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 트위터 여론조작 혐의로 추가기소

2013년 10월 18일 08시 23분

검찰은 지난 10월 17일 국정원 전 심리전단 소속 직원 4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긴급체포해 조사했다. 이들은 트위터 등 SNS 상에서 활동한 심리전단 5팀 소속이다. 검찰은 곧바로 원세훈 전 원장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추가 기소했다.

뉴스타파가 국정원의 대규모 트위터 여론조작 실태를 폭로한지 7개월만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트위터 상에서 벌어진 국정원의 대선개입 실태를 집중보도해 왔다. 빅데이터 업체와 미국 트위터 본사와 협조해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고,  660여 개 계정이 조직적으로 대선과 정치 관련 글을 올렸다는 정황을 밝혔다. 나아가 핵심 계정 ‘nudlenudle’이 국정원 직원 이 모 씨의 것이라는 사실도 규명했다.

검찰 수사는 이같은 뉴스타파의 취재, 보도 궤적에 따라 진행돼 왔고, 이번 압수수색과 긴급체포는 검찰 수사팀이 국정원의 트위터 여론조작 혐의 사실을 확인한 단계에 와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국감 과정에서도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추가적인 사실이 나왔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경찰의 국정원 여직원 댓글의혹 사건 중간 수사발표가 있기 직전, 국정원 직원이 서울경찰청 수사책임자들에게 ‘고맙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중간 수사결과 발표 이전에 국정원이 이미 발표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 진 의원은 이 문자들은 서울경찰청과 국정원 간에 모종의 청탁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앵커 멘트>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트위터에서 선거와 정치 관련 글을 올린 혐의로 국정원 직원 3명을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세훈 전 원장을 추가 기소했습니다. 검찰이 트위터를 통한 대대적인 대선 여론 개입 혐의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는 뜻인데요.

 

뉴스타파가 트위터를 통한 국정원의 대규모 여론 조작 사실을 보도한 지 7개월 만입니다. 또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12월 경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중간수사 발표 직전 국정원 간부가 경찰 간부 2명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오대양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17일 국정원 전 심리전단 소속 직원 4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긴급체포 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트위터를 담당한 심리전단 5팀 소속으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 등 SNS 상에서 댓글 활동을 벌이며 대선 여론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정원 직원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과 긴급체포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검찰의 수사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검찰은 트위터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하고 원세훈 전 원장을 추가 기소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트위터에서의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집중 보도해 왔습니다. 이미 증거가 사라진 일반 웹사이트와 달리 트위터의 경우 빅데이터 업체를 통해 트윗을 확보할 수 있고 트위터 본사를 통하면 신원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을 수 차례에 걸쳐 강조했습니다.

 

또 660여 개 계정이 10개 그룹으로 조직적으로 활동했으며 이들이 퍼뜨린 트윗 28만 건 가운데 15%인 약 4만여 건이 대선관련 트윗이라는 것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nudlenudle과 taesan4같은 핵심 계정은 국정원 직원일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핵심 계정 nudlenudle의 사용자가 심리전단 소속 43살 이 모 씨라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지난 5월 빅데이터업체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미국과의 사법공조까지, 검찰 수사는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궤적을 따라 이뤄져 왔으며 마침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에 대한 혐의 사실을 확인하는 단계에 돌입한 것입니다. 

 

[인터뷰; 박형철 특별수사팀 부장검사]

"SNS같은 경우 삭제됐기 때문에 그런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거든요. 대선 직전에 그런 트윗을 보관한 업체들…"

 

검찰이 트위터 관련 수사에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관련 재판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에 관련된 추가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대선을 앞두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에 국정원 직원이 ‘고맙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서울경찰청 수사책임자들에게 보낸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

"대통령 선거에 운명을 바꿨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하는 11시. 저조차도 몰랐고 대통령 후보도 몰랐던 11시에, 발표 직전에 ‘고맙다’는 취지의 문자를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받고 있는 서울경찰청입니다. ‘고맙다’는 취지가 뭔가요. 수사가 진행 중에 있는데 고맙다고 핵심 부서 고위직 경찰에게 두 명에게 문자를 보내는 수사, 이것을 국민들에게 공정했다고 당당하게 얘기하고 계십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문자를 받은 사람은 최현락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이병하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과장,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 축소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왔던 인물입니다. 따라서 이 문자는 경찰의 국정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모종의 청탁이 있었고 국정원의 요구가 수용됐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는 게 진 의원의 주장입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낯 뜨거운 ‘꼼수’도 이번 국감에서 밝혀졌습니다. 중간 수사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15일, 김 전 청장이 가졌다는 이른바 ‘의문의 점심식사’.

 

[김용판]

(김민수 : 정보부하고 점심 먹었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저녁은 기억나는 데 점심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김 전 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재판부에 ‘의문의 점심식사’를 소명하기 위해 집무실에서 자신의 배우자와 배우자의 지인 등 일곱 명과 함께 찍은 이 사진을 제출했습니다

 

[김민수 의원-김정석 서울경찰청장]

"(김민수) 이 사진이 촬영된 시각이 당일 12시 42분이에요. 김용판 청장은 5시까지의 식사 소명하기 위해 낸 것입니다. 한 시간은 소명 됐는데 4시간의 일정이 소명 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정석) 자세히 조사 못했습니다. ‘점심시간에 누구와 식사했느냐’만 문제인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김민수) 배우자가 와서 지인들과 와서, 남녀가 청장실에서 집무실 자리에서 사진을 기념 사진을 찍고 끝까지 기억이 없다고 한 것은 납득하십니까."

 

김 전 청장은 당초 그날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해명처럼 배우자와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됩니다 그의 공식 일정에서 사라진 이 4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 지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속속 드러나고 있는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의 진실.하지만 누구의 지시로 이 국기문란의 범죄가 저질러 졌는지, 얼마나 더 많은 불법 행위가 은폐 됐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기 위한 수사당국의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뉴스타파 오대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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