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도네시아 석탄발전소 뇌물 혐의로 현대건설 수사
2024년 11월 14일 11시 00분
<앵커 멘트>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 회사, SSCP의 대표 오정현씨가 무려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이 드러났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요? 송원근 피디가 취재했습니다. <송원근 피디> 당시 갑작스러운 부도로 수많은 소액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부도 당시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전체 주식에 약 50퍼센트. 시가 총액으로 계산해도 약 250억 원에 이릅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피해규모가 이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합니다. [SSCP 소액주주 피해자] [SSCP 소액주주 피해자] 부도 당시 오정현 대표는 법원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채무 증가와 이로 인한 자금의 악화가 부도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SSCP의 부도는 업계에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코팅소재와 디스플레이사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거래 회사들 역시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었습니다. [SSCP 소액주주 피해자] 워낙 기술력이 좋았고 경영여건 개선 등의 보도가 계속 나왔기 때문에 부도가 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SSCP 소액주주 피해자] 그런데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입수한 조세피난처 자료에서 오정현 대표가 SSCP 경영권을 계승한 후 페이퍼컴퍼니를 무더기로 만든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업체인 CTL 내부 자료에 따르면 오 대표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는 총 4개. 먼저 2005년 7월에 만든 페이퍼컴퍼니엔 등기이사로는 컨퍼닛킥리미티드라는 차명과 함께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이 모씨라는 사람을 내세웠습니다. 확인 결과 이 모씨는 오정현 전 대표의 대학후배로 밝혀졌습니다. 자신은 주주에 올렸습니다. 발행주식은 1달러 주식 한 주. 전형적인 유령회사입니다. 그렇다면 당시 오 대표가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005년 당시 코스닥 시장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그해 10월 SSCP는 코스닥 시장에 주당 9천 원에 상장됩니다. 상장 3개월 후인 2006년 1월엔 19000원, 2007년에는 35000원까지 올랐습니다. 2년 사이 무려 4배 가까이 오른 것입니다. 2006년 1월 창업주인 오주언 회장은 천억 원 대의 주식을 보유하게 돼 코스닥 주식부자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코스닥 시장에서 대박을 친 겁니다. 상장되기 불과 3개월 전, 오정현 대표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합니다. 상장 직전 이렇게 유령회사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오정현 전 대표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SSCP의 주가가 계속 오르며 대박을 치던 2006년 7월 5일 오 전 대표는 두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습니다. 탈랜트벤처캐피탈과 다랄스커머셜이란 이름입니다.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 코스닥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SSCP는 경쟁사를 인수하는 등 본격적으로 외형불리기에 나섭니다. 2007년 11월에는 경쟁업체이던 독일의 슈람사를 인수해 업계 세계 1위 자리를 노리기도 합니다. [오정현 SSCP 대표이사] 그러나 이후 SSCP는 쇄락의 길에 접어들게 됩니다. 주가는 폭락을 거듭해 35000원에 이르던 주가는 1년 뒤인 2008년 4000원이 됩니다. 또한 무리한 신규 사업 추진 등과 겹쳐 회사경영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SSCP 관계자] 결국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던 SSCP는 2011년 주력사업이었던 코팅사업부를 다국적기업에 500억 원에 파는 듯 자산매각을 실시합니다. 당시 매각대금은 총 1400억 원 가량이었습니다. 오정현 대표는 이 자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부도 이후 법원에서 실시한 회계감사자료에 따르면 당시 매각 대금 1400여억 원 중 약 410억 원 가량은 오정현 전 대표가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사 회생을 위해 매각한 대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입니다. 결국 SSCP는 2012년 어음 11억 원을 막지 못하고 부도처리 됩니다. 아직도 매각대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권오천 피해 소액주주 담당변호사] 그렇다면 현재 오정현 대표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를 직접 만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이유를 묻기 위해 SSCP를 찾았습니다. 오정현 전 대표는 현재 이곳에 접근 금지상태라고 합니다. [SSCP 관계자] 페이퍼컴퍼니 관련 서류에 기재돼 있는 오정현 대표의 집. 그러나 취재진은 이곳에서도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웃주민]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오전 대표의 아버지이자 SSCP의 창업자인 오주언 전 회장을 만나 그의 행적을 알아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각종 소송 등으로 부자 관계는 사실상 끊겼다고 합니다. 한때 코스닥 최고 부자였던 그는 현재 월세 원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그가 가진 전부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아들이 만든 페이퍼컴퍼니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을까. [오주언 아버지 / SSCP 창업주] 30년 동안 SSCP를 일궈온 오주언 회장. 탄탄한 회사를 만들어 아들에게 물려주겠다는 바람은 이루어졌지만 이제 그가 한 평생을 받쳐 일했던 회사는 그의 아들에 의해 사라졌습니다. 그는 아들에게 법의 심판이 가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주언 아버지 / SSCP 창업주] 현재 SSCP 오정현 전 대표는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는 답보상태입니다. 혐의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회사가 코스닥이 상장되면서 대박을 치던 무렵 오씨는 몰래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잇달아 만든 사실이 이번 ICIJ 자료를 통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오씨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건실한 회사가 하루아침에 몰락하고 수많은 소액주주 피해자들이 생긴 배후에는 탈세와 재산은닉의 온상인 이른바 조세피난처란 존재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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