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변호인, 3년 전 "군사 충돌 일으켜서라도 계엄" 발언

2024년 12월 31일 11시 23분

12.3 내린 주동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기소되면서 변호인단이 확인됐다. 기존에 알려졌던 법무법인 자유서울의 변호사들 외에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의 변호사들도 합류했다.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교계 극우 정당 자유통일당(전 국민혁명당)에서 대표 등을 맡았던 고영일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이다. 뉴스타파는 고 변호사가 3년 전인 2021년, 국민혁명당 당내 대선 예비후보 경선에 참여하면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서라도 계엄을 선포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영상을 확인했다.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서라도 계엄"

2021년 9월 유튜브 채널 '글로벌디펜스뉴스'에 올라온 '국민혁명당 경선 예비 국민 면접' 영상에는 고영일 변호사가 후보로 출연한다. 이 자리에서 고 변호사는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다름 아닌 주사파와 대중, 우리나라를 사로잡고 있는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세력, 기회를 가져가려는 세력과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이 대통령의 자리에 합당하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본인이 체제 전쟁을 수행할 것이라는 발언도 덧붙였다. 
※ 해당 영상(47:44~) 바로 보기 주소 : https://youtu.be/n9ZxZLskSXY?si=YoHX26-fyoUfXhov&t=2864
계엄 발언은 '거대 야당'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고 변호사가 "자유민주적 헌정 질서에 반하는 세력은 싸움의 대상이지 합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이에 사회자가 "거대 야당이 사사건건 방해를 하고, 거대 야당이 전부 주사파들인 경우 합치를 하지 못할 텐데 이를 어떻게 돌파를 할 것인지"를 묻자 고 변호사는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서라도 그 부분은 해결해야 한다"며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력을 써서라도 국회의 기능을 막아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고 변호사는 "계엄을 선포하면 국회의 기능과 일부 사법부의 기능을 정지할 수 있게 된다"며 "주사파가 (국회 의석) 180석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협치라든가 합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게 된다.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계엄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고,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서라도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에서 확인되는 고 변호사의 계엄 관련 발언은 12.3 비상계엄 선포를 합리화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인식과 비슷하다. 윤 대통령은 실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헌법 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고 했다. 김용현 전 장관 측이 비상 계엄의 명분으로 삼았던 "종북주사파 세력 정리" 논리도 고 변호사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3년 전 고 변호사의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현실이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야당에 대해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을 기획, 실행한 김용현 전 장관 측도 12.3 비상 계엄이 "반국가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통치 행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영일 변호사가 국민혁명당 대선 경선 예비 국민 면접에서 계엄 선포를 언급하는 장면. (출처 : 유튜브 채널 '글로벌디펜스뉴스') 
고 변호사는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군사적 충돌을 (의도적으로) 일으킬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 실제 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들이 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북풍 공작을 벌인 것 아니냐는 '외환‘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비상 계엄의 비선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의미의 메모가 나왔고, 지난해 10월 발생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투한 사건을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가 시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풍선의 원점 타격을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수년 전부터 부정선거 주장…내란 주범 변호인단 '극우' 색채 일색 

고영일 변호사는 국민혁명당 대선 예비 후보 이력 외에, 국민혁명당의 후신인 자유통일당에서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력도 있다. 부정선거 의혹도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했던 인물이다. 
고영일 변호사가 미래목회포럼 '대선과 기독교' 토론회에 나와 발언하는 장면. (출처 : 유튜브 채널 '크리스천 투데이')
고 변호사가 출연했던 유튜브 방송이나, 고 변호사의 발언을 다룬 매체 기사들을 보면 "대한민국 선거제도 민주주의의 꽃은 꺾이기 쉬운 허약한 꽃(2022년 2월)"이라는 등의 부정선거 관련 발언을 확인할 수 있다. 
고 변호사는 자유통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2023년 대법원이 4.15 총선 선거무효소송에서 기각 결정을 내리자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자유통일당은 "지난 4․15총선이 부정선거이었음을 확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후, 이 선거 역시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폈다.
고 변호사가 자유통일당 대표이던 시절 함께 활동한 구주와 자유통일당 대변인은 김 전 장관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법무법인 자유서울의 구성원이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법무법인 자유서울의 이하상 변호사 역시 국민혁명당 20대 대통령 경선 후보로 출마한 이력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외곽 지원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 역시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통일당에 합류한 바 있다. 석 변호사는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며 선거 무효 소송을 냈던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현재 김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이하상·유승수 변호사(법무법인 자유서울)와 법무법인 추양 가을햇살의 고영일 변호사 외 4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이하상·유승수 변호사는 지난 26일 김 전 장관이 구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3 비상계엄이 국회를 이용한 정치 패악질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었고, 반국가세력을 정리하기 위해 실시한 정당하고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뉴스타파를 포함해 여러 언론들의 취재를 거부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을 합리화 한 데 더해, 선포 자체가 불법이었던 '계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고발하겠다는 주장도 편 상태다. 
제작진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