집어삼켰다. 그의 동료 기자 하나가 같은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촉은 판사 접견 일정이 잡힐 때까지 당국의 눈에 띄지 않고 숨어 지내기로 결심했다.

▲카를로스 촉 기자는 1년 넘게 피신 생활을 해야 했다. (출처: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촉은 결국 지난 1월 판사를 접견하고 미결구금은 면했다. 그는 이제 사건 심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같은 취재내용을 알게 된 과테말라 형사법원 호세 펠리페 바퀴악스 판사는 어민들과 카를로스 촉에 대한 사법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현지 판사 에드가 아니발 아르티가 로페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엑스프레소(포르투갈)와 르몽드(프랑스) 소속 취재진에게 말했다.

바퀴악스 판사는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은 범죄 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컬럼비아대학교 언론학대학원의 다트 센터(Dart Center for Journalism and Trauma)를 이끄는 브루스 샤피로 사무국장은 “환경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많은 경우 정부와 완전히 유착돼 있는 기업 혹은 부패행위자를 취재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을 적으로 두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경 문제를 취재하는 기자들만큼이나 일상적으로 위험한 세력들을 상대하는 유형의 탐사보도 기자는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실의 빛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꺼지고 있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조직에 맞서야 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인도 남부지역 사업가 S. 바이쿤다라잔은 1989년에 자신의 아버지가 세운 거대 모래채취 그룹을 운영한다. 정부당국에 따르면 이 그룹의 대표적인 계열사인 V.V. 광업은 공식적으로 허용된 채취량보다 훨씬 많은 모래를 채취하며, 모래채취가 허용되지 않은 곳에서도 불법적으로 모래를 채취한다.

바이쿤다라잔 측 대변인은 ‘금지된 기사' 취재진에게 보내온 입장문에서 조사 내용에 대해 “제기된 모든 혐의는 아무런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법령에 부합하지도 않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불법적 모래채취로 망가져가고 있는 인도의 타밀나두 주에서 활동하는 산드야 라비샨카르 기자는 “합법, 불법적으로 진행되는 모든 모래채취의 약 80%~90%는 바이쿤다라잔 일가가 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밀나두 주에서는 2000년대부터 불법 모래채취가 횡행했다. 지난 2013 당국은 마침내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민간 모래 채취업자들의 불법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모래채취가 전면 금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드라스 고등법원에 제출된 한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모래 채취업자들은 2013년부터 2016년 사이에만 2백만 톤이 넘는 광물을 해외에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타밀나두 주에서 이루어지는 모래 채취(출처: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유엔환경프로그램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하천과 해변에서 이루어지는 모래채취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전 지구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이 문제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현재 나타나는 여러 징후로 볼 때, 우리는 이제 모래자원에 대한 접근이 지속가능성을 가로막는 핵심 장애물이 되고, 통제되지 않은 모래채취로 인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시기에 다가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쿤다라잔 측 대변인은 침식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유효한 사전 환경승인(environmental clearance)을 받고 영업하는 업체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우리 업체가 환경을 훼손한다는 주장은 불순한 동기를 가진 세력이 퍼뜨리는 허위사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라비샨카르 기자는 2013년부터 불법 해변모래 채취를 취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쓴 첫 기사를 출판하자마자 사안의 민감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우리가 기사를 내보낸 지 한 두 시간 만에 신문사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 나 자신도 피고에 포함돼 있었다.

그는 이 사안에 대한 기사를 6편 더 작성했지만, 누구도 그의 취재내용을 보도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2017년 1월, 마침내 인도 비영리 매체 ‘더 와이어'가 그의 기사를 출판했다. 그는 기사가 나간 후 협박성 전화에 시달렸고, 미행을 당했으며, 자신이 취재원과 만나는 장면이 찍힌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산드야 라비샨카르 기자는 불법 모래채취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협박과 미행, 인신공격을 당했다. (출처: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그가 기사화한 업체 중 한 곳의 홍보담당자는 취재진에게 보낸 긴 입장문에서 “산드야 라비샨카르는 우리 회사에 개인적인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라비샨카르 기자가 경쟁사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비샨카르는 신변 안전 문제 때문이 2015년 이후로 이 지역에 직접 찾아가지 않았다.

퓰리처센터에 환경기자 피살에 대한 글을 기고한 프리랜서 기자 사울 엘빈은 “기자에 대한 공격은 강력한 위축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 환경 위기를 겪는 지역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환경 범죄가 벌어지는 외딴 지역에서 나오는 의미있는 보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가장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진실의 빛이 꺼지고 있다는 겁니다.

취재: ‘금지된 기사' 프로젝트, 마리옹 귀간(Marion Guégan), 쎄실 실리스-갈레고(Cécile Schilis-Gallego)
번역: 임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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