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

케어 박소연, 보호소 건립 기부금 3천만 원 어디에 썼나

2019년 01월 15일 20시 36분

구조된 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안락사 시켰다는 의혹(관련기사 : 동물권 단체 ‘케어’의 두 얼굴, 무분별 안락사)을 받고 있는 동물권 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동물보호소 건립을 위해 모금한 3천여 만 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소연 대표는 “이른바 케어 안티들로부터 케어의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소 건립을 위해 모금된 돈 3천만 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썼다”고 시인했다. 박소연 대표는 문제의 변호사 비용이 개인 명의의 소송이 아니라 단체 명의의 소송에 쓰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문제의 돈이 나갔던 2017년 10월 당시 케어의 대외활동을 총괄했던 전 사무국장은 “당시 케어 명의로 진행 중인 소송이 없었다”고 말했다.

▲출처 : 서울신문

갑자기 늘어난 동물구호사업비

동물권 단체 케어는 홈페이지에 후원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타파의 안락사 보도 이후 케어는 항의하는 후원자들에게 그래도 후원금 사용 내역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케어가 공개해 놓은 후원금 사용 내역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2017년 10월, 동물구호사업비가 갑자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케어의 동물구호사업비 추이를 보면, 1월과 2월에는 7백만 원대에 불과하고 1년 내내 3천만 원을 넘지 않는 액수가 10월에만 눈에 띄게 늘어나 거의 5천만 원에 육박한다. 동물구호사업비는 동물 구조와 치료 등에 들어가는 돈을 충당하기 위한 지출항목이다. 따라서 대규모 동물 구조 사업을 벌이는 경우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케어가 이른바 “남양주 개농장 구호 프로젝트”를 벌였던 2018년의 경우 5월부터 동물구호 활동비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동물구호사업비가 크게 늘어난 2017년 10월 당시 케어에는 어떤 대형 구조 사업도 없었다. 케어의 홈페이지를 보면 2017년 10월에 구조나 모금 후기가 올라온 것은 8건, 마릿수로는 9마리에 불과했다. 2017년 10월, 갑자기 늘어난 동물구호사업비는 어디에 쓰인 걸까.

변호사 비용 명목 3천여 만 원 요구.. 증빙자료도 미제출

뉴스타파는 당시 케어의 회계팀장이었던 A 씨를 만났다. A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박소연 대표가 변호사비가 필요하다며 3천여 만원을 요구해 이를 수표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저도 정확한 내용은 몰라요. 그냥 변호사비 주세요 하니까 준 거지.
(그게 어느 정도 수준이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3천이 좀 넘었던가…

케어 전 회계팀장 A씨

뉴스타파와 인터뷰한 케어의 전 회계팀장과 전 사무국장은 박소연 대표가 수표로 가져간 3천여 만 원에 대해 지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럼 그 돈이 변호사한테 직접 전달이 됐는지 아니면 개인이 썼는지는 모르는 거네요. 그 이후로 영수증이라든지 이런 걸 받았다 그런 건…)
제가 퇴사하기 전에 후임한테 넘겼거든요, 이거 증빙없으니까 증빙 받아라. 근데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케어 전 회계팀장 A씨

3천 3백이었던가 그랬는데.. 그래서 영수증을 달라고 했는데 영수증을 끝까지 안주더라고요

케어 전 사무국장 B씨

뉴스타파와 인터뷰한 케어 전 회계팀장 A씨와 사무국장 B씨는 지난 2018년 4월 퇴사했다.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2017년 회계년도를 넘겨서 적어도 2018년 4월까지는 박소연 씨가 3천여만 원에 대한 지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박소연 “힐링 보호소 모금액으로 변호사 비용 충당”

뉴스타파가 관련 의혹에 대해 질의하자 박소연 대표는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문제의 3천여 만 원은 2017년 다음 카카오 스토리 펀딩이라는 모금 플랫폼에서  <힐링 보호소 함께 완성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모금한 돈에서 나왔으며, 변호사 비용으로 썼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해당 모금은 자신이 근무시간 외의 시간을 활용해 글을 써서 모았다고 강조했다.

누가 글을 써서 모았던 간에, 동물들의 보호 시설을 지으라고 시민들이 낸 기부금을 적어도 변호사 비용으로 전용한 사실을 실토한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소송이었기에 3천여 만원이라는 거액이 필요했을까?  박소연 대표는 뉴스타파 질의 대해 “케어의 활동을 방해해 온 이른바 ‘케어 안티 세력들’에 맞서 케어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적 자문과 소송 위임”을 위해  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소송은 개인 명의의 소송이 아니라 단체 명의의 소송이었다고 주장했다. 만약 문제의 소송이 개인 명의 소송일 경우 횡령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단체 명의의 소송이라는 박소연 대표의 해명은 당시 케어의 모든 대외활동을 총괄했던 사무국장의 설명과 맞지 않는다. 2017년 10월 당시 케어의 사무국장이었던 B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른 것(소송)은 없었고.. 그동안 자기를 괴롭혀왔던 박00씨를 이번에 감옥 넣어버리겠다, 이런 취지였어요.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를 자기가 사겠다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금액이 터무니 없이 비쌌던 걸로 기억해요

케어 전 사무국장 B씨
▲뉴스타파와 인터뷰하고 있는 케어 전 사무국장 B씨

박소연 대표가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지목했다는 박 모 씨는 10여 년 전부터 박소연 대표와 각종 소송으로 얽혀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와 박소연 대표 사이의 소송은 모두 케어가 아니라 박대표 개인과의 소송이다. 뉴스타파는 박00씨에게 연락해 2017년 10월 이후 케어나 박소연 대표가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추가로 형사 고소를 걸어온 것이 있는지 확인했다.

박 씨는 뉴스타파 질의에 대해 “2017년 10월 시점에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건 한두 건 있지만 새롭게 제기된 민사소송이나 형사 고소는 없다”라고 말했다. 박소연 대표가 박 씨에 대해 소송을 걸기 위해 변호사비를 사용했다면 새로운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이 있어야 앞뒤가 맞는다.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의 원고는 검찰이므로, 재판 중에는 고소를 한 박 대표측에서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케어 박소연 대표가 3천만 원의 변호사비를 들여서라도 "감옥에 넣겠다"고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 박 모씨

박 대표는 뉴스타파에 “지출증빙자료는 변호사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가 회계팀에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케어 내부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박 대표가 지출 증빙자료를 제출한 시점은 뉴스타파 취재가 시작된 뒤인 이달 초다. 물론 박 대표가 제출했다는 지출 증빙자료의 진위 여부나 발급시점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뉴스타파는 3천여 만 원을 정말로 단체 명의의 소송을 위한 변호사 비용에 쓴 것이 맞다면 지출 증빙자료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후 감사기관에 제출하겠다”는 답변만을 받았다. 이와 함께 힐링보호소 건립을 위한 스토리 펀딩으로 모금한 돈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 것이 적절하다고 보는지 추가적으로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만약 문제의 3천만 원이 변호사 비용에 사용되지 않았을 경우, 혹은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했다 하더라도 박소연 대표 개인 명의의 소송에 사용됐을 경우 이는 법적으로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 또 힐링보호소 건립을 위한 스토리 펀딩으로 모금을 해놓고 이를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한 것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취재 : 심인보, 김종관
촬영 : 최형석
편집 : 윤석민
CG : 정동우
디자인 :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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