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의

이석기 1심 재판이 진실 밝혔을까?

2014년 02월 19일 03시 57분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김정운 부장판사)는 내란음모와 내란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해 징역 12년, 자격정지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 법원, 검찰 혐의내용 모두 인정 이석기 의원 징역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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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검찰 혐의내용 모두 인정 이석기 의원 징역 12년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는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징역 6년에 자격정지 6년, 한동근 전 수원시 위원장은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R.O.(Revolution Organization, 혁명조직)가 실재했으며, 이들이 내란을 모의했다는 국정원과 검찰 측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주요 쟁점에 대해 충분히 반박했음에도 불구하고 판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지난 5개월 동안 진행된 45차례의 공판에서 검찰 측의 주장 일부가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 내란음모 제보자 이 모씨 진술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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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란음모 제보자 이 모씨 진술 번복

이번 1심 유죄 판결의 핵심적인 근거는 제보자 이 모씨의 진술. 하지만 이 씨는 2010년 초기 진술조서에서 조직명이 ‘내일회’라고 진술했으나, 2013년 검찰 조사에서는 ‘RO’가 조직명이라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이 씨의 일부 진술조서를 불채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주요 증거로 제시된 ‘5월 회합 녹취록’도 실제 녹음 내용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준비하자’는 발언은 ‘전쟁을 준비하자’로, ‘정세에 맞는 선전수행’은 ‘정세에 맞는 성전수행’으로, ‘전쟁반대 투쟁’은 ‘전쟁에 관한 주제’로 잘못 옮겨 적었다. 이처럼 호전적인 성격의 말로 둔갑한 오기가 모두 450곳. 의도적인 조작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폭탄 제조법을 열람하고, 한국전력 폭파를 위해 관련 사이트를 검색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폭발물질인 니트로글리세린 등에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주장한 문서는 실제 건강 정보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 웹사이트를 검색한 이유는 한전 주식의 시황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소명됐다.

▲ 이석기 의원 관련 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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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기 의원 관련 신문 기사

지난 6개월,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은 빠르게 다른 이슈들을 집어삼켰다. 공교롭게도 국정원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공개수사로 전환했던 지난해 8월은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외침이 가장 뜨거웠던 시점. 정부와 보수언론, 보수단체들이 이 사건을 적극 활용하면서 여론의 관심은 급속히 ‘내란음모’라는 새로운 이슈로 쏠렸다. 결과적으로 국정원은 이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서 위기 국면을 손쉽게 돌파한 셈이다. 

1심 재판부는 일단 검찰과 국정원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 판결이 진실을 밝혀냈는지에 대해선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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