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지역구 공천 분석> 청년은 험지로, 다선은 양지로

2024년 03월 18일 18시 00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이 22대 총선 지역구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한 가운데 거대 양당에서 공천한 20~30대 청년 후보의 비율은 3~4%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국민의힘은 청년 후보의 60% 가량을 당선이 어려운 험지에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두 당 모두 3선 이상 다선 출신 후보자들은 60% 이상이 당선이 비교적 쉬운 이른바 양지에서 공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번에도 생색만 낸 청년 공천…국힘은 청년 후보 과반 험지 배치

뉴스타파가 254개 지역구의 후보를 모두 확정한 국민의힘과 246개 지역구의 후보를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 공천 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 20~30대 청년 후보자는 국민의힘이 11명, 더불어민주당이 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체 지역구 후보의 각각 4.3%와 3.5%에 그친 것으로 전체 유권자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 30%에 크게 못 미칩니다. 
청년 후보들에게 지역구 공천을 배려했다고 볼 수 있는 공천 방식인 전략공천과 단수공천은 합해서 국민의힘이 6곳, 더불어민주당이 7곳으로 비슷했지만 청년을 공천한 지역구의 투표 성향을 보면 실질적인 당선 가능성에는 두 당 사이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보수우세지역에 3명 만을 배치한 반면 험지라고 할 수 있는 서울 강북지역과 경기도 등 진보우세지역에는 전체 청년 후보의 64%인 7명을 배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험지(보수우세지역)에 배치한 후보는 3명으로 전체의 33%였습니다.
지역구의 투표성향별로 두 당이 배치한 청년 후보의 지역구를 구분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세지역은 최근 4번의 선거에서 3번 이상을 승리한 지역구를 말합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보다 2명 많은 11명의 청년 후보를 공천했지만, 상당수를 험지에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7명)보다 많은 12명의 청년을 지역구에 공천했지만 67%인 8명을 진보우세지역에 내면서 실제 당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소속 청년 후보는 1명(배현진, 서울 송파을)에 그쳤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청년 후보 7명을 지역구에 공천했는데 이 가운데 험지인 보수우세지역에 공천한 후보는 3명 뿐으로 결과적으로 5명의 청년 당선자를 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보다 3명 많은 12명의 청년 후보를 지역구에 공천했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보수우세지역에 공천한 후보는 2명에 불과해 청년 당선자의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지 점령한 3선 이상 다선 의원들

정당들마다 공천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이슈들 중 하나는 다선 의원들의 용퇴, 세대교체 같은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22대 총선에 다시 도전하는 3선 이상의 다선 출신 후보는 ‘조용한 시스템 공천’이라 자평했던 국민의힘이 31명으로, 공천 과정에서 안팎으로 논란이 많았던 더불어민주당(25명)보다 많았습니다.
다선 후보의 비율은 국민의힘이 전체 지역구의 12.3%, 더불어민주당이 9.8%입니다. 
3선 출신 후보의 수는 17명으로 두 당이 같았지만, 국민의힘은 4선 출신 후보가 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6명 보다 2명 많았고 5선 출신 후보도 6명으로 더불어민주당 2명보다 6명 많았습니다.
국민의힘의 4~5선 출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3선 이상 지역구 후보자의 수는 두 당이 똑같이 25명이었습니다.
다선 후보자들의 출마지역을 보면, 두 당 모두 과반 이상이 양지에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당이 우세한 지역에 출마한 다선 후보자의 수는 국민의힘이 19명으로 전체 다선 후보자의 61%, 더불어민주당은 18명으로 다선 후보자의 72%를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3선 이상의 다선 후보자들은 당선이 수월한 양지에 배치됐다.
12년에서 20년 동안이나 의원 생활을 한 다선 후보자들은 주로 당선이 쉬운 양지에서 공천을 받은 반면, 경력이 없는 청년 후보자들은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험지에 출마하는 행태는 ‘국회의 세대 다양성 확보’라는 과제가 거대 양당에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같은 흐름은 결국 더 나이 든 22대 국회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역구 후보자의 평균 나이(만 나이 기준)는 국민의힘 57.6세, 더불어민주당 56.5세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두 당의 각각 55.8세, 54.9세보다 모두 1.5세 이상 늘었습니다.

여성 30% 당헌 또 못 지킨 여성 공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당헌에는 지역구 선거에 여성을 30% 이상 공천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명시해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당헌 조항은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여성전진대회를 열어 여성 30% 공천을 다짐했다.
국민의힘은 30명, 더불어민주당은 40명의 여성 후보를 지역구에 공천해 지난 21대 총선 당시의 각각 26명과 32명에 비해서는 다소 늘었습니다. 하지만 공천 비율은 각각 11.8%와 15.8%에 그쳤습니다. 30% 조항의 절반 또는 절반 이하에도 못 미치는 실적입니다.
두 정당이 여성 의원을 공천한 지역을 살펴보면, 여성 의원 수를 실질적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도 발견하기 힘듭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우세지역과 보수우세지역에 공천한 여성 후보의 수가 19대 17로 비슷했고, 국민의힘은 험지에 보낸 여성 후보가 15명으로 양지에 보낸 여성 의원 12명보다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여성 후보를 험지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배치한 것으로 집계왰다. 

음주운전 전과 지역구 후보, 국힘 22명 민주 21명

더불어민주당에서 전략공천한 후보가 음주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의 공천 기준을 놓고 “민주당에 음주운전 가산점이 있는 것 아니냐”며 비난한 적이 있었습니다.(관련기사:민주당에 음주운전 가산점?...양당 후보 음주운전 전력 따져보니
공천이 마무리된 현재 기준(3월18일)으로 지역구 후보자 가운데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후보는 국민의힘 22명, 더불어민주당 21명으로 최종 집계돼 국민의힘이 1명 더 많았습니다.
제작진
데이터시각화김지연
웹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