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배달 산재’ 국감 질타, 노동부 장관은 “라이더 안전 강화하겠다”

2019년 10월 04일 18시 04분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노동부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배달 산업재해’와 관련해 “배달 노동자(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배달 앱’에 경고 알림 기능을 넣는 등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뉴스타파와 프레시안의 공동기획 <배달 죽음>을 바탕으로 이 장관에게 질의했다.

한 의원은 우선 “배달 음식을 좋아하는 국민들의 취향에 맞추어서 배달 산업이 굉장히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지만 오히려 사회 안전망은 취약해지고 있다”며 “특히 18~24세 청년들의 산재 사망 현황을 보면 절반 가까이가 오토바이 배달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건설 노동 현장에서도 사망률은 줄어가는데, 배달 현장에서의 사고율은 매년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노동부의 산재 조사 제도도 허술하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배달 사고로 사망한 김은범 군 사건을 예로 들었다.

고 김은범 군은 지난해 제주도의 한 족발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업주의 지시로 오토바이 배달을 나갔다 사고를 당해 숨졌다. 당시 은범 군은 무면허였고, 업주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담당 노동청이었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이 사고를 ‘일반 교통사고’로만 취급, 중대재해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뉴스타파와 프레시안의 공동 취재로 확인됐다.

한 의원은 “은범 군의 사망 원인은 업주가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근원적인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았던 데 있다. 무면허 미성년자에게 운전을 시켰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노동청은 ‘해당 사고가 교통사고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산재(산업재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이 장관을 질타했다. 또 “이미 지난 2017년 고용노동부에서는 배달 산재 사고 관련 각 노동청에 중대재해 조사를 하라고 업무지시를 내린 바 있다. 그런데 노동청은 노동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배달 산재'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한 의원의 질의에 이 장관은 “노동청 일선에서는 배달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라고 생각하면서 산재 조사를 누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시 한 번 각 노동청에 지침을 정확하게 시달하겠다”고 답변했다.

한 의원은 또 청년(18~24세) 배달 사고 사망자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입사한 지 2주 안에 사망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제대로 (자격이)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에게 운전을 시키고 관리 감독도 안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근 3년간 ‘퀵서비스 회사 산재 발생 현황’이 2000건 가까이 된다”며 “건설 노동자의 산재도 줄여야 할 필요가 있지만 노동 현장 변화에 따른 산업재해를 제대로 줄이지 못하고 제대로 된 변화를 찾지 않으면 뭘 하냐”고 노동부를 질책했다.

이 장관은 “지난 연말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준비하고 있는 하위법령 작업에서 이동통신 단말장치를 중개하는 자(배달 플랫폼)에게 배달 종사자의 ‘안전 의무 조치’를 강화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안전 의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배달 플랫폼’ 라이더의 안전에 대해서는 “과거에 도로 위 사망 사고가 났던 지점을 라이더가 지나가게 되면 자동적으로 배달 앱에서 경고 메시지를 내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그런 방안을 통해 배달 종사자가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달 24일부터 4번에 걸쳐 ‘프레시안’과 공동으로 배달 노동자의 산재 실태를 다룬 기획 <배달 죽음>을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 기획을 통해, 무면허 배달에 내몰렸다가 사망한 고 은범 군 사건이 산재사고가 아닌 일반 교통사고로 둔갑된 과정을 시작으로 청년들의 산재 사망 원인 1위가 배달 노동이라는 사실, 플랫폼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최근 3년간 라이더의 산재 사고 횟수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배달사고가 사실상 정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 등을 확인해 보도했다.

제작진
  • 취재
  • 디자인
  • 강혜인
  •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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