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

케어 박소연, "인도적 안락사" 변명..."사퇴 안한다"

2019년 01월 19일 15시 56분

케어 박소연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뉴스타파가 제기한 안락사 의혹과 은폐 시도를 시인하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시행한 안락사는 무분별한 안락사가 아니라 ‘인도적 안락사’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케어의 경영권 탈취 시도에 맞서 케어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사퇴 의사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뉴스타파가 제기한 기부금 3천만 원 전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변호사비를 쓴 게 단체 명의의 소송인지 개인 명의의 소송인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기존의 해명을 번복했다.

“사회적 비난 두려워 은폐.. 그러나 인도적 안락사”

케어 박소연 대표는 19일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스타파가 제기한 안락사 의혹과 이를 은폐하려고 시도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번 논란으로 충격을 받은 회원과 활동가, 이사들,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락사 사실을 은폐한 이유로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큰 논란이 일어날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케어가 해온 안락사는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였다”고 말했다. 구조하지 않았으면 도살되었을 심각한 위기 상태의 동물들이었고 충분한 마취약을 써서 고통 없이 안락사를 시켰다는 것이다. 또 안락사한 동물들의 경우 대부분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의 이러한 주장은 공간 마련을 위해 건강한 개들까지 안락사 시켰다는 내부 고발자의 증언과 배치된다. 케어의 동물관리 국장인 내부 고발자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부천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의 경우 1살도 되지 않은 건강하고 어린 개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20여 마리를  단순히 보호소 공간 확보를 위해 안락사 시키는 등 건강한 동물을 안락사 시킨 사례가 다수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케어 경영권 노린 공격… 사퇴의사 없어”

케어 박소연 대표는 이번 사건은 케어의 경영권을 노린 다른 동물단체와 일부 전직 직원들의 기획과 1년에 걸친 철저한 사전 준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후 케어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질 것이며 자신이 케어를 계속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제보한 내부 고발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제보를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해 8월경 박 대표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충주 보호소의 개들을 빼내 야산에 묶어두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갈등이 벌어졌던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이와 함께 “내부고발자인 동물관리국장이 입양을 꺼려해 보호소의 공간이 부족했으며 이러한 사정이 안락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안락사의 일부 책임을 내부고발자에게 전가했다. 그러나 내부 고발자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개들을 입양시키려면 개들이 자원 봉사자와 접촉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보호소 개방과 자원봉사자 모집을 건의했으나 박 대표가 이를 거부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3천 3백만 원 개인 명의 소송에 썼나? 해명 뒤집어

박소연 대표가 보호소 건립 목적의 기부금 3천3백만 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뉴스타파는 기자회견장에서 “2017년 10월에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가져간 3천 3백만 원을 개인 명의의 소송에 썼는지 단체 명의 소송에 썼는지 정확히 밝혀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소연 대표는 “개인 명의인지 단체 명의인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지난 15일 똑같은 질의에 대해 박 대표가 했던 답변과 다르다. 박 대표는 당시 문제의 3천 3백만 원은 “단체 명의의 소송에 썼다”고 단언한 바 있다. 4일 만에 해명을 번복하고 “확인해봐야 안다”고 물러선 것이다.

보호소 건립 목적의 기부금을 변호사 비용으로 전용한 것 자체도 문제지만, 어떤 사건에 대한 변호사 비용으로 썼는지에 따라 법적 책임의 경중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박 대표가 문제의 3천3백만 원을 단체 명의의 소송이 아닌 개인 명의의 소송에 썼다면 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 사무실이 어디인지, 세금 계산서가 발급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날도 답변하지 않았다.

“안락사보다 더 나쁜 도살 금지해야”

박소연 대표는 또 “몰래 안락사를 한 것은 잘못이고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안락사가 나쁜 것이라면 동물의 도살은 더 나쁜 것”이라며 자신을 통해 안락사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환기된 만큼 개 도살 금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개 도살의 실태를 보여주는 5분 분량의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장에는 박 대표의 지지자 10여 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박 대표가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으며 기자들에게 “보도를 똑바로 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박 대표는 2시간 가량 이어진 기자회견 중 1시간 50분 가량을 일방적인 해명에 사용했으며, 질문을 받지 않고 퇴장하려다 기자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단 세 개의 질문만을 받았다.

취재 : 심인보
촬영 : 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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