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탈세, 뿌리뽑아야" 한 목소리

2013년 05월 27일 10시 27분

지난 22일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한국인 명단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이 날 기자회견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내보냈습니다.

[SBS]
“한국인 245명이 탈세를 하려고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웠다. 단계적으로 명단을 내놓겠다. 뉴스타파라는 인터넷 언론이 국제 탐사보도 언론인 협회와 함께 취재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MBC]
“독립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 취재로 오늘 공개한 조세피난처의 한국인은 이들을 포함해 모두 245명.”

[KBS]
“국내 한 인터넷 언론매체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 취재를 통해 조세피난처에 회사나 계좌를 만든 한국인 245명의 명단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스타파 보도 직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 국세청이 강력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수진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실행위원]
“국세청은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혐의가 있다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를 해야할 것이고, 한푼의 세금도 탈루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될 것입니다.”

국세청이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할 근거는 충분합니다.

뉴스타파와 ICIJ의 조세피난처 보도 이후 이수영 OCI 회장은 페이퍼 컴퍼니 계좌에 100만 달러가량을 예치했다고 시인했습니다. 또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부부와 조욱래 DSDL 회장이 미국 하와이에 있는 수백만 달러짜리 부동산을 거래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국세청은 뉴스타파 보도 이후, 이수영 OCI 회장의 납세자료에 대한 정밀 분석에 나섰습니다. 또 조 전 대한항공 부회장 부부의 해외 부동산 취득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태도로 봐서 국세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설지, 얼마나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내놓을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일부 언론들은 국세청이 외국 정부로부터 조세피난처 자료 제공을 약속받은 것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

[KBS]
“미국과 영국, 호주 국세청은 공동으로 확보한 조세피난처 정보는 400기가 바이트 분량입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확보한 자료가 260기가바이트에 13만 명분인 걸 감안하면 20만 명분의 방대한 정보로 예상됩니다. 이 중 한국인 관련 정보를 우리 국세청이 받기로 했습니다. 국세청은 자료를 넘겨받는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며 이르면 다음달까지 한국인 관련 탈세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반기 중에는 해외 탈세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뉴스타파의 확인결과, 국세청은 아직까지 어떠한 확약도 받지 못했습니다.

[국세청 대변인]
“우리가 입수했다고 공식적으로 얘기한 거는 한 번도 없는데요. 기사가 계속 앞서가요. 이쪽에서 공식적인 거 까지는 협의 중이고, 실무협상 중이다. 이 정도로 나갔고 나머지는 (기사가) 계속 앞서 가더라고.”

한편 ICIJ는 자체 웹사이트에 뉴스타파가 송고한 한국의 조세피난처 관련 영문 기사를 크게 실었습니다. 뉴스타파와 ICIJ의 국제 공조 취재의 성과가 전 세계에 공개된 것입니다.

[제라드 라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대표]
“우리의 목표는 서로의 취재를 도울 수 있다고 믿는 전세계 탐소보도 기자들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국제 공동탐사보도프로젝트의 기준은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 보편적인 문제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물론 이상적으로는 최대한 많은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였으면 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이런 세계 보편적인 문제라면 기본적으로 협업을 통해서 서로가 취재원, 인터뷰, 일의 작업량 등을 나눠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뉴스타파 홍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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