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목격자들]총 대신 감옥을 선택한 사람들

2015년 06월 22일 07시 05분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양심’은 범죄가 아니다.

▲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수감 중인 박정훈 씨. 그는 입대 대신 대체 복무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 : 연합뉴스)
▲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수감 중인 박정훈 씨. 그는 입대 대신 대체 복무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 : 연합뉴스)

<목격자들> 제작진이 처음으로 박정훈씨를 만난 건 교도소 내에 위치한 접견실에서 였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위해 군입대를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없이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는 병역법 88조 1항에 의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14개월 째 복역 중이다. 그는 현재 감옥에서 이 법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인간의 양심에 따라 ‘집총’을 거부하는 것이 과연 국가로부터 처벌받을 일인지를 묻겠다는 것이다. 군대가 싫으면 감옥에 가야만 하는 지금의 현실에 대해 그는 말한다.

사람을 못 죽이겠다고해서 그런 양심을 가지고 있다고해서 처벌을 받는 것이라면 그것은 범죄가 아니다.

‘총'을 드느니 차라리 ‘난민'이 되겠다.

▲ 2013년 프랑스 정부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받은 23살의 한국인 이예다 씨.
▲ 2013년 프랑스 정부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받은 23살의 한국인 이예다 씨.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23살의 한국인 청년 이예다 씨. 3년 째 파리에서 살고 있다는 그의 신분은 유학생도 여행객도 아닌 <난민>이다. 지난 2012년 프랑스에 여행객으로 입국한 이 씨는 다음날 바로 국제사회에 망명 신청을 했다. 당시 그가 밝힌 망명 사유는 병역 거부. 군에 입대해 총을 드는 대신 국가를 위해 봉사할 대체 복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프랑스로 건너와 자신의 양심을 지킬 결심을 한 것이다. 결국 2013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국제 난민이 된 것이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병역거부 만으로 난민 인정이 된 것을 한국사람들한테 알리면 이 문제를 다시 환기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군대가 아니면 감옥인 나라

▲ 매년 600여 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군대 대신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 매년 600여 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군대 대신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2001년 오태양 씨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개인의 양심에 의해 병역을 거부한 첫 사례였다. 그의 병역 거부를 시작으로 평화, 반전, 환경 등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이어졌고 이들은 여전히 군대 대신 감옥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과 북한, 아르메니아, 터키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최근 유엔인권위원회와 유럽인권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배되는 것이고 양심과 사상,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사법부는 여전히 군대가 아니면 감옥이라고 말한다.


연출 : 김한구 글, 구성 : 김근라 취재작가 : 박은현 프랑스 취재 :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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