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MB의 유산 4대강 : 2부 사라진 책임자들

2017년 06월 09일 18시 25분

강은 썩어갔고 생태계는 망가졌다. 모래톱이 있던 자리에는 보가 들어섰고 강 주변은 시멘트로 채워졌다. 홍수와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고 수질이 개선된다고 선전한 4대강 사업. 그러나 천문학적 예산을 부어 강을 망가뜨린 결과만 낳았다. 사업 당시 강이 훼손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사업을 강행했다.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찬동했던 정치인, 공무원, 교수, 전문가 등이 힘을 실어주면서 강은 빠른 속도로 망가져갔다. 2013년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에 찬동한 인사들을 책임 정도에 따라 S급, A급, B급으로 분류해 발표했다. S급 10명, A급 168명, B급 89명, 총 267명이 4대강 사업 찬동 인사에 명단을 올렸다. 이들은 숱한 부작용이 드러난 지금도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할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4대강 사업 찬동 인사 중 사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들을 찾아가 지금도 그 소신에 변함이 없는지 물어봤다. 아래 인물들은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만난 S급 찬동인물이다.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 : 4대강사업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4대강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퇴임 후 한 언론사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실시해 4대강의 생태가 망가지는 것을 방관한 인물이다. 4대강환경영향평가는 2009년 6월 시작해 4개월 만인 10월에 평가를 종료했다.
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 : 국토해양부 차관과 장관을 거치며 4대강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GS건설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GS건건설은 4대강 사업에 참여한 대표 건설사다.
심명필 전 4대강추진본부 본부장 :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이었던 심 씨는 4대강살리기 본부장에 발탁된 후 현장지휘자로 활동했다. 4대강추진본부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대한토목학회 회장까지 역임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영달을 누렸다.
차윤정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부본부장 : 생태전문 저술가인 차 씨는 4대강추진본부 부본부장에 발탁된 후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데 앞장섰다. 그는 4대강사업에 관여하며 하천수변공간조성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4대강을 망친 것에 책임있는 수 많은 사람 중 책임이 가장 무거운 것은 단연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반성은 커녕 오히려 회고록을 통해 ‘4대강이 되살아나 맑은 강이 가득 차 흐르게 될 것’ 이라며 4대강사업을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박근혜 정부조차 두 차례의 감사를 통해 숱한 문제점을 지적한 4대강사업을 성공한 사업이라 자찬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부했다.

4대강사업은 여전히 숱한 의혹으로 남아있다. 사업을 추진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적법한 절차를 밟았는지, 부당한 이익을 챙긴 사람은 없었는지 4대강사업의 총책임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답변해야 할 때다.


취재작가 : 박은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권오정
취재, 연출 : 김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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