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부정선거 확인하려고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점검 했을까?
2024년 12월 20일 17시 25분
뉴스타파가 서울경찰청 증거분석실이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에 제출한 127시간 분량의 CCTV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다.
분석해보니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가 오피스텔에서 나오지 않고 머물러 있는 동안 자신의 각종 댓글 활동 흔적을 삭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경찰은 2012년 12월 13일 김 씨가 제출한 데스크톱과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12월 11일 이후에 데이터 삭제가 이뤄진 사실을 알아냈다.
김 씨가 ‘감금당했다’고 주장하며 오피스텔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동안 김 씨는 자신의 컴퓨터에 남아있던 댓글 활동과 관련된 데이터와 인터넷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도 중간수사결과 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한 경찰은 하드디스크를 복원해서 찾아낸 아이디와 닉네임을 가지고 김 씨가 작성한 정치개입 게시물이 오늘의유머와 보배드림 등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CCTV에는 나타났다.
이정희 대표의 ‘남쪽정부’발언을 비판한 글도 찾아냈고, 오늘의유머 사이트에서 김 씨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이유’란 게시글에 추천을 클릭한 사실도 알아냈다는 것이 CCTV 대화 내용 중에 나온다.
하지만 경찰은 상부가 임의대로 축소한 4개의 키워드(새누리당,민주통합당,박근혜,민주당)만으로 이미 주요데이터가 모두 삭제된 하드디스크만을 분석대상으로 한정함으로써 이 모든 사실을 중간수사발표에서 빼버렸다.
분석에 참여했던 경찰관들 스스로도 국정원 직원 김 씨가 자료를 삭제한 사실과 김 씨가 올린 게시물을 발견한 등이 경찰 발표에 빠졌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 CCTV 녹화 내용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검찰은 이런 내용을 수사과정에서 파악해 경찰의 축소수사를 공소장에 포함시켰지만 국정조사에서 경찰은 자신들의 축소수사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앵커 멘트>
뉴스타파가 서울경찰청 증거분석실이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에 제출한 127시간 분량의 CCTV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분석해보니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가 오피스텔에서 나오지 않고 머물러 있는 동안 자신의 각종 댓글 활동 흔적을 삭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또 경찰은 여직원의 정치개입 게시글을 찾아냈지만 윗선이 내려 보낸 시나리오에 맞춰 자신들이 알아낸 분석결과를 축소하고 은폐했습니다.
이런 일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란 것을 경찰 스스로도 알고 있었습니다. 알려지면 다 죽는 거라는 말이 나옵니다.
함께 보시죠.
#2013년 7월 31일 국정조사 특위 서울경찰청 현장 방문
[김민기 민주당 의원]
112 출동 경찰관이 본부와 상황 종료될 때에 한 교신 내용입니다. 이 교신 내용은 아주 정확히 나와 있어요. 자 읽어 드리겠습니다.
경찰 : 그 신고자가요 말할 상황이 되면 추후 다시 신고한답니다.
본부 : 알았다
경찰 : 도곡3팀장 여기 17
본부 : 여기
경찰 : 순17입니다. 신고자가요, 부모하고 연락해서 나갈 상황이 되면 추후 다시 신고한다고 하니까요. 해산해도 될 것 같습니다.
자 이게 어떻게 감금입니까? 어떻게 인권유린입니까? 본인이 안 나온 명백한 증거가 여기 있는데...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는 왜 신고만 하고 나오지 않았을까?
경찰은 하드디스크 분석과정에서 그녀가 한 일을 알게 된다.
●html파일이 (12월)11일자 이 후 파일만 들어있었어요. 이 라이브파일이.
●(12월)10월 1일 이후의 건은 라이브 데이터는 로그가 11일 이후로 폐기됐잖아요. 그 라이브 데이터는 이 사건 터진 다음에 자기가 검색한 것만 긁은 거야.
●노트북, 최근 12월 11일 이후에 delete(삭제)한 것 볼 수 있을까요? 노트북 꺼
-네?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아까같이 데스크톱 같이 삭제한 기록이 있는지…
-어 잠시만요. 이거 진짜 지운 것 같은데.
#증거 인멸...하드디스크 데이터와 인터넷 게시물을 지웠다.
●글을 지웠어.
-지웠지?
지가 지웠으면 아무 것도 안 나오지? 그래야 내용이 안 나오지.
-빨리 얘기해야 하는 것 아냐? 라이트(write)했던 날짜라든지.
하여튼 지웠단 사실만 말해주는 거잖아.’지웠다’ 글 지운 흔적을 발견했다. 그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은데.
#하지만 경찰은 하드디스크에서 삭제됐던 텍스트(txt)파일을 복구한다. 여기엔 여직원 일행이 사용한 닉네임과 패스워드가 적혀 있었다.
