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한선교 의원, ‘급조’ 민간단체로 국고 5억 꿀꺽?

2014년 01월 28일 22시 17분

보조금 특혜지원 의혹...문체부는 모르쇠 일관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실체가 모호한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국고보조금 5억 원을 지원받은 뒤 정산도 하지 않고 1년 넘게 버티고 있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결과 드러났다. 특히 문체부는 별다른 심사과정도 없이 이 단체에 거액의 국고를 지원한 반면, 이 단체가 남은 보조금을 1년 넘게 반납하지 않는데도 계속 반납 기한까지 연장해 줘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회원 절반 이상이  ‘의원 보좌진·가족·새누리당 당원’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국회 문방위 간사 시절인 지난 2012년 1월 ‘정암문화예술연구회’라는 단체를만들어 문체부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다. 뉴스타파가 이 단체 회원명부를 입수해 조사한 결과 회원 절반 이상이 한선교 의원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회의 회원은 모두 119명이다. 이 가운데 △한선교 의원 보좌진과 보좌진 가족(8명) △고액정치후원자 등 한선교 의원 지인 (10명) △문체부 산하기관(한국문화정보센터·11명) △새누리당 전현직 당원 31명 △기타 보좌관 등이 섭외한 지인(15명)등 75명이 한 의원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단체 등록 한 달 전인 2011년 12월 일괄 가입했다.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100명 이상의 상시 회원이 필요하다.

▲ '정암문화예술연구회’ 회원 119명 가운데 75명이 한선교 의원과 관련된 인사였다.  

회원 중 상당수는 자신이 이 단체에 가입돼 있는지도 모르고 있거나 활동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당원이면서 이 단체의 회원으로 등록된 남모 씨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정암문화예술연구회라는 이름을 모른다”고 답했다. 이렇게 회원 가입 사실조차 부인한 회원이 22명에 이른다. 한 의원이 민간단체를 등록 요건을 갖추기 위해 이들의 동의도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이 단체가 등록된 본사(서울 강남)와 지부(경기도 용인) 주소에는 각각 ‘PCN’과 ‘코렉스시스템’이라는 회사가 입주해 있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정암문화예술연구회 회원을 둔 곳으로 PCN의 대표는 “한 의원실 측과의 친분으로 임시로 주소가 필요하다고 해 사무실을 빌려줬다”며 “가끔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국고 5억 신청 하루 만에 문체부 ‘전액 지원’ 결정...잔액 반납도 ‘아직’

이처럼 실체가 불분명한 단체인데도 문체부는 5억이나 되는 국고보조금을 단숨에 지원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의 단체가 문체부에 공연사업을 하겠다는 명목으로 국고 5억원을 요청한 것은 지난 2012년 4월 26일. 문체부는 이 요청을 받고 하루만인 2012년 4월 27일 보조금을 전액 지원키로 결정했다. 다른 비영리민간단체 관계자는 “최장 1년까지 걸리는 국고보조금 지원과정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라며, “5억원이나 되는 거액의 국고를 한 번에 지원받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선교 의원의 단체는 보조금 5억 원 중 5,900만 원만 사용하고, 잔액 4억 4,000여만  원은 아직 국고에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한 의원의 단체는 2013년 1월 초 이 돈을  반납해야 했다. 그러나 국고 반납을 독촉해야 할 문체부는 두 차례에 걸쳐 반납 기한을 연장해줬다. 마지막 반납 기한인 2014년 1월 초까지도 한 의원은 보조금을 반납하지 않았다.

▲ 5억 원에 이르는 국가 보조금을 반납하지 않고 있는 한선교 의원과 돈을 지원한 문체부는 모두 관련 질의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보조금을 지원한 문체부에 “국고지원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심사는 있었는지, 소관 상임위 간사와 위원장으로서 특혜를 누린 것은 없었는지, 국고반납을 연기한 사유가 적절했는지” 등을 물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이에 대해 “국회의원이 대표자로 있고 자기 소관 상임위에 관련된 예산이 사실은 공정한 공모 절차라든지 심사절차 같은 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이렇게 임의로 지원됐다는 자체가 상당히 특혜 소지가 있다” 며 “국회의원으로서 지위나 권한을 남용한 게 아닌가 의심이 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한선교 의원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한 의원의 개인 휴대전화는 계속 전원이 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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