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녹취파일2 “쌩까라, 우린 운명공동체다”
2019년 06월 21일 19시 13분
뉴스타파가 보도해 온 이길한 전 HDC신라면세점 대표의 명품시계 밀수 사건과 관련, 김영문 관세청장이 “검찰 수사로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HDC신라면세점의 특허 취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또 HDC신라면세점이 이 전 대표의 밀수 사실을 2년 전 적발하고도 해임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HDC신라면세점이 전 대표의 시계밀수를 은폐해 온 사실을 인정한 발언. 김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시계밀수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은 이길한 전 HDC신라면세점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면세점 전·현직 직원들을 동원, 최고급 명품시계를 밀수해 국내로 반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6월부터 이 전 대표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수사했고, 지난달 25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길한 전 대표의 시계 밀수 사건은 지난 6월 뉴스타파의 보도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HDC신라면세점 관계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전 대표의 상습 시계밀수 의혹을 4번에 걸쳐 보도한 바 있다.(신라면세점 녹취파일1 “피아제 시계는 빼자, 안 그러면 큰일 나”) 지난 8일에는 HDC신라면세점이 이미 2년 전에 이 전 대표의 밀수 사실을 알고도 이 전 대표를 해임하는 선에서 사건을 덮었다는 사실을 추가 보도했었다.(알고도 덮었나?...HDC신라면세점 밀수 은폐 의혹)
1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유성엽 의원(대안정치연대)은 HDC신라면세점에서 벌어진 ‘밀수 은폐’ 의혹과 관련, “2017년 4월, HDC신라면세점 전 대표가 교체된 것은 시계밀수 때문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다. 관세청이 2년이 지나서야 수사에 착수한 것은 대기업 봐주기 아니냐, 몰랐다면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김영문 관세청장에게 “밀수사실이 적발된 것이 이길한 전 HDC신라면세점 대표를 교체한 이유”인지도 물었다. 김 청장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HDC신라면세점이 이길한 전 대표의 시계밀수를 오랫동안 은폐해 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이었다. 다만 김 청장은 “관세청이 사전에 (이길한 전 대표의) 시계밀수 사실을 몰랐다고 보고받았다. 밀수 정보를 입수하고서는 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만약 알고도 방치했다면 문제가 된다.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영문 청장은 “HDC신라면세점 특허를 취소할 것이냐”는 유 의원의 질문에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확정된 사실 관계를 가지고 면세점 특허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길한 전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그런데 여야합의가 불발되면서 증인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 의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한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한다. 종합 감사 때라도 증인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여야 간사들이 협의해달라”고 말했다.
취재 | 강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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