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타파] 이태원 특조위 막는 윤석열 정부, 무엇을 감추나

2024년 09월 05일 20시 00분

2024년 09월 05일 20시 00분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경 서울 이태원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시민 159명이 죽었고, 334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10개월이 흘러 곧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일,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습니다. 특별법에 따라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설치돼 독립적 조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 조사는 언제 시작할지 요원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특별법에는 "대통령은 이 법 공포 후 30일 이내에 특조위 조사위원을 임명해야 한다"고 적혀 있지만, 여당은 법 통과 후 2달이 지나서야 조사위원을 추천했습니다. 지난 7월 6일에야 조사위원 9명이 모두 추천됐습니다.(국회의장 1명, 여당 4명, 야당 4명 추천) 
이제 위원들이 임명되기만 하면 특조위 출범이 가능하지만,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미루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의 조바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특조위가 조사해야 할 사람들의 기억이 점점 흐려질까, 아니면 주요 자료가 사라지지는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또 밝혀야 할 게 있느냐", "이미 책임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데, 따로 조사를 또 해야 하느냐"는 주장입니다. 맞습니다. 현재 18명의 공무원이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거나 참사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 개인의 법적 책임만을 따지는 재판으로는 참사의 총체적·구조적 원인을 밝혀낼 수 없습니다. 형사재판의 초점은 '피고인의 유무죄'입니다. 참사 자체가 아닙니다. 그래서 참사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의혹이나 단서도 유무죄를 가리는데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배제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또, 참사를 일으킨 원인 가운데는 특정 개인에게만 법적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조직의 시스템, 규정, 관행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참사 자체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 조사를 통해야만 '이태원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이유입니다.  
지난 수개월 간, 뉴스타파는 우리 사회 주요 재판을 추적 취재하는 독립언론 '코트워치'와 함께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국회 국정조사, 수사, 재판 기록 등을 검토하고, 취재했습니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 특조위가 조사해야 할 진상규명 과제들을 선정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태원 참사의 '미규명 진실'일 것입니다.  
윤 대통령이 특조위 출범을 계속 미루며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사이, 이태원 참사와 특별법, 특조위에 대한 보도와 언급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시민의 기억도 흐려질까, 유가족들은 두렵습니다. '이미 다 끝난 것 아니냐'는 오해, 그리고 참사를 지우려는 권력의 시도를 넘어, 뉴스타파와 코트워치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과제들을 연재기사 형태로 연속 보도합니다. 
이번 주간 뉴스타파에서는 그 첫 번째 순서로 왜 참사 당시 이태원에 경찰 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이전이 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아래 세 편의 보도를 통해 2022년 10월 29일, 참사의 그날로 함께 돌아가 보시죠. 
[이태원 참사 미규명 진실]
제작진
취재홍주환(뉴스타파) 최윤정(코트워치)
영상취재신영철 이상찬 오준식 정형민
편집박서영 윤석민
CG정동우
디자인이도현
총괄심인보
연출송원근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