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감성에 맞춰 어필하라”

2013년 11월 01일 09시 09분

-박근혜 대통령, 본질보다는 이미지에 치중 

공영방송의 대통령 미화 보도가 극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굳이 국정현안에 대해 설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청와대는 국정현안에 대한 소통과 설득보다는 대통령 이미지 홍보에 치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 19일, 권은희 수사과장이 국정원 직원의 대선개입 수사과정에서 경찰 윗선으로부터 사건을 축소 은폐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폭로가 나온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바로 그날 청와대는 긴급 입찰을 공고했다. 인터넷 동영상 제작에 대한 용역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네티즌 감성에 맞춰 대통령의 다양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SNS에 활용한다. 특히 기존 보도용 영상과 달리 네티즌들에게 어필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한다.’고 대통령 홍보 동영상 제작의 목적을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는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동영상을 제작해 내놓기 시작했다. 바로 “활짝 청와대 이야기” 코너였다.

청와대가 ‘활짝 청와대 이야기’ 코너를 통해 소통을 확대하겠다며 야심하게 준비해 올렸다는 대통령 동영상은 지금까지 모두 17개다. 그러나 선거 때의 이미지 광고와 큰 차별성이 없어 보였다. 한복이 대통령 이미지 관리에 동원됐고, 대통령 홍보 동영상을 통해 미국 방문 중 모두 세 벌의 한복을 입었고, 특히 자수 저고리와 옥색 치마는 백미였다고 강조했다. 전통시장 방문 역시 PI, 즉 대통령 이미지 관리로 활용됐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감성을 자극한 이미지 광고로 큰 효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것이, ‘상처’편이라는 첫 TV광고였다.

지난 18대 대선 때 박근혜 캠프가 쓴 선거 비용은 천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치광고와 홍보 동영상 등 박근혜 후보의 이미지 홍보 관련 비용은 백억 원이 넘는다. 문재인 후보보다 20% 가량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압도적인 격차를 보였던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박근혜 후보는 이미지 홍보비용을 다른 당내 후보들보다 평균 5배가량 많이 지출했다. 막대한 홍보비용을 쏟아 부은 박 후보는 결과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문제는 이미지 홍보에 치중하는 정치 스타일이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대선 후보로서의 득표 전략과 대통령으로서의 통치 행위는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국정 최고지도자가 본질보다는 이미지에 의존할 때 진정한 소통과 화합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9일, 청와대가 긴급 입찰을 공고합니다. 인터넷 동영상 제작 용역사업이었습니다.

‘네티즌 감성에 맟춰 대통령의 다양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SNS에 활용한다. 특히 기존 보도용 영상과 달리 네티즌들에게 어필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한다.’

청와대는 이렇게 대통령 동영상 제작의 목적을 밝히고 있습니다. 

긴급하게 박근혜 대통령의 홍보 동영상 제작업체를 구하던 그 무렵.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시기에 청와대는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이런 동영상을 제작해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한복이 대통령 이미지 관리에 동원됐습니다. 미국 방문 중 모두 세 벌의 한복을 입었고, 특히 자수 저고리와 옥색 치마는 백미였다고 강조합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깜짝 산책 장면을 보여주며 ‘깊은 대화 속에 쌓여가는 신뢰’라고 표현했지만, 실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미지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전통시장 방문은 PI, 즉 대통령 이미지 관리의 단골 메뉴입니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우리가 정치홍보를 할 때는 유사이벤트라고 해서 사건이 아닌 사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가령 정치인들이 많이 하는 것이 재래시장을 찾아간다든지. 이런 것들은 원래 재래시장을 안 가는 사람이 감으로써 사건이 생기는 거잖아요. 이것을 유사이벤트라고 하는데, 유사이벤트를 만들어서 자기의 어떤 서민 이미지라든지 사람들에게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이런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은 일방적인 홍보, 전달이라고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서로 쌍방이 주고 받고 긴밀한 내용들을 주고 받는 그런 소통은 아닌 셈이죠.”

