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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③ 동아일보 사주와 박수환

2019년 01월 30일 17시 46분

2016년 8월, 송희영 당시 조선일보 주필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착 관계가 폭로돼 언론과 재계의 검은 거래가 또다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 사건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송 전 주필은 접대골프, 초호화 해외여행 등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그런데 송 전 주필과 대우조선해양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었다. 바로 홍보대행사 뉴스컴의 박수환 대표였다. 그는 언론과 기업을 연결하는 ‘로비스트’였다.

뉴스타파는 지난 수개월간 언론과 기업의 부적절한 공생관계를 취재해 왔다. 그 과정에서 둘 사이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방대한 자료를 입수했다. 바로 ‘로비스트’ 박수환의 휴대폰 문자 파일이다.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박수환의 휴대폰에 저장됐던 것으로 총 2만 9534건에 달한다.

문자의 상당부분은 사적인 내용이거나 회사업무와 관련된 것이었다. 하지만 일부 문자에서 언론과 기업의 부적절한 공생,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흔적들이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박수환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민낯을 연속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타파가 입수한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 파일에는 언론사 사주나 대표들과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주고받은 문자도 들어 있다.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조선일보 방준오 이사, 이세정 아시아경제 사장 등이다. 이들은 박수환 대표와 수시로 만나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하며 친분을 맺었다. 박수환 문자에는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이 박 대표를 통해 의사 처방없이는 구입이 불가능한 전문의약품을 제공받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 의약품은 한 때 박 대표의 고객사였던 동아제약이 제조, 판매하는 약이다.

박수환 문자를 보면 김재호 사장이 운영하는 동아일보가 뉴스컴을 통해 한 외국계 기업의 홍보성 기사를 1억 원을 받고 게재한 정황도 나온다. 인촌 김성수의 증장손인 김재호 사장은 현재 동아일보와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대표를 맡고 있다.

▲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왼쪽)이 박수환 뉴스컴 대표를 통해 동아제약으로부터 의사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제공받은 사실이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로 확인됐다.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박수환 통해 전문의약품 선물 받아

박수환 문자에 따르면, 박수환과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은 골프 모임을 수시로 가지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2013년 2월, 김 사장과 박 대표는 다음과 같은 문자를 주고 받았다.

뉴스타파는 문자에 등장하는 ‘정프로’라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자가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

김재호 사장, 박수환 대표와 같이 골프도 친 적이 있습니다. 김 사장에게는 골프 레슨도 했었습니다. 내가 (골프)연습장을 차릴 때, 두 사람이 TV를 기증한다고 했는데, 아마 그와 관련된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골퍼 정 모씨

TV 구매비용에 대한 문자를 주고받은 보름 뒤, 김 사장과 박수환은 또 문자를 주고 받았다.

박수환 대표가 한 때 홍보대행을 한 동아제약이 김재호 사장에게 뭔가를 선물로 보낸다는 내용이다. ‘친전’이란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다른 사람은 열어보지 못하게 한 선물로 추정된다. 3분 뒤, 박 대표는 김 사장에게 다시 문자를 보냈다.

동아제약이 김 사장에게 보낸 선물이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이 가능’한 전문의약품약이라는 내용. 두 시간 후, 이번엔 김 사장이 먼저 박 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다.

1년 뒤, 박수환이 동아제약 강정석 사장에게 보낸 문자에는 김 사장이 받은 전문의약품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

이런 문자가 오갈 당시, 동아제약은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의 의사 리베이트 수사 등 각종 현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김 사장이 동아제약으로부터 전문의약품을 선물받은 보름 뒤, 선물을 보낸 동아제약 강정석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국내 1위에서 글로벌 제약회사가 되겠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동아제약 홍보기사였다.

하지만 인터뷰의 주인공인 강 사장은 이후 회삿돈을 빼돌리고,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

동아일보, 박수환 고객사 GE와 1억 원짜리 기사 거래 정황

동아일보가 박수환 대표의 고객사와 기사거래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도 확인됐다. 2014년 10월 13일, 동아일보는 ‘GE의 혁신노트’라는 제목으로 GE를 홍보하는 기획기사를 4번에 걸쳐 연재했다. 그런데 기획마무리 직후인 2014년 12월 19일 박 대표와 김재호 사장이 주고받은 문자에서 당시 기사가 1억 원짜리 청탁기사였다는 내용이 발견됐다.

박 대표의 말대로, 동아일보는 이듬해에도 GE의 혁신을 다룬 기사를 또 게재했다.

뉴스타파는 동아일보와 김재호 사장 측에 ‘박수환 대표를 통해 전문의약품을 부적절한 절차를 통해 받은 사실이 있는지’, ‘GE와 돈을 주고받는 기사거래를 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3일 후 동아일보는 이메일을 통해 답변을 보내왔다.

제약회사의 약을 부적절하게 받은 바 없으며, 문자의 내용 또한 아는 바 없다. GE 기사와 관련해서는 동아일보 외에도 여러 언론사에서 비슷한 시기에 홍보 기사를 게재했고, 기업 후원이 있음을 지면에 명시했다. 또 사실과 다르거나 입증할 수 없는 내용을 보도할 경우,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 보도 이후 GE코리아측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GE코리아는 동아일보의 해당 기사에 1억 원을 후원한 사실이 있다. 언론사에서 취재한 기사와 구별하기 위해 GE코리아의 로고와 슬로건을 지면에 표기했다. 해당 기사는 첨단 기술, 리더십, 인재교육 등 GE의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 '콘텐트 파트너십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것이다."


취재 : 한상진, 홍여진, 강민수, 강현석
연출 : 신동윤, 박경현
촬영 : 최형석
편집 : 정지성
데이터 : 김강민
CG : 정동우
디자인 : 이도현
음성대역 : 전숙경, 남유경, 윤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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