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감시

기무사, 충호회 사이버 능력 '친MB 여론조작'에 동원

2018년 10월 17일 07시 56분

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이하 기무사) 퇴역군인들이 만든 친목단체 ‘충호안보연합’이 이명박 정부 당시 ‘친정부 여론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기무사 문건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기무사가 2008~2009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내부 문서 3개를  입수,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 중 ‘예비역 핵심단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충호안보연합이 온라인으로 정부 지지세 확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앞서 뉴스타파는 충호안보연합이 발간하고 있는 월간지 ‘충호’를 통해 이 단체가 ‘친MB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뉴스타파는 기무사 참모장 출신인 송대성 충호안보연합 자문위원이 기무사가 친정부 여론확산을 위해 기획했던 일명 ‘언론팀’의 핵심 멤버였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월간지 ‘충호’의 필진이기도 한 송 씨는 충호안보연합이 주최하는 안보세미나에 여러차례 강사로 나서는 등 이 단체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던 사람이다. 그는 ‘충호’ 2권(2009년 6월)에 실린 기고문에선 충호안보연합이 ‘기무사의 B망’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충호안보연합은 기무사 퇴역군인들이 만든 민간단체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기무사 소유 시설을 무상으로 썼고, 기무사와 국정원,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등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활동해 왔다. 게다가 전두환의 부하들이 만든 광고회사 서창기획으로부터도 자금을 지원받은 사실이 뉴스타파 보도로 확인되기도 했다.

충호안보연합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친MB 여론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무사가 2009년 1월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문건(‘예비역 보수단체 관리’, ‘예비역 핵심단체’)에는 충보안보연합이 “회원 수 1만 2000명의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춘 예비역 단체로 사이버 능력을 통해 온라인으로 정부 지지세 확산 역할을 하는 단체”라고 설명돼 있다. 기무사 스스로 충호안보연합과의 관련성은 물론, 이 단체가 친정부 여론조작을 해 왔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충호안보연합 / 예비역 준장 임재문, 1.2만명, 2008년 12월 18일 사단법인 등록, 전국 조직망(전직 기무부대원), 일사불란한 행동, 온라인으로 정부 지지세 확산 역할(사이버 능력 구비)
기무사 보고 문건, 2009년 1월

기무사는 문건에서 현 정부 인사들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12년 체제 전복을 목표로 활동하는 세력”, “(광우병) 촛불시위 1주년을 계기로 제2 촛불을 획책하는 세력”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유사시 예비역-보수단체를 결집해 좌파에 대응케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문건에 등장하는 예비역-보수단체는 ‘충호안보연합’, ‘재향군인회’, ‘성우회’, ‘해병대전우회’ 등이었다.

2009년 1월 기무사가 국방부 장관에 보고한 문서인 ‘단계별 좌파 대응방안’에는 이른바 ‘제2의 촛불시위’을 막기 위한 단계별 실행계획까지 담겨있다. 기무사는 그 중 1단계에 해당하는 ‘악성여론 확대’ 상황에 대비해 민간출신으로 구성된 소위 ‘언론팀’을 만든 뒤, 정부 비판 여론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언론팀’의 역할은 실시간 언론 기고, 인터넷 글 게재, 좌파 허구성 폭로 등이었다. 언론팀 멤버에는 전두환의 최측근으로 특전사령관을 지낸 민병돈, 전 국가보훈처장 박승춘(당시 단국대 초빙교수), 전 월간조선 대표 조갑제와 김필재 조갑제닷컴 기자, 그리고 전 기무사 참모장 송대성, 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등이 포함됐다.

취재진은 그 중 송대성, 김성욱에 주목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이들이 기무사와 충호안보연합을 잇는 활동을 하면서 ‘친MB 여론조작’에 나선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먼저 송대성 전 기무사 참모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충호 2권(2009년 6월)에 쓴 그의 기고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이 글에서 충호안보연합을 ‘기무사 B망’으로 표현했다.

"향후 충호안보연합이 건전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1. 국민과 장병들 국가관 정립에 기여하는 충호안보연합이 되어야 하며
2.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국방-안보-통일-외교 분야 정책 및 제도의 연구 - 조사 - 개발 - 보급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여야 하며
3. 국군기무사령부 B망으로서 체계적인 활동을 하여야 한다.
‘충호안보연합: 회고와 향후 진로’, 2009년 6월 충호 2권

전직 기무사 참모장과 우파단체 대표, ‘기무사 언론팀’ 가담 확인

김성욱은 2008년 6월 기무사가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 ‘기관별 사이버 인력/특수팀 운영 방안’에 일명 ‘비노출 특수팀’의 팀장으로 적시돼 있다. 그런데 확인결과 김 씨는 충호안보연합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사실이 취재결과 새롭게 확인됐다. 충호안보연합이 발간하는 월간 ‘충호’에 수 차례 글을 기고하고, 2009년 이후 현역 장병들을 상대로 전국에서 안보 강연을 벌이기도 했던 것. 군 부대 순회강연은 ‘인터넷 댓글 전파’와 마찬가지로 충호안보연합의 중점 사업 계획이었다. 2010년 5월 발간된 ‘충호’지에는 김 씨가 “2009년에만 군 부대 200여곳에서 현역 군인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김 씨의 활동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운영한 댓글조작팀, 일명 알파팀의 리더였다. 결국 김 씨를 매개로 국정원과 기무사의 ‘친MB 댓글공작’이 하나로 연결되는 셈이다.

‘친MB 여론조작’ 핵심 송대성, 김성욱…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

취재진은 기무사가 만들려고 계획했던 ‘언론팀’의 핵심 멤버인 송대성과 김성욱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물었다. 기무사를 도와 인터넷 여론조작을 한 사실이 있는지, 누구의 부탁 혹은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묻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 송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고, 김 씨는 “200여 부대에서 강연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충호안보연합 측의) 과장된 표현이며 왜 기무사 문건에 내 이름이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 : 강현석
촬영 : 신영철, 김기철, 정형민
편집 :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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