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의

“허위진술서 대가로 국정원 직원이 110만 원 줬다”

2014년 07월 29일 2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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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간첩 증거와 증인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정원 비밀 요원 권세영 과장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들이 조선족 임 모 씨에게 허위 진술서 작성의 대가로 현금 110만 원을 건넨 사실이 재판에서 드러났다. 유우성 씨의 재판에서 증거 조작을 위해 수천만 원을 투입한 국정원이 증인 조작 과정에도 예산을 동원한 것이다.

증거조작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4명과 협조자 김원하 씨에 대해 7월 29일 열린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 부장판사 김우수)에 검찰측 증인으로 참석한 임 모씨는 증인 신문과정에서 “지난해 12월 18일 허위진술서를 작성한 후 권세영 과장 등 국정원 직원 3명으로부터 현금 10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임 씨는 전날 국정원 직원들과의 첫 대면 때도 차비 명목으로 현금 1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정원 협조자 김원하 씨의 소학교 제자인 임 씨는 지난해 12월 권 과장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 3명과 만나 허위진술서 작성을 요구받고 유 씨에게 불리한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인물이다. 이후 임 씨는 지난 3월 뉴스타파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위진술서 작성 사실을 밝혀 국정원 직원들에 의한 증인 조작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임 씨는 협조자 김 씨가 잘 아는 검찰 직원들이라고 소개하며 도와달라고 했고 국정원 직원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재차 밝혔다. 임 씨는 이날 재판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미리 준비해온 문서의 내용을 권 과장이 중국어로 설명하며 한줄한줄 불러주면 임 씨가 그 내용을 적는 방식으로 사실과 다른 진술서를 썼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자살시도’ 국정원 블랙요원, 증인조작 주도 드러나

국정원 직원들은 허위진술서 작성이 이뤄진 지난해 12월 18일 이후에도 두 차례 임 씨를 만나 유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씨가 ‘메이샤 시스템(중국 출입국관리시스템)을 사용해 본 적이 없고 을종 통행증으로는 여러 번 국경을 왕래할 수 없다’며 진술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권 과장은 “진술서의 내용대로만 법정에서 증언해 달라”고 부탁했고, 1문1답식 연습까지 임 씨에게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임 씨는 ‘당시 찾아왔던 국정원 직원 중 가장 상급자가 뒤에 있는 피고인 권세영 과장이 맞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자살 기도로 단기 기억 상실을 주장하기도 했던 권 과장은 지난 1일 관련자 4명 가운데 마지막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임 씨에 대한 증인 신문에 앞서 법정에서는 증거 조작 핵심 피의자인 김보현 과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김원하 씨 측 변호인의 요청으로 이뤄진 신문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신문 내용 상 비공개해야 할 사유가 없다'는 변호인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비공개 신문을 결정했다.

김 씨 변호인은 비공개 재판이 끝난 뒤 김 씨가 지난해 12월 6일 오후 4시 40분쯤 뉴스타파 방송을 보고 먼저 전화해 중국 공문서를 구해오겠다고 했다는 국정원 김 과장의 주장과 관련해 실제 시청이 가능한 시간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며 뉴스타파에 대한 사실조회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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