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권

[변화] 뉴스타파 보도 탈북여성 성폭행 피해자, 검찰에 고소장 제출

2020년 07월 29일 10시 20분

지난 23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북한이탈여성 성폭행 사건(‘나의 참혹한 대한민국’ 북한이탈여성들의 미투)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인 배유진(가명, 55) 씨가 가해자인 경찰 관계자를 처벌해 달라며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혐의는 ‘강간 및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유진 씨는 2016년 5월 경부터 약 2년 간 서초경찰서(이하 서초서) 소속 김 모 경위에게 10여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폭행이 벌어질 당시 김 경위는 탈북자 관련 업무를 맡는 신변보호담당관이었다.

유진 씨 변호를 맡고 있는 전수미 변호사(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건은 북한이탈여성이 달리 기댈 곳도 도망칠 곳도 없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을 악용, 경찰이 공권력을 동원해 장기간에 걸쳐 성적 욕망을 채운 반인륜적 사건”이라고 밝혔다.이라고 밝혔다.

서초서는 지난 6월 말부터 김 경위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28일, 북한이탈여성인 배유진(가명)씨의 법률대리인인 양태정·전수미 변호사(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가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19개월 동안 10여 차례 성폭행… “두려워 고소 못했다”

유진 씨 변호인에 따르면, 유진 씨가 가해자 김 경위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015년이다. 김 경위는 성폭력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유진 씨에게 북한 관련 정보 제공을 부탁하며 접근했다. “북한 관련 동향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1년 쯤 지난 2016년 5월경, 김 경위는 유진 씨를 처음 성폭행했다. 성폭행은 이후 2년에 걸쳐 11 차례나 더 이어졌다.

유진 씨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 가해자가 북한이탈주민 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신변보호관이라는 점, 가해자가 경찰이라는 점, 피해자를 비난하는 북한이탈주민 공동체에 대한 공포 탓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진 씨는 뉴스타파가 이 사건 취재에 나선 뒤에야 고소를 결심했다. 첫 성폭행이 벌어진 지 4년 만이다.

고소를 결심하기 전, 유진 씨는 여러번 가해자인 김 경위가 일하고 있는 서초서를 찾아가 피해를 호소했었다. 하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유진 씨 변호를 맡고 있는 전수미 변호사(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는 28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밝혔다.

“피해자는 먼저 피고소인이 소속된 경찰서 보안계 및 청문감사관실에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경찰 당국은 피고소인이 말을 하지 않아 성폭행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핑계로 조사를 회피하였고, 청문감사관실 역시 피해자가 진정서를 접수하지 않아 감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사실상 피고소인을 보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이탈여성 배유진(가명) 씨 변호인 보도자료(2020.7.28)

▲ 배유진(가명)씨는 첫 성폭행이 벌어진 뒤 4년 만에 고소를 결심했다.

유진 씨가 성폭행 가해자로 고소한 김 경위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서초서에서 북한이탈주민 신변보호담당관으로 활동했다. 북한이탈주민과 관련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잘 처리해 언론에도 이름이 오르내릴만큼 유명인사였다. 김 경위는 지난 6월 29일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유진 씨와의 성관계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강간이나 폭행, 강요에 의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유진 씨 변호인인 전수미 변호사는 “북향민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여러 번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소중한 목숨을 걸고 찾아 온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을 담당할 수사기관이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타파 취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6월 30일, 서초서는 가해자 김 경위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 감찰조사계로 이관돼 조사가 진행중이다.

제작진
취재김새봄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