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활동비 292억 중 절반은 월급처럼 현금 정기지급

2023년 07월 06일 13시 30분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 시민행동,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3년 5개월의 행정소송 끝에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자료 16,735장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받아 <검찰 예산감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세금을 오남용한 국회의원 80여 명을 추적해 2억 원이 넘는 세금을 환수한 <국회 세금도둑 추적>에 이은 두 번째 권력기관 예산감시 협업 프로젝트다. - 편집자 주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 운용계획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외교⋅안보⋅경호 등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에 해당한다. 따라서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상황이 발생하면 그 목적에 따라 집행돼야 하는 예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와 시민단체가 최초로 확보한 29개월의 검찰 특수활동비 지출 증빙자료를 검토한 결과, 전체 지출분의 절반이 넘는 돈이 매달 월급처럼 정기적으로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그 명목과 달리 특활비를 별도 증빙이 필요 없는 '예산 밖의 예산'이나 '가외의 쌈짓돈'처럼 여겨온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 특활비 156억 원, 매달 현금으로 정기 지급 확인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검찰이 지출한 특수활동비는 총 292억 794만 2,900원으로 파악됐다. 이 중 특별한 사정없이 매달 정기적으로 지급된 돈은 155억 9,514만 4,800원으로 53.84%에 해당한다.
이 정기지급분 중 80억 5146만 원은 전국 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지청에 매달 계좌 이체됐고, 나머지 45억 4,368만 4,800원은 29개월간 15~17명의 사람이나 기관에 매달 현금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매달 65개 관서(官署)로 계좌이체

뉴스타파가 받은 검찰의 특수활동비 지출 증빙자료는 증빙의 유형별로 봤을 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를 임의로 A, B, C, D 세트라고 명명했다. 이 가운데 정기 지급분은 A 세트에 해당하는 <특수활동비 지급내역> 표와 <영수증 및 집행내용 확인서>, 그리고 B 세트에 해당하는 <특수활동비 지급내역> 표와 <국고금입금의뢰서>에 나온 액수다. 
▲A~D 네 종류의 표와 자료로 검찰 특수활동비 지출 증빙자료 한 달 치가 구성된다. 이 중 A와 B가 정기 지급분에 해당한다.
이중 B세트가 전국 검찰청에 내려 보낸 특활비 자료다. 표B <특수활동비 지급 내역>을 보면,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 사이 64~65개 관서에 약 2억~4억 원을 계좌입금한 기록이 나온다.  
비록 검찰은 관서의 이름을 모두 가렸지만, 이 64-65개의 관서는 전국 검찰청인 것으로 매우 강하게 추정된다. 그 숫자가 전국 검찰청의 숫자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이 새로 개청해 전국 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 지청은 총 64곳이었다. 이후 2019년 3월 1일 수원고등검찰청이 개청하면서 대검에서 특수활비를 계좌이체 하는 검찰청은 65곳으로 늘었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전국 검찰청에 정기지급된 특활비는 80억 5146만 원이다.
▲검찰 특수활동비 증빙자료 중 국고금입금의뢰서 양식에 입금요구자의 관서를 기록하도록 돼 있다.
네 가지 유형의 자료 중 A 세트 역시 정기 지급분이다.  <특수활동비 지급 내역> 표 A와 그 증빙자료인 <영수증 및 집행내용확인서>를 보면 매달 15명 남짓한 사람 혹은 기관에 정기적으로 특활비를 지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의 자료를 보면 매달 총 15명이 한 장짜리 영수증을 쓰고 1억 9,052만 원을 현금으로 받아갔다. 그러나 현금을 받아간 사람이나 기관이 어디인지는, 검찰이 정보를 모두 가려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2017년 6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신원을 알 수 없는 최소 15명에서 최대 22명이 월 평균 2억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수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국 검찰청에 내려보낸 정기 지급분과는 별도의 또다른 정기지급분이다. 합산하면 45억 4,368만 4,800원이다. 

기밀 수사에 쓴다더니... 월급처럼 정기 집행

특수활동비가 기밀 수사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집행됐다는 사실은 2017년 특수활동비로 검사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실이 드러나 면직 처분을 받았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면직 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문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판결문 13쪽 중 관련자 진술 내용을 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지급되는 특수활동비는 매달 3,500만 원이고, 서울지방검찰청 재무계는 그중 1,8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본인에게 주며, 이를 검사장 비서실에 있는 이중금고에 넣어 관리한다. 또한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매달 1,500만 원을 현금으로 주고, 이 중 1,350만 원은 2차장 및 3차장 산하 부장들에게 수사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되며 나머지 금액은 특수활동비로 금고에 보관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면직 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문 중 검찰총장이 지검 검사장에게 매달 1,500만 원을 현금으로 줬다는 진술조서의 내용

검찰총장의 감시받지 않는 예산 편성권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절차를 걸쳐 집행됐어야 할 특수활동비를 정기 배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검찰총장의 예산 편성권이 공개되지 않고 감시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산 편성권을 가진 다른 정부 기관의 장들은 국회에 출석해 예산 사용에 대한 감사를 받다. 그러나 검찰만은 예외다. 검찰총장은 2년 5개월 동안 자신이 임의로 비율과 금액을 정해, 즉 예산을 편성해 특활비를 사용하는데도 국회 등 외부 통제나 감시를 받지 않는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실제 수사를 하는 검사, 수사관이 필요에 따라 경비로 쓰는 것이 특수활동비의 목적인데 실제로는 조직에서 간부를 맡고 있는 사람이나 검사장 등이 운영비나 경상비로 쓰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며 특수활동비가 매월 정기 지급되는 형태는 특수활동비의 본래 취지와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 특수활동비 증빙자료 6,805쪽 분량 전체 공개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 시민행동,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3년 5개월의 행정소송 끝에 확보한 검찰의 예산 집행 원본 자료 16,735장 중 특수활동비 기록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특별 페이지 <검찰의 금고를 열다>에 들어가면,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검찰이 월단위로 집행한 검찰의 특수활비 기록 원본을 확인하고 내려받을 수 있다.
최초 공개, 검찰의 금고를 열다 (바로 보러가기)
제작진
취재임선응 조원일 강민수 강현석
데이터연다혜 최윤원
개발전기환 김지연
촬영오준식 신영철 이상찬
그래픽정동우
편집정지성
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공동기획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 시민행동,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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