청와대가 ‘활짝 청와대 이야기’ 코너를 통해 소통을 확대하겠다며 야심하게 준비해 

올렸다는 대통령 동영상은 모두 17개. 그러나 선거 때의 이미지 광고와 큰 차별성이 없어 보입니다. 

감성을 자극한 이미지 광고는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황인상 정치 컨설팅 전문업체 대표]

“박근혜 후보가 테러를 당하는 것에서 이제 병원에서 밖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결심하고 뭐 앞으로 국민들을 위해 살겠다, 이런 감성에 호소하는 아주 감정적인 TV광고를 내보냈지요.  실제 아주 전형적인 감성 광고들을 위주로 하는 전략에 아주 충실했던 그 광고였고. 그것이 

일정하게 많은 사람들에게는 뭐 다양한 해석을 했지만은 감성적으로 다가온 것이죠.“

지난 18대 대선 때 박근혜 캠프가 쓴 선거 비용은 천억 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정치광고와 홍보 동영상 등 박근혜 후보의 이미지 홍보 관련 비용은 백억 원이 넘습니다. 문재인 후보보다 20%가량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앞서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막대한 홍보비용을 쏟아 부은 박 후보는 결과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문제는 이미지 홍보에 치중하는 정치 스타일이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주필 정치컨설팅 업체 대표]

“박근혜 후보는 대중과의 밀착도를 갖다가 후보 때부터 상당히 제한하는 스타일의 어떤 이미지 전략을 쓴 사람이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대통령이 되고 났는데,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도 보면은 그닥 어떤 국민과의 소통의 장을 갖다가 많이 늘리지 않아요.”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특히 뭐 대통령의 말하지 않음. 어, 말하지 않잖아요. 그냥 웃으면 되니까. 이미지라고 하는 것은. 한복으로 보여주면 되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서 사람들의 답답함이나 이런 부분들이 훨씬 더 클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과연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들이 있을까, 시민들이. 그러지 못할 거라는 거죠. 왜? 어떤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니까. 정치와 관련돼서는. 대통령의 입장을 이야기하거나 또 아니면 대통령이 하는 정치적 행위라는지, 이런 부분들을 소통하지 않고 일상만 가지고 소통을 한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특히 대선 후보로서의 득표 전략과 대통령으로서의 통치 행위는 달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주필 정치컨설팅 업체 대표]

“대통령이니까요. 그 후보일 때야 자기 당락만 걸린 거니까 사실은 그렇게 해가지고 뭐 국민이 평가해준 데서 이제 당선이 되면 되는 거지만. 대통령은 국가를 갖다가 어떤 그 좋은 길로 이제 발전하는 길로 인도해줄 어떤 책무가 있는 사람 아닙니까.”

국정 최고지도자가 본질보다는 이미지에 의존할 때 진정한 소통과 화합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황인상 정치 컨설팅 전문업체 대표]

“실천이 없이 이미지만 있는 거. 뭐, 아름다운 한복이 좋은 이미지를 줄 수는 있지만 그 안에는 알맹이가 없는 거거든요. 제가 볼 때는 오히려 진짜 우리의 속살, 우리 사회의 진짜 속살 안에 대통령이 들어가 있어야 됩니다. 진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할 수 있어야죠. 그리고 그거를 그냥 가서 같이 붙들어 안고 우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은 그것을 정책으로 발휘해야 되는 겁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경제 민주화는 사라졌고, 창조 경제 역시 모호하기만 합니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을 두고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이 문제(국정원 대선 개입)가 불거진 지 거의 반 년이 넘어서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게 좀 뒤늦었다고 봅니다. 솔직히 내가 기대했던 박근혜 정권에서는 미흡하죠. 무엇보다도 당신께서 2012년 1년 동안 국민들에게 던졌던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습니까? ‘국민만을 보고 가겠습니다’, ‘100% 대한민국’...”

박근혜 정부의 집권 1년차가 이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내년도 이런 식으로 그렇게 가서는 힘들지 않겠어요. 기다려 봐야죠. 1년이니까. 두고 봅시다. 조정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죠.”

뉴스타파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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