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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4일 11시 00분
대형 투자은행이 직접 차명주주, 차명이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나
뉴스타파는 ICIJ 데이터에서 조세피난처 세운 한국인 유령회사 369개를 찾아냈다. 특히 이들의 뒤에서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을 자문하고 중개한 이른바 마스터클라이언트 (설립 중개업체 또는 중개인)를 분석했다. 조세 피난처 유령회사의 배후에 이들의 역할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은행과 로펌, 전문업체, 개인 등 모두 175건이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형 투자은행이 중개한 곳은 57개로 전체 15%를 차지했다. 조세피난처에 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마스터 클라이언트는 스위스 최대 은행 UBS였다. UBS 싱가포르 지점과 홍콩 지점을 합해 모두 31곳의 유령회사 설립을 중개했다.
특히 대형 투자 은행들은 고객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는 수법으로 노미니 디렉터(Nominee Director) 즉 차명 이사를 내세운 유령회사의 비밀계좌도 만들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EXECORP이다. 이사를 뜻하는 EXECUTIVE와 회사를 뜻하는 CORPORATION을 합친 말이다. 이렇게 차명 이사를 내세우고, 대신 계좌 인출권은 자신들만이 독점 행사한다는 이면 결의서를 작성해 은행에 제출하는 등 자신의 존재를 감추는 방식으로 차명주주와 차명이사가 내세운 곳은 369개 중 50곳이었다. 이런 차명 서비스는 해당 은행 측과 사전 협의가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약정, 이들 대형 투자 은행의 역할을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UBS 홍콩 지점은 “영업 지역의 모든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고 있고. 자신들은 고객에게 세금자문을 제공하지 않으며, 따라서 어떠한 위반 행위도 저지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도이체 방크 홍콩지점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도이체 방크는 세금 관련 법규와 보고의무를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부자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취재팀은 특히 동남아 최대은행은 DBS를 찾아 직접 PB(프라이빗 뱅킹) 상담을 받았는데, 그 결과 DBS 측은 더 완벽한 비밀 유지를 하려면, 차명 이사와 차명 주주를 사용할 수 있다며 차명을 권유했고, 특히 차명으로 비밀 계좌를 만들어, 고객의 존재를 감춘 채, 한국에서 주식 투자 등을 할 수 있다늠 말도 들었다. 즉 DBS 이름의 이사와 주주를 내세우면, DBS가 국내 주식을 매입하는 것처럼 꾸며준다는 설명이었다.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 투자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 그 비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렇게 겉으론 버젓한 대형 은행이 조세피난처를 이용, 비밀계좌를 권유하고, 차명주주까지 제공해 탈세를 방조하는 등 사실상 ‘검은 돈’을 유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존 크리스텐슨 조세정의 네트워크 대표는 “대형 은행은 정교한 방식으로 부자들에게 조세피난처를 통한 세금 회피 등을 도와주고 있다면서, 이들 대형 은행들은 탈세 등 범죄 환경을 야기하는 데 있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며, 강력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립 회사 수에 따른 마스터 클라이언트 목록 (상위 10개)
순위 | 마스터 클라이언트 | 설립 회사 수 | 비고 |
1 | UBS AG (HK, | 31 | 홍콩 21개, 싱가포르 10개 |
2 | Company Kit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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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Offshore Business |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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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Ready-Made |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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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Unitrust Corporate |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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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Panocean Secretarial |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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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Deutsche Bank AG, | 8 | 싱가포르 지점(1개) 포함시 9개 |
8 | Sonja Chong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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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Northstar Pacific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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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DBS Corporate | 5 | 자회사 2곳 포함시 7개 |
10 | Simplex Asset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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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Allen & Bryans | 5 |
출처 :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데이터저널리즘연구소
연도별 유령회사 설립 추이
출처 :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데이터저널리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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