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위원장한테 보여줘야 돼”... 대선 캠프 ‘윗선’에도 직보 정황

2024년 11월 27일 08시 00분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의 ‘비선실세’ 의혹을 사고 있는 명태균 씨가 자신의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윤 후보 측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대선 캠프 위원장급 인사에게도 공짜로 제공한 정황이 새롭게 확인됐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선거자금 회계자료는 물론, 국민의힘 회계보고서에도 명 씨에게 지급된 여론조사 비용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상황이다. 따라서 여론조사 공짜 제공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당시 국민의힘 대선 캠프 수뇌부까지 확대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명태균, 대선 후보 지지도 비공표용 여론조사 지시하며 “영감한테 보여줘야 되거든. 위원장한테”

2021년 11월 21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후보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확정 발표했다.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 이준석이 기용됐다.
▲2021년 11월 21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대선 캠프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확정 발표했다. (기사 출처: 조선일보)
그다음날인 2021년 11월 22일. 명태균 씨는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 씨에게 전화해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지시했다.
●명태균 / 우리 자체 조사는 언제 돌려요?
○강혜경 / 시작했는데…
●명태균 / 시작했어요? 잘했어요.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강혜경 / (오후) 5시 넘어서 만약에 끝나게 되면 내일 통계표 나와서 보고서 들어갈 거고요.
●명태균 / 5시 전에는 (보고서) 되고?
○강혜경 / 네.
●명태균 / 알겠어.

2021년 11월 22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녹음파일
이날 명 씨가 지시한 비공표용 여론조사는 윤석열, 이재명 등 각 당 대통령 후보들의 지지도를 묻는 조사였다. 
▲ 2021년 11월 22일, 명태균 씨가 지시한 비공표 여론조사의 결과 보고서. 각 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도를 묻는 비공표용 자체 여론조사였다.
이어 명 씨는 대통령 후보 지지도를 묻는 이 비공표용 자체 여론조사를 어디에 쓸지, 강 씨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명태균 / (여론조사 완료)되면은 전화했으면 좋겠는데. 내일 아침에 (보고서를) 영감한테 보여줘야 되거든. 위원장한테.
○강혜경 / 알겠습니다.
●명태균 / 예. 고맙습니다.

2021년 11월 22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녹음파일
“영감”, “위원장”으로 지칭되는 외부의 누군가에게 윤석열을 포함한 대선 후보들의 지지도를 조사한 비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대선캠프 ‘윗선’에 ‘명태균 여론조사’ 직보 정황 담긴 명 씨 육성 확인

그렇다면 여기서 명 씨가 말하는 “영감”, “위원장”은 누굴까.
나흘 뒤인 2021년 11월 26일, 명 씨는 강 씨에게 전화해 당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보직을 맡은 김영선 전 의원을 언급하며 이런 말을 했다.
명태균 / 저 김영선이 입 좀 닫으라고 해. 아침에도 어디 추천하는데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에… 그 아줌마 입 좀 더 닫아야 된다고 그러는데.

2021년 11월 26일,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 녹음파일
명 씨가 선대위 즉,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들었다는 내용의 대화. 명 씨가 대선 기간, 윤석열 대선 캠프 내부와 소통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명 씨가 비공표용 자체 여론조사를 보고할 대상으로 언급한 ‘영감’, ‘위원장’은 다름 아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즉, 윤석열 대선 캠프의 위원장급 인사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 또는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명 씨가 만든 비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았을 정황이 담긴 명 씨 본인의 육성이 계속 나오고 있다. (관련 보도 : “윤 총장이 궁금해한다”... 조작 여론조사, 윤석열 후보 ‘직보’ 정황 / https://newstapa.org/article/8yrp7)
명태균 / 조사 돌리면서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얘기를 해줘요.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해 줘야 돼.

2022년 2월 28일 (대통령 선거 9일 전)
명태균 / 그거 빨리 달라고 그래요. 윤석열이가 좀 달라고 그러니까.

2022년 3월 2일 (대통령 선거 7일 전)
●명태균 / 오늘 빨리 돌리면 오늘 결과 나오죠?
○강혜경 / 네.
●명태균 / 오늘 다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저 문자가 왔네. 

2022년 3월 3일 (대통령 선거 6일 전)
이런 상황에서 명 씨가 영감 또는 위원장, 그러니까 국민의힘 대선 캠프 윗선에도 비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했을 정황이 새롭게 드러 것이다.

‘공짜 여론조사’ 제공,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국민의힘 대선 캠프 수뇌부로 수사 확대 필요성

문제는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회계보고서는 물론, 윤석열 후보의 선거자금 회계자료 어디에도 명 씨에게 지급된 여론조사 비용이 단 한 푼도 없다는 점이다. (관련 보도 : 윤석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 정황 또… “대통령 부부한테 돈 받은 거 있습니까” / https://newstapa.org/article/Tv7rk)
이런 상황에서 명 씨가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 국민의힘 대선 캠프의 위원장급에도 공짜 여론조사를 제공한 정황이 새로 나왔다. 여론조사 공짜 제공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수사의 범위를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당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뇌부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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