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기업은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에서 돈을 벌어 들이지만, 소비자는 자신이 사는 나라의 법률과 법원을 넘지 못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사법제도는 삼성, 애플, 폭스바겐, 옥시 같은 글로벌 기업에 유난히 유리합니다. 이들 회사가 휴대전화의 성능을 속이고 엉터리 살균제를 만들어도 한국 소비자는 좀처럼 배상받기 어렵습니다. 다른 나라 소비자는 한국의 수천 배 넘는 배상을 받습니다. 한국에는 없는 집단소송(Class Action)제도가 있어서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기업은 더욱 부도덕해지고, 소비자는 더욱 불리해집니다. 글로벌 기업 시대, 한국의 소비자 권리를 5회에 걸쳐 살펴봅니다. 한국에서 집단소송이란 표현이 종종 쓰이지만 사실은 원고가 많은 ‘대규모 소송’을 가리킬 뿐입니다. 이런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이번 시리즈에서는 집단소송 대신 불가피하게 ‘클래스 액션’이란 미국식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