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 : 증인은 안부수로부터 "내가 자금 마련에 고심 중인 김성혜에게 '노력 중에 있다. 친구를 살려야 한다는 심정으로 자금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을 하자, 김성혜가 "고맙다. 그러나 무리하지 말라"며 걱정을 하였다"라는 말을 듣고, 이를 문건에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요?
● 요원 김 씨 : 예. 거기에 대해서 약간 설명이 필요한데요. 11월 말, 12월 초에 김성혜가 자꾸 돈타령을 하는데 제가 담당관으로서 '왜 자꾸 돈타령을 하는'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첫 번째는 '자금의 성격과 규모가 뭔지 먼저 파악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요. 두 번째는 저희 국정원 고유의 업무입니다만, 북한 측의 중량감이 있는 인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어 딜(거래)이 될 만한 규모나 시점이 된다고 하면...딜(거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해서 제가 안부수한테 12월 8일 중국에 가기 전에 자금의 규모와 성격을 계속 파악해보라는 임무를 줍니다. 그런데 '자금 마련에 고심 중에 있다'라는 건 그 얘기를 계속 끌고 가기 위해서 제가 안부수 회장한테 준 일종의 가장된 스토리였습니다. 지금 PPT 상단에 있는 '친구를 살려야 한다는 심정으로 자금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표현은 가장 스토리에 불과한데, 당연히 김성혜는 '고맙다'는 사의를 표명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12월 한 달 정도 자금의 규모와 성격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노력을 했었고, 그런 상황에서 나왔던 문건인 것 같습니다.2023년 6월 20일 국정원 요원 김 씨에 대한 비공개 증인신문
○ 검사 : 증인이 알아본 이 자금의 성격은 무엇으로 특정이 되었는가요?
● 요원 김 씨 : 특정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첫 번째로 제가 생각했던 것은 11월 말~12월에 북미회담을 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들이 회담에 참석을 하려고 할 때 움직일 수 있는 거마비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안 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돈을 자꾸 요구하는 것은 통전부 측에서 중대한 임무를 띠고 어딘가로 움직이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고 예측을 했었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아마 다른 문건에도 나올지 모르겠는데, 북한 사회는 철저하게 상납 구조라는 게 있습니다. 하부기관이 상부기관한테 자금을 만들어서 바치는 게 현실적으로 존재를 하는데, 그래서 '통전부 측에서도 상부에 돈을 바치기 위해서 이런 돈을 자꾸 만들려고 하지 않는가' 두 가지 정도로 추정을 하면서 알아본 과정에서 나온 겁니다.
○ 검사 : 그게 사실의 여부를 떠나서 어쨌든 문건 상으로 안부수로부터 들은 명목은 '경기도가 약속했던 스마트팜 사업이 있는데, 그것을 들어주지 않아서 곤경에 처했고,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실이지요?
● 요원 김 씨 : 조금 전에는 제가 배경 설명을 드린 것이고, 지금 문건에 나와 있는 그대로 이해를 하시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검사 : 거마비 등에 대한 내용은 증인께서 배경으로 추정을 해본 것이고 '경기도가 약속했던 스마트팜 사업을 지키지 않아서 곤경에 처했고 그렇기 때문에 돈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것은 전언 자체로 문건에 나온 그대로지요?
● 요원 김 씨 : 예. (안부수의) 전언 자체는 이 문건에 나와 있는 그대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2023년 6월 20일 국정원 요원 김 씨에 대한 비공개 증인신문
취재 | 봉지욱 최윤원 한상진 |
디자인 | 이도현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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