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기자>
뉴스타파가 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취재를 통해 현재까지 찾아낸 조세 피난처 한국인들은 모두 2백 45명입니다.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 즉,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명목상의 회사를 설립하면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이 159명,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이 86명입니다.

물론 1차 조사 결과이고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보통 한 명이 1개지만, 많게는 5개 이상의 조세피난처 회사를 만든 사람도 있습니다.

조세피난처에 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대부분 법인 명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해 검은 돈을 숨겨 두거나, 국내 조세당국의 눈을 피해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섭니다.

[제라드 라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대표]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조세피난처에 비밀 회사를 설립하고, 이와 연결된 비밀은행계좌를 통해서 완벽하게 비밀을 유지하며 사업을 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당신이 조세당국에 스스로 말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조세피난처의 세계는 당신이 여기서 뭘 하는지 그 누구도 찾아낼 수 없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조세당국은 결코 이를 밝혀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비밀의 세계도 결국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회사의 내부 자료와 전 세계 탐사보도 전문기자들의 공조 취재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뉴스타파가 찾아낸 한국인 명단은 PTN와 CTL이라는 조세피난처 법인설립 대행회사의 내부 고객정보 기록에서 나왔습니다.

이 조세피난처 데이터는 무려 260기가바이트 분량입니다. 170여개 나라의 13만 여명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10군데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12만 2천여 개 법인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법인의 임원과 주주 신상정보, 중개회사, 대행업체의 이메일 등이 들어 있어 페이퍼컴퍼니 설립과정과 운영행태 등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리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부대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려는) 고객은 보통 변호사나 은행을 찾아 갑니다. 그러면 이들 중개인들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법인설립 대행업체를 연결시켜줍니다.”

뉴스타파와 ICIJ가 찾아낸 한국인 245명도 대부분 유명 투자은행이나 로펌 등의 소개로 PTN과 CTL에 조세피난처 법인 설립을 맡겼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일부는 쿡아일랜드에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쿡 아일랜드에는 주로 신탁회사였습니다.

ICIJ가 입수한 데이터에 나오는 한국인들의 조세피난처 법인 설립 시기는 지난 95년부터 2009년에 걸쳐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고, 97,8년과 2007,8년 금융위기에 페이터컴퍼니 설립이 집중된 것도 특징입니다. 245명의 명단 가운데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 일가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백악관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사무실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이곳의 탐사보도 전문기자들과의 공동취재를 통해 이들 한국인 명단을 찾아냈습니다. ICIJ는 전 세계 40여 개 국 80여 명의 탐사 언론인들과 함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취재해 왔습니다.

이들은 뉴스타파를 제작하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탐사보도에 전념할 수 있는 언론기관이기 때문에 한국의 취재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제라드 라일/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우리는 뉴스타파가 독립적인 언론이고, (조세피난처) 취재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 느꼈습니다. 서둘러서 단순히 이 안에 있는 이름들만을 보도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어떤 이름들이 공공의 관심사에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이런 이름들에 취재를 집중하는 기준을 적용해왔습니다. (한국 파트너도)우리와 같은 기준을 택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뉴스타파가 우리에게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기 때문에 신뢰를 갖게 됐습니다.”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비밀 회사를 설립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보도라고 보고, 재계 인사들을 시작으로 ‘조세피난처로 간 한국인들’의 면면을 차례로 전해드릴 계획입니다.

조세피난처에 재산을 빼돌리거나 검은 돈을 굴리는 것은 조세 정의에 반할뿐 아니라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반국가적 행태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 김용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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