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숨겼나, 의혹 가득한 제주 영리병원
2018년 09월 28일 22시 00분
뉴스타파는 지난 금요일(중국 사기 대출 기업이 박근혜 정부 제1호 영리병원 설립?) 정부가 우리나라 제1호 영리병원으로 승인 검토 중인 싼얼병원의 모그룹 회장이 사기 대출혐의로 구속됐고, 회사는 사실상 부도상태라는 점을 단독보도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의 현지 확인결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제주도의 싼얼병원 현지 법인 사무실은 이미 지난해 철수한 상태였다. 심지어 싼얼병원이 사업계획서상 밝힌 사업대지 16,214 m² 가운데 약 40%의 대지는 매입조차 하지 못한 상태로 밝혀졌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접촉한 싼얼그룹 전 고위 관계자 역시 “현지 법인이 철수한 것은 회장의 구속 등 중국상황이 좋지 않아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일것이라며 싼얼그룹이 2010년 이후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싼얼병원의 투자여력이 의문시되는 상황인데도 제주도청은 싼얼병원에게 줄 각종 세금감면혜택과 경제적 기대효과를 홍보하는데만 열을 올렸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제주도청의 내부문서에 따르면 제주도청은 싼얼병원에게 막대한 특혜를 줄 계획이 담겨있다.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원책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를 5년간 100%면제해주고, 취등록세 및 재산세를 무려 15년간 100% 면제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밖에 각종 부담금 역시 면제해준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제주도청은 이 문서에서 싼얼병원 유치로 예상되는 경제적 기대효과로 외국인환자 1,152명 유치와 이로 인한 의료관광 수입 149억원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아무런 검토나 검증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청이 내부문서에 기재하고 또 보건복지부등 중앙부처에 넘겨준 이 경제적 기대효과는 사실 싼얼병원의 사업계획서에 나온 홍보문안을 그대로 베껴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싼얼병원 유치는 지난 12일 발표된 박근혜 대통령의 제 6차 투자활성화 대책 가운데서 핵심적인 사안으로 정부의 보도자료에까지 등장한 바 있다.그러나 대통령의 발표가 있고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수많은 문제점들이 뉴스타파 등 언론들에 의해 제기되자 제주도청의 관계자는 싼얼병원이 스스로 투자를 포기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내비치기까지 했다.
싼얼병원 논란에 대해 제주도청측은 “국가(중앙정부)가 결정내리기도 전에 지방자치단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공식적인 인터뷰를 거절했다.보건복지부의 뜻에 따르겠다는 것이다.그러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오히려 싼얼병원의 유치는 제주도가 책임질 일이라며 지방자치단체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지난 12일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정부의 투자활성화대책의 핵심적 내용이었던 “해외자본이 직접 투자한 국내 제1호 영리병원” 유치 선언은 한바탕 헛소동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싼얼병원을 승인할 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시한은 다음 달, 9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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