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2부, 책임없는 전쟁

2016년 05월 27일 17시 11분

지난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을 통해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 방송(전쟁1부, 두개의 기억)이 나간 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에서는 지난해 11월 국방부로부터 ‘한국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사실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참전 단체들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은 조작됐거나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국은 1964년 9월 11일 1차 파병을 시작으로 1965년 10월 2차 파병 때부터 지상전 전투부대를 베트남에 보낸다. 8년 동안 32만 명의 청년이 참전했다. 대부분의 한국 참전 군인들에게 베트남전은 우방인 미국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베트콩과 싸운 ‘정의로운 전쟁’으로 생각한다.

▲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사무실에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참전용사에게 격에 맞는 대우를 실시하라’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사무실에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참전용사에게 격에 맞는 대우를 실시하라’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무고하게 희생당해야 했던 베트남 민간인들이 있다. 베트남 꽝응아이성 빈호아, 마을로 들어서는 길가에 한국군 ‘증오비’가 세워져 있다. 증오비는 “하늘에 가 닿을 죄악, 만 대를 기억하리라”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6년 12월 3일부터 6일까지. 인근에 주둔하던 한국군 청룡부대 1개 중대가 저지른 것으로 조사된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한 내용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현장에서 학살당한 이가 430명, 이 가운데 어린 아이가 180명에 이른다.

▲ 베트남 꽝응아이성 빈호아에 있는 한국군 증오비
▲ 베트남 꽝응아이성 빈호아에 있는 한국군 증오비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존재하는 베트남전. 한국군 증오비와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증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책임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동안 베트남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가? 우리 사회가 스스로 되돌아볼 시점이다.

▲ 지난 2월, 베트남에서 열린 빈안학살 50주년 위령제에서 ‘베트남 평화기행단’으로 참여한 한국인들이 참배를 올리고 있다.
▲ 지난 2월, 베트남에서 열린 빈안학살 50주년 위령제에서 ‘베트남 평화기행단’으로 참여한 한국인들이 참배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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