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선관위, 포털에 후보 정보 삭제 요구

2014년 05월 23일 21시 55분

6.4 지방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8천 9백 여 명에 이른다. 뉴스타파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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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후보자들의 명부가 공개돼 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함께 재산, 병역, 납세, 체납, 전과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중앙선관위, 후보자 정보 제공 접근 어려워

그러나 상세한 후보자 정보공개자료를 열람하기 위한 접근이 어려웠다. 선관위의 설명에 따라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려 했지만 잇따라 오류가 발생했다. 운영체제가 다른 2대의 컴퓨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컴퓨터에 익숙치 않은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상세 정보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모바일 기기로는 아예 이용이 불가능하다.

어렵사리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후보자 정보에 접근했다. 그러나 공개되어 있는 재산 내역에는 아파트 동 호수는 물론 아파트 이름까지 빠져 있다. 동 단위 주소와 면적, 가격에 대한 정보만 나올 뿐이다. 전, 답 등 토지의 경우도 지번이 제외돼 있다.

선관위, 후보자 정보 가운데 아파트 명칭 제외 등 구체적 재산 정보 제한해놔

후보자들의 재산 형성 과정을 검증하기 위해선 보유 부동산의 상세 주소가 필요하다. 선관위가 제공하는 자료로는 후보자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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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 센터 소장 전진한 소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아파트명과 땅의 지번을 비공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의 특성상 자신의 재산을 비공개하는 효과가 야기됩니다. 아파트명에 따라서 가격의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고 땅의 위치에 따라서 공시지가와 다르게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나기 때문에 상세 주소를 비공개 하는 것은 재산 내역을 비공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정부나 국회의 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과 선관위의 자료를 비교하면 후보자 정보가 얼마나 부실한지 확연히 알 수 있다. 국회의원들의 재산 내역이 공개된 국회관보에는 아파트의 이름도 공개되어 있으며, 토지의 경우 상세 지번까지 공개돼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2010년부터 후보자의 재산정보 공개 범위를 제한했다면서, 그 이유를 후보자의 개인정보 보호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모두 공개했지만 선거일 이후 후보자 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10년부터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후보자의 개인정보 보호 차원이다.

일부 후보자, ‘포털에 자신의 정보 제공하지 말아달라’ 민원 선관위에 제기

문제는 또 있다.

뉴스타파 취재결과, 이번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제공하지 말 것을 선관위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민원은 지난 3월 이후 수차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이후 이 민원을 받아들여 포털 사이트에 연락해 후보자의 정보를 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선관위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털어놨다.

어떤 후보자는 예비 후보자 때부터 내 정보가 타 기관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싫다는 전화가 왔다. 특히 포털에 자신의 정보가 나가는 것을 싫어해, 민원을 제기했다.

현재 주요 포털에는 후보자의 기본적인 경력만 나올뿐, 재산총액이나 납세 등은 제공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기반인 선거는 유권자에게 제공되는 제대로된 정보가 필수다. 하지만 이번 6.4 지방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는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부실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고, 포털사이트에는 선관위가 공개한 자료마저 제대로 게재하지 못하고 있어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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