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

누가 숨겼나, 의혹 가득한 제주 영리병원

2018년 09월 28일 22시 00분

빠르면 2018년 10월 중, 국내 첫 영리병원 개설 허가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현재 숙의형 공론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의견은 엇갈린다. 반대 측은 결국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병원이 될 것이고 의료 공공성과 의료 서비스 양극화를 불러온다고 말한다. 반면 찬성 측은 의료산업 활성화와 함께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공론 조사의 결과는 어떨까?

▲ 지난해 완공된 제주 녹지국제병원

국내에서 외국 영리병원은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서만 허용된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제주국제자유도시 6대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제주 서귀포시 153만 제곱미터 부지에 의료관광복합단지를 조성하고, 단지안에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개설한다는 것이다.  

▲ 제주에 있는 녹지그룹 한국지사

녹지국제병원 사업자인 녹지그룹은 중국 상하이시가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중국 국영 부동산 전문 투자 기업이다. 병원을 운영한 경험은 없다.

영리병원 사업계획서 승인권자인 보건복지부와 개설 허가권자인 제주도는 사업주체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특히 국내 자본이나 법인의 우회투자는 있는지 심사할 책임이 있다. 사업계획서 승인과 개설 심사 과정은 어땠을까?

국제녹지병원장으로 소개한 김 모씨, 국내 의료재단 등기이사로 밝혀져

지난해 11월 24일, 영리병원  개설허가를 놓고  제주도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가 녹지국제병원에서 열렸다. 그런데 참석자 중 김 모 씨의 존재가 눈에 띄었다.

당시 심의위원이었던 오상원 씨(민주노총 제주본부 교육선전부장)는 “김 씨가 자신을 녹지국제병원장이라고 밝히면서 병원을 소개했다”며 김 씨를 기억했다. 당시 언론에도 김 씨의 참석 사실이 소개되기도 했다.  

확인 결과, 김 씨는 국내 의료법인인 미래의료재단의 등기이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법인의 우회투자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미래의료재단 측은 병원 운영과는 관련이 없고 자문 영역을 맡았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의구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2015년 사업계획서 승인과정에서도 우회투자 의혹 불거져

국내 법인의 우회투자 논란은 2015년 녹지그룹이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을 당시에도 제기된 바 있다. 투자 지분의 5.6%를 투자한 제2투자자인 ‘북경연합리거 의료투자 유한공사’의 존재가 문제가 됐다. 이 중국 법인이 운영하는 중국 내 병원 중에 하나가 ‘서울리거’인데 병원장이 한국인 홍 모 씨였다. 홍 씨는 서울 강남에서 대형 성형외과를 운영 중이었다.

우회투자 의혹이 제기되자, 녹지그룹은 사업시행자를 중국 법인으로 바꿔 사업계획서를 보건복지부에 다시 제출했고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는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 장관

목격자들 제작진은 당시 승인을 낸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났다. 승인 과정이 적절했는지 물었지만 정 전 장관은 녹지그룹 측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서류에 이상이 없어 승인했다”고 답변했다.

녹지국제병원이 제출한 영리법원 사업계획서 원본 공개 거부

시민단체들은 영리병원 사업계획서 승인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증하기 위해 녹지국제병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서 원본과 의료진의 명단 공개를 보건복지부와 제주도 등에 요청했다. 그러나 복지부와 제주도는 녹지그룹 측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계획서 원본의 공개를 거부했다. 또 의료진 명단 역시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했다. 더구나 제주도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조차도 사업계획서 원본이 아닌 요약본만을 열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4년 동안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승인과 심의 과정의 내막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취재했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연출 김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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