숲속의참치, 토탈리쿨, 진짜진짜라묜, 투데이이즈, 나도한마디 등 무려 40개.
경찰은 발견된 닉네임과 인터넷 접속 흔적을 바탕으로 게시물 확인 작업에 나선다.
●댓글이 이렇게 있어요.
-10개라는 거죠.
아 댓글이 10개.
-네, 댓글이 10개.
그런거 같아요.
#그리고 마침내...
●빠~바바바바. ‘다음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될 수 없는 이유’를 ‘토탈리쿨’이 추천했습니다.
-어디 어디?
‘다음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될 수 없는 이유’, ‘토탈리쿨’이 추천했습니다.
-아, 추천.
추천해도, 그 글은 추천하면 안 되는 것 아냐?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투데이, 오늘의 유머에서 게시글이 나왔어요. 작성자 ‘투데이이즈’로. 얘가 쓰는 거잖아요. 약간, 비방하는, 약간 성향이 편향이.
‘투데이이즈’, 이거 살아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식의?
저거 같은 경우는 복지정책을 까고 있는 것 같거든요.
●‘투데이이즈’가 국보법 폐지에 따르는 누군가는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조차 TV에 나와 대한민국을 남쪽정부라 불러요.
●몇 개 있죠?
오늘의 유머에서 쓰는게...
아, 몇 개 있는데 ‘숲속의참치’가 많이 보이네. 문재인 깔 때는.
그럼 그거 캡쳐해야죠.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게시물이 남아있다는 것도 확인한다.
●자기가 글쓰고 자기가 추천하네.
-크크크
‘숲속의참치’가 글을 쓰고 ‘진짜진짜라면’이 추천을 눌러요.
-크크크
정치적으로 약간 중립을 지키지 못한 건 맞아. 그런 것 같지 않아?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러나 12월 16일 오후.
수사결과 발표를 준비하면서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에 맞춰 말을 바꾼다.
●그리고 이것은 나중에 파쇄
-네, 마지막에는 무조건 다 파쇄. 누가 보면 나라를 구하는 줄 알겠어요.
아니면 파쇄하기 싫으면 하드디스크랑 다 파란박스에 봉인하자. 하드디스크랑 보관할거 봉인한 다음에 2-3달까지 기다려보고, 세상에 별일이 없다 그럼 뜯어가지고 WIPE-OUT(파괴)하고.
-1-2달이면 우리가 불려갈 지 정리할 지…
아니에요. 국정감사 언제 하는데. 국정감사는 연말에 하잖아.
-무조건 날려버려.
●그 다음에 우리는 다 확인이 됐지만 우리가 발표하는 것은 이것 외에는 발표하면 안된다는 조항 단서가 아닌가 싶은 거지.
-그렇죠. 맞죠.
그러면 얘가 방문한 사이트를 밝혀도 되는 것은 되죠?
-그 것은 애매한 게 오유에 이 사람이 자주 드나들었다고 말을 하는 순간, 국정원에서 그 오유사이트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발표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그 사이트를 사찰하고.
-아니, 어찌됐든지 간에 일단 우리 발견된 건 적자 이거죠. 적고 나서 이 조건이 있어서 어떻게 이것을 해야 할 지를 여쭤보는 거예요.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그 조건에 되도록이면 맞추는 쪽으로 가야겠네.
#국정원 여직원의 증거 삭제도, 경찰이 직접 확인한 게시물도, 캡처해 저장한 증거물에 대해서도 모두 입을 닫기로 한다.
●우리가 알아낸 사실은 로그다. 그 것을 위쪽으로 보내야지. 그 답변을 할 건지 말건지 거기서 하고.
-근데 그걸 우리가 ‘삭제한 것 같다’고 하면 안돼. 지금까지 왔는데. 그렇게 얘기해버리잖아? ‘아, 그래? 삭제했어?’ 그렇게 물어본다고. ‘삭제했어? 복구시킬 수 있어? 복수시킬 수 있네’ 이러면서 그렇게 얘기가 된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딱 얘길 해줘야 해. ‘같다’,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돼. 그렇다고 이해해 버리니까.
●또 혹시 작업 생각나는 것 있으세요?
-그거 쓰면 안될 것 같아요.
네?
-원래는 인터넷 사이트 들어가서 URL 진짜 어떤 글을 쓰고 분석한 게 있는데, 그거 캡쳐 했잖아요. 그 걸 쓰면 안 될 것 같아요.
#2012년 12월 16일
‘댓글없음’ 결과 발표 1시간 30분 전
●빨리 끝내게 말해. (댓글) ‘발견했습니다’.
-그럼 다 죽는거야. 그럼 진짜 다 죽